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의 현실..."자살 내몰리는 20대 ...개천 용' 없고 금수저 쏠림 심화"
'개천 용' 없고 금수저 쏠림…文정부 청년 현실
“청년이 꿈꾸는 나라, 청년이 행복한 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7년 5월 7일 발표한 방송연설의 제목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너무 많은 청년들이 세상이 지옥같다며 '헬조선'이라 부른다”며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고 이제 외롭고 고단한 청년의 삶을 국가가 나서서 챙겨야 한다”고 했다.
그로부터 3년여가 흐른 지금 문 대통령이 “지옥같다”고 표현했던 청년의 현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20년 국정감사 자료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청년의 현실을 되짚어봤다.
‘금수저’ 쏠림 심화한 대학 입시
대학 입시의 경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이른바 ‘SKY 대학’의 신입생 장학금 신청자 중 고소득층 자녀의 비율이 매년 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대학 신입생 장학금 신청자 소득 구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학기 SKY 대학의 신입생 장학금 신청자 중 55.1%가 부모 소득이 10분위·9분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으로 9분위의 월 소득 하한선은 949만원, 10분위는 1424만원이다.
이같은 ‘금수저’ SKY 신입생의 비율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017년 1학기 41.1%였던 9·10분위 자녀 비율은 2018년 1학기 51.4%로 10%p 넘게 늘어났고, 2019년 1학기엔 53.3%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1학기 전국 의학 계열 신입생 장학금 신청자의 부모 소득이 9∼10분위인 경우는 58.2%에 달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대학 입시를 좌지우지하는 대물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정과
제로 내건 ‘교육의 희망사다리 복원’이 무색해졌다.
1년 만에 두 배 늘어난 ‘20대 실업’
청년들의 취업 문턱도 한 층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19 경기 불황으로 인해 실업 급여를 받은 20대가 작년보다 2배 늘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실업급여를 받은 20대는 총 11만명으로 지난해 8월(5만5000명) 대비 1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를 받은 20대는 올해 1월 6만5000명에서 4월 10만5000명으로 4만명이 늘어난 이후 줄곧 1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20대 부채도 빨간불
20대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내몰리는 현실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기준 저축은행 마이너스 통장 이용자는 총 2만4997명인데, 이 중 1만4245명(57%)이 20대였고 이들의 대출잔액은 611억원이었다. 대출잔액의 경우 30대 이상 모든 세대에서 그 비율이 작년보다 줄어들었지만 20대의 경우엔 20%p나 늘었다. 저축은행 이용자 중 상당수는 신용도가 낮거나 소득이 안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다 시중은행보다 대출 금리가 높아 채무불이행과 개인 파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살 내몰리는 20대
자살을 시도하는 20대도 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응급실 입원한 자살시도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8월 기준) 자살시도자 1만5090명 중 20대가 4213명(27.9%)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3%가 늘어난 규모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자살시도자가 3005명으로 남성(1208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30대 역시 자살시도자가 작년보다 13% 늘어난 2250명인 것으로 집계됐고, 10대는 1361명으로 6%가 늘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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