목동을 물들인 붉은 현수막들… "6단지는 되고 9단지는 안 되냐"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해 재건축 사업이 멈춰버린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소유주들의 집단 행동이 시작됐다. 목동 9단지가 지난 달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한 것이 불씨를 당겼다. 이 여파로 7단지나 목동 11단지 재건축 사업 진척도 더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목동7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아파트 1동 외벽에 재건축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비가 오면 천장샌다 니가 와서 살아봐라, 죽기 전에 신축지어, 멀쩡한 집 살고 싶다"고 적혀있다.


누군되고 누군 안되고? 현수막 시위 나선 목동 재건축 단지들

(에스앤에스편집자주)


 

현수막이 걸린 목동 7단지 아파트 전경/유한빛 기자


7단지 조합에서 현수막을 내건 것은 1987년 준공된 목동 9단지가 정밀안전진단 최종 결과에서 탈락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6·17 대책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했다. 안전진단 용역업체 선정권을 지자체에서 시·도로 넘기고, 부실 보고서를 작성하면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기준이 강화된 이후 목동 9단지는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6·17 대책 이전에 안전진단을 받은 목동 6단지는 지난 6월 12일 1차안전진단에서 51.22점(D등급)으로 조건부 통과한 이후 2차에서 54.58점(D등급)으로 최종 통과돼,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목동7단지 한 조합원은 "9단지나 6단지나 낡은 아파트라 불편한 건 마찬가지인데 어디는 재건축을 할 수 있고, 어디는 재건축을 할 수 없다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형 현수막을 내건 목동7단지의 1차 안전진단 결과는 11월 중순쯤 나올 전망이다. 목동7단지는 5호선 오목교역, 목동역과 가깝고 용적률도 124.76%로 사업성이 좋은 편이다.


소방도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현수막도 걸렸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방치하면서 재건축 사업을 가로막는 것이 부조리하다는 게 조합원들의 생각이다. 목동11단지의 상황도 같다. 현재 목동 11단지에도 목동7단지와 같은 내용을 담은 현수막이 붙어있다.


목동 7단지 아파트 옆 보행로에 걸린 현수막 /유한빛 기자


목동 7단지 조합 관계자는 "낡은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좋게 만들겠다는 것을 고무줄 잣대로 가로막는 것이 공정한 지 묻고 싶다. 게다가 엄연한 사유재산인데 간섭이 심하다고 본다"고 했다.

연지연 기자 유한빛 기자 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0/22/2020102202210.html


‘성냥갑’ 안 된다며 재건축은 막더니… 청년주택은 ‘성냥갑’ 만드는 서울시

    서울시가 획일적인 모양의 ‘성냥갑 아파트’를 지양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에 제동을 걸면서도, 정작 시가 청년층 주거대책으로 내세운 역세권 청년주택은 성냥갑처럼 짓는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이거나 입주를 마친 역세권 청년주택이 주거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됐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역세권 소규모 부지에 최대한 많은 가구를 공급하려다 보니 전용면적이 작은 주택만 많은데다, 평면도 가구 구성원이나 생활 양식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천편일률적으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만 19~39세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에게 주변 시세의 30~95% 임대료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통학과 통근을 위해 역세권에 짓기 때문에 차량을 보유하면 입주할 수 없다. 청년주택 입주자에게는 보증금을 최대 4500만원(신혼부부는 6000만원)까지 무이자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입주자를 모집하는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는 호반건설이 서울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인근에 짓는 역세권 청년주택이다. 4047㎡ 부지에 모두 1086가구를 짓는다. 35층과 37층, 2개 동으로 건설하는데 이 중 전용면적 19~39㎡인 청년용 주택과 44~49㎡인 신혼부부 주택 등 763가구가 청년주택 물량이다.

오는 2021년 입주 예정인 역세권 청년주택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의 전경 /유한빛 기자

건축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부지 면적 대비 지나치게 많은 가구 수와 실내 설계다. 3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인데, 한 동에 500여가구가 배치됐다. 한 층의 가구 수가 적게는 15가구, 많게는 18가구씩이다.

실내 설계를 보면 신혼부부용으로 공급되는 전용면적 49㎡형 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B타입의 경우 면적이 동일한 방 3개로 나뉜다. 한 방에 최소 2명이 함께 생활하고 어린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특성을 고려한 설계로 보기 어렵다.


민간 건설사가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에는 면적이 작은 평형이라도 안방과 나머지 침실의 크기를 달리해 거주자가 용도에 따라 방을 다르게 쓸 수 있도록 설계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혼부부용 주택임에도 안방과 일반 침실의 구분이 없는데 실제로 분양하는 주택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평면"이라면서 "엘리베이터의 경우 500여가구가 6~7대를 함께 써야 하는데 출퇴근 시간대에 매우 혼잡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입주자 선정 결과를 발표한 이랜드건설의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청년주택은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에 있는 4237㎡ 부지에 지상 최고 16층으로 모두 529가구가 지어진다.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의 가구 배치도 /공식 홈페이지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은 1개 층에 최대 32가구가 배치되는데, 엘리베이터는 5대에 불과하다. 내부 설계도 상업지역의 오피스텔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는 주택의 주거전용면적이 29㎡(약 9평)에 불과한데, 이를 방 2개로 나눠 억지로 구색을 맞췄다는 의견이 많다.



임대보증금을 30~70% 선에서 조정하면 월세액도 변동되는 구조지만, 역세권 청년주택의 주거 편의성과 면적 등을 고려하면 임대료 자체도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이랜드 신촌 청년주택의 경우 신혼부부용 전용면적 29㎡형을 기준으로 보증금을 1억8432만원 낼 때 월 임대료가 6만원이다. 보증금을 614만원으로 줄이면 월세는 46만원으로 올라간다. 용산 베르디움 프렌즈의 신혼부부용 전용면적 49㎡형은 보증금 비율을 낮추면 8446만원에 월 65만원을 임대료로 내야 하고, 보증금을 1억9707만원으로 증액하면 월세가 30만원 수준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 지역의 역세권 청년주택 중에는 공실이 생기기도 한다. 롯데자산개발이 지난해 공급한 청년주택 ‘어바니엘 충정로’는 입주자를 모두 구하지 못해 올해 초 추가로 신청을 받았다. 모두 450가구인 어바니엘 충정로는 전용면적 15~39㎡형으로, 침실과 거실의 구분이 없는 원룸형과 침실과 거실을 나눈 1.5룸형으로만 구성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용면적이 40㎡ 정도는 돼야 2인 이상 가구가 거주하기에 불편함이 없다고 보는데, 청년주택 사업자는 가구 수를 늘려야 사업성이 생기기 때문에 (서울시가) 주택 면적을 늘리도록 규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전용면적 29㎡ 이하, 30~35㎡, 40㎡ 이하 등을 각각 일정 비율 이상 공급하도록 건축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공급물량이 초소형 주택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장기적으로 진행했어야 했는데,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려다 보니 성냥갑 아파트로 지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주변 환경과 조화되지 않을 정도로 고층 고밀도 아파트로 짓거나 주차공간을 과도하게 줄여 주거편의성이 떨어지는 문제 등은 앞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한빛 기자 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0/19/20201019017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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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gi, conpaper E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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