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막으려면 누전차단기보다 아크차단기 사용해야


전기화재 막으려면 누전차단기보다 아크차단기 써야


전기화재 1/4 줄일 수 있어…화재손실 890 감축 효과

가격 낮추고 오동작 방지기술 강화・규격 표준화 필요


    국내에서는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로 누전차단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누전차단기는 과전류 및 누설전류를 차단하는 장치로 감전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는 크지만, 아크에 의해 발생하는 전기화재를 예방하는 측면에서는 미흡하다. 누전차단기가 일반용 주택에 100% 설치된 상황에서도 전기화재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화재 현장에서 현인분석을 위해 현장감식을 하고 있는 모습.


결국 현행 누전차단기는 감전사고 예방에는 큰 효과를 얻었지만 전기화재 예방에는 미흡한 만큼 아크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는 아크차단기의 보급 확대가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기설비에서 발생하는 아크는 직렬아크와 병렬아크로 나눌 수 있다.


직렬아크는 부하와 직렬로 연결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아크로 전선 등의 접속부에서 발생하는 접촉 불량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직렬아크는 회로전류가 부하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고, 회로 전류가 보호 장치(배선용 또는 누전차단기)의 정격전류를 넘지 않기 때문에 전선이나 단자의 접속부에서 직렬아크가 발생하더라도 보호 장치가 이상 현상을 감지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병렬아크는 부하와 병렬로 발생하는 아크로 선간단락 또는 지락이 여기에 속한다. 화재현장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천장 등에서 ‘따닥따닥’ 하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린다고 한다. 이와 같이 병렬아크가 계속 발생하더라도 차단기가 트립(회로를 차단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화재현장에서 수거된 전선들을 살펴보면 두 전선 간 병렬아크로 인해 움푹 파이거나 날카롭게 깎여진 형태의 용융흔들이 대칭적으로 여러 지점에서 식별된다. 차단기가 고장으로 인해 동작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차단기가 동작하기 위한 구간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차단기로는 아크 발생을 감지하고 차단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것이 현장에서도 검증된다.


미국・유럽, 아크차단기 의무화・시험표준 및 설치기준 제정

미국은 1999년 2월 ‘UL 1699 AFCI(Arc-Fault Circuit Interrupters)’를 제정하고 2002년 1월 1일부터 아크차단기를 주택에 의무 적용했다. 2013년 7월에는 국제표준인 ‘IEC 62606 AFDD (Arc Fault Detection Devices)’가 제정돼 세계적으로 아크차단기가 보급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2018년 이후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시험표준 및 설치기준 제정이 추진돼 아크차단기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에서 상용되는 아크차단기는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Siemens), 이튼(Eaton), 슈나이더(Schneider) 등 4개 회사에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미국의 AFCI(아크차단기) 시장은 매년 3조7000억원 정도이며, 그중에서 지멘스가 1조7000억원 정도를 점유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한국에서 아크차단기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업체로는 아콘텍, 아이앤씨테크놀로지 등 2개사가 가장 앞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 제일전기공업이 최근 개발을 완료하고 시험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국외 글로벌 업체인 지멘스, 이튼 등에서도 국내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지멘스코리아와 이튼코리아는 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시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콘센트 아크 화재 모습.


가격 낮추고 시장 확대 여건 조성 필요

전기안전연구원은 전기화재를 획기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크차단기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급형 저가의 아크차단기를 개발하기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누전차단기에 비해 10~20배 비싼 현행 아크차단기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다수 업체에서 보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크차단기 오동작 개선을 위해 재현실험과 실증,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의 전기사용 환경은 미국, 유럽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하다. 또한 아크차단기는 일반 누전차단기보다 감도가 민감해 오동작이 발생할 수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시험표준 개정, 전기용품안전인증 대상품목 지정을 위해 국가기술표준원, 시험·인증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특히 아크차단기 설치 법제화를 위해 전기협회, 전기공사협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누전차단기/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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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업계는 아크차단기 도입으로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검토하고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크차단기는 전기사업법에 의해 점검을 실시해야 하는 장치이다.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에서 제시하는 ‘전기설비의 점검기준 및 방법’ 등을 검토해 개정해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점검·검사업무 처리방법’ 등을 개발해야 하고, 유지관리 측면에서 점검 또는 개수 방법 등 매뉴얼도 제시해야 한다. 점검·검사, 유지관리를 위한 ‘장비(장치)’도 사전에 개발해야 한다.


국내 표준인 KS C IEC 62606은 IEC 62606을 부합화해 시험항목, 성능수준이 국제표준과 동일하다. 그러나 국내 부합화 과정에서 위원회 검토, 토론회, 공청회 등이 부족해 용어, 시험방법 등 개정이 필요하다. 아크경보기의 인정기준(FIS 015)은 아크차단 성능시험이 아니며 아크검출 성능시험 항목으로 Masking시험과 일부 오동작시험(Unwanted tripping test)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따라서 아크보호 관련 국제표준, 국내표준에 적합한 전기화재 예방장치 성능기준으로 FIS 015 표준은 미흡하다.


아크차단기 모습.


아크차단기 설치로 총 전기화재의 약 28% 예방

전기안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아크차단기 도입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지대하다.


2017년도 전기화재는 8011건 발생했다. 전기화재는 절연열화에 의한 단락, 트래킹에 의한 단락, 압착손상에 의한 단락, 층간단락, 미확인단락, 과부하, 누전지락, 접촉불량, 반단선, 기타 등 10개 항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아크차단기는 아크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는 장치로 10개 항목 중 ‘트래킹, 과부하, 기타’ 항목과 ‘미확인단락’ 50% 정도의 화재는 예방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는 트래킹 854건, 과부하 754건, 미확인단락(50%) 1045건, 기타 454건 등 총 3107건이다.


또 아크차단기는 아크고장을 검출할 수 있는 전압의 크기, 전류의 크기, 검출 가능 위치(범위)가 있다. 이러한 크기와 범위를 벗어날 경우에는 아크고장 사고를 검출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기화재 8011건 중 아크검출 불가 항목 3107건을 제외한 4904건의 55%인 2697건은 아크차단기로 예방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8011건의 전기화재 중에서 아크차단기 설치로 인해 예방할 수 있는 전기화재는 2207건이다. 즉 27.5%의 전기화재를 감축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8년간 전기화재로 인한 재산피해액을 보면 연간 재산피해액은 3560억7900만원이며, 1건당 재산피해액은 4034만4000원이다. 전기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는 직접적인 피해와 복구비, 생산손실비용, 환경피해비용, 영업손실비용 등 간접비용을 포함한다.


아크차단기 설치로 전기화재를 연간 2207건 감축한다면, 경제적 측면의 효과는 890억3900만원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시설만을 대상으로 계산하면 378억8300만원(939건×4034만4000원)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


전기화재 감축으로 인한 인명피해 및 소방비용 감축 효과도 탁월하다.




전기화재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8556건이 발생했으며 연평균 사망자는 39명, 부상자는 254명이다. 전기화재 1건이 발생할 경우 사망자는 0.0046명, 부상자는 0.0310명 발생한다.


전기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화폐적 비용으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사망 또는 부상으로 인한 의료비 외에 장례비, 노동 생산력 손실, 휴업손해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포함하게 된다. 2006년 기준 화재로 인한 사망자 1인당 비용은 3억7400만원, 부상자 1인당 비용은 1500만원으로 추정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2017년 사망자 1인당 비용은 4억8000만원, 부상자 1인당 비용은 1900만원으로 산정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전기화재 1건이 발생하면 사망비용 200만원, 부상 54만원, 총 281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아크차단기 설치로 전기화재를 연간 2207건 감축한다면 인명피해 비용은 62억200만원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안전연구원은 아크차단기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주변에 설치되는 차단기를 ‘전기 공급자 측면의 보호장치’에서 ‘수요자 안전을 담보하는 측면의 보호장치’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봉 기자 yeokb@electimes.com 전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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