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증가로 정전 위험도 높아져..."제2 캘리포니아 사태 불가피" VIDEO: What is a rolling blackout and why it's happening in California


태양광 늘어나면서 정전 위험도 커져


계통·예비력 고려 않고 발전량만 늘어나 

제2 캘리포니아 사태 불가피


    태양광은 비가 오거나 구름이 잔뜩 낀 날 평소보다 발전량이 줄어든다. 전국 일일 평균 발전시간은 3.95시간이다. 보통 3~5월 가장 길고, 장마와 햇빛이 강한 여름철에는 10% 이상 줄어든다. 발전량이 줄어도 예측이 가능하면 별 문제가 안되지만,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따른 발전량 변화는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미 캘리포니아 순환정전 발생

(에스앤에스편집자주)


지난 3월 28일 불시 정지된 석탄발전소 신보령 1호기/전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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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3월 28일 오후 2시쯤. 석탄발전소인 신보령 1호기가 불시 정지하자 예상치 못하게 주파수가 훨씬 더 하락해 최저 주파수 59.67Hz를 기록했다. 45만kW의 태양광 설비들이 계통 주파수가 59.8Hz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운전을 정지하게끔 설정된 것(한전의 배전분산형 연계기준)이 원인이었다. 배전선로에 연결된 소규모 태양광 설비들이 계통안정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설치만 되다 보니 대정전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2. 지난 8월 14일 오후 6시 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4℃까지 오르는 폭염 속에 갑작스러운 순환정전으로 전력 공급이 끊겨 주민 수백 만명이 열사병 사망의 위험에 노출됐다. 기상이변으로 전력수요는 오르는데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예비력 자원인 가스발전소 2기가 가동을 멈추면서 전력부족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위의 두 가지 사례 모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급작스러운 출력변동을 예측하지 못할 경우 정전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순환정전 원인을 놓고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원전을 없애고 급격히 태양광 비중을 늘린 영향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고, 다른 일각에서는 전력시스템 관리의 총체적 부실이지 태양광 때문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재생에너지는 바람과 햇빛에 따라 발전량이 급격히 변하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이라는 특징으로 인해 적절한 전력시스템 관리와 예비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언제든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현재 전력계통(송배전망)의 소유 주체는 한전인 반면 운영주체는 전력거래소로 이원화돼 있다.


전기의 품질을 결정하는 전압과 주파수 등은 전력거래소가 관리하지만 배전망과 송전망에 발전소를 연결하는 기준은 한전이 정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경우 전력계통운영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폭염 속에서 순환정전이 발생했다/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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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령 1호기의 불시 정지로 태양광 발전설비까지 멈추는 일이 발생하자 한전은 부랴부랴 태양광 발전설비의 계통연계 유지조건(분산형전원 배전계통 연계 기술기준)을 강화했다. 이러한 대처는 적절한 대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도 눈에 보이는 증상만을 처치하는 대증요법 처방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계통전문가인 이병준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한전이 시급히 배전계통 연계 기술기준을 강화한 것은 적절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전이 계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중 기준에 반영되지 않은 요인들이 아직도 많고, 특히 송전계통 연계기준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전환을 위해 태양광 보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통안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보급만 늘려서는 전력계통 운영에 엄청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게 계통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전 전력연구원의 김찬기 수석연구원도 “5% 정도의 간헐성, 변동성 전원은 문제가 없지만 신재생 비중이 더 늘어나면 변동성과 간헐성을 고려한 전력망과 추가적 설비를 달아야 한다”며 “신재생 확대를 위해서는 전기요금, 전력시장제도, 전력망 구성의 개선과 함께 전력인프라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캘리포니아 정전사고를 이유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조절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캘리포니아 순환정전의 직접적인 원인은 폭염으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과 함께 예비력으로 운영하던 발전소의 급작스러운 고장”이라며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간헐성으로 인해 계통 불안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변동성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속응성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출력의 예측도를 높인다면 정전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속응성 자원과 유연성 전원을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전력거래소는 운영예비력 450만kW와 별도로 전력계통의 과도한 변동성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200만kW의 속응성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가스발전도 속응성 자원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지어지는 대형 가스복합발전의 경우 기동까지 3시간 이상 걸린다. 출력조절이 가능한 유연성 자원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20분 이내 생산해 4시간 이상 출력을 유지해야 하는 속응성 자원이 될 수 없다.

정형석 기자 azar76@electimes.com


전력계통 주파수 하락 시 태양광 동시탈락 위험


전력거래소 계통기술팀, 전기학회서 정전사고 우려 제기

올해 3월 신보령 1호기 고장 때도 59.67Hz까지 주파수↓


   원전·석탄화력처럼 대용량발전기가 고장을 일으켜 전력망 주파수가 정상값(60.0Hz)을 벗어나면, 전국에 설치된 태양광인버터(전력변환기)가 이를 보호신호를 받아들여 사전 입력값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전력생산 중단에 돌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전기학회 학술대회 특별세션으로 마련된 '생생한 실시간 계통운영현장과의 대화'에서 (왼쪽부터) 신기준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관제5부 부장, 송태용 계통운영처 계통기술팀장, 최홍석 수급운영팀장(좌장), 최영민 계통시스템팀장, 전경희 수요예측팀장이 전력계통 현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또 이런 상황에 태양광 공백이 커져 주파수가 일정수준(59.0Hz 이하) 이하로 하락하면, 한전이 전국적인 블랙아웃(대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각 변전소에 설치한 저주파계전기(UFR)가 자동 동작해 최소 지역단위 대형 정전사고를 피할 수 없다는 전력당국 분석 결과가 나왔다.


송태용 전력거래소 계통기술팀장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전기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전력계통 현안사항’을 주제로 이런 내용의 저주파수에 의한 태양광 추가 정지 우려를 제기했다. 대형 발전기 1기 정지만으로도 언제든 대규모 정전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경고다.


그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설치된 태양광 약 15.8GW는 주파수가 59.3~59.8Hz로 떨어지면 이를 비정상 주파수로 인식해 발전을 중단한다. 한전의 배전계통 연계 가이드라인에 의해 각 인버터마다 주파수 기준값이 입력돼 있는데, 조건 충족 시 이 기능이 자동 동작한다는 얘기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올해 3월 28일 신보령 1호기(석탄화력, 805MW)가 불시 정지하자 약 10초 뒤 계통 주파수가 59.8Hz로 하락했고, 이를 태양광 인버터들이 저주파수로 판단해 정지하면서 약 10여초 뒤 전체 계통 주파수가 59.67Hz까지 추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망 주파수는 사람으로 치면 맥박에 해당한다. 주파수가 떨어지면 발전소 터빈 회전속도가 느려지고 전동기 등 전기설비도 정상운전이 어려워져 전체 계통이 위험에 처한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60Hz에서 ±0.2Hz만을 변동범위로 허용하며, 그 이상은 신뢰도 기준 위반으로 본다. (발전기 1기 고장 시 59.7Hz, 2기 고장 시 59.2Hz)


전국 태양광발전소는 미국기준을 그대로 차용한 한전 연계기준에 따라 2005년부터 이런 저주파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59.8Hz에 발전을 중단하는 인버터만 전체 설비의 1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4GW 신규원전 정지 시의 예상 정전규모는 9~10GW에 달한다.


정부는 뒤늦게 기준을 강화한 새 연계 가이드라인을 신규 접속설비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보급한 15.8GW에 대해선 전국 8만여개 발전소를 직접 방문해 각 인버터마다 일일이 설정값을 바꿔주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최소 2년의 시간과 적잖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올해 3월 28일 신보령 1호기 불시 정지 시 주파수 추세선




송태용 팀장은 “현재 전력망의 주파수 안정도는 심각한 상태”라면서 “계통여건이 더 열악한 제주의 경우 전체 태양광이 동시에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송 팀장은 “765kV 송전선로가 고장날 경우 고장파급방지장치(SPS)가 동작해 주파수하락으로 59.3Hz에서 대부분의 태양광이 멈춰, UFR이 2단계까지 작동할 수 있다”면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거부할 수 없는 미래 방향이지만, 전력산업 종사자 모두가 이런 점을 간과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UFR 2단계란 2011년 발생한 9.15 순환정전 2배 수준의 대형 정전사고를 말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계통유연성을 강화해야 하지만, 현실이 되레 경직성 전원이 확충되고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기준 중앙전력관제센터 관제5부 부장은 “2014년 이후 준공된 중앙급전발전기 46기 중 25기가 원전, 석탄, 열제약 열병합, 대형 복합발전기 등 경직성 전원”이라며 “복합발전기도 대용량 일축형이 증가해 정지까지 최장 3시간이 소요되는 등 계통측면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부장은 “특히 주말 경부하 땐 대다수 발전기가 콜드상태(발전기를 바로 가동할 수 없는 상태)여서 양수발전과 펌핑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속응성 자원이 들어올 수 있도록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가변형 양수발전기 도입과 원자력 출력제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희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수요예측팀장은 “코로나 19로 실제 전력수요가 3~4%이상 감소했는데 미계량 태양광(한전PPA+BTM) 증가와 기상변동 등으로 불규칙 요인은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8월 최대피크는 태양광으로 150만kW가량, 코로나로 200만kW가량 각각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상복 기자 lsb@e2enws.com [이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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