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부정선거 감시단원 통신내역 조회… 사찰 의혹도

선관위, 부정선거 감시단원 통신내역 조회… 사찰 의혹도 제기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고발하면서 사전에 통신내역을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전투표 봉인지 조작 등의 의혹을 제기한 일부 참관인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 범죄 혐의로 통신내역을 조회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내부에서 작성된 이메일을 출력한 문서. 김소연 변호사(전 미래통합당 대전 유성을 후보)가 대검찰청에 고발하러 간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래통합당 권영세 의원 제공

4·15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와 4·15 부정선거진상규명변호사연대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관위가 개표 참관인과 선거감시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통신내역을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송대리인단의 변호를 맡은 김소연 변호사의 이동 경로를 수집했다며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투쟁본부가 공개한 ‘선거법위반행위 조사결과보고’에 따르면 서울시선관위는 서울 송파구위원회 개표소에서 사전투표함 봉인지 위조 주장을 하며 개표 행위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부정선거진상규명연합회의 김모 씨와 박모 씨 등 5명의 고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담아 중앙선관위에 보고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지난 4월 1일부터 27일까지 김씨의 통신 내역을 조회해 투표소 참관인들과 단체 관계자 등 5명과의 휴대전화 송·수신 내역을 첨부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사전투표 보관 장소를 보여 달라며 소란을 피우며 업무를 방해한 점 △사전투표함·일반투표함 봉인지 서명이 위조됐다고 선동한 점 △사전투표참관인 서명이 위조됐음을 주장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한 점 등을 고발 사유로 설명했다.

서울시선관위는 지난 5월 15일 김씨를 개표소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간섭하거나 위협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시선관위는 당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김씨가 ‘송파구개표소에서 개표 참관인에게 투표함에 부착된 봉인지를 촬영하여 전송하라고 지시하였고, 사전투표참관인 A·B가 한 서명이 맞는데도 사전투표소에서 한 투표함 봉인지 서명과 개표장에 있는 투표함 봉인지의 서명이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개표 참관인들이 이의제기하도록 종용한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변호사연대의 유승수 변호사는 선관위가 통신 내역 조회를 첨부해 고발 의견을 보고한 것에 대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 범죄가 아닌데 통신 내역을 조회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개표 방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조사 단계에서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 범죄 혐의로 통신 내역을 조회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선관위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선거법위반행위 조사결과보고’ 문서의 일부. 통신 내역을 조회한 사실이 기록돼있다. 4·15 부정선거진상규명변호사연대 제공

 


공직선거법 272조의 3항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법 위반행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만 관내 고등법원의 수석부장판사(또는 부장판사)의 승인 아래 통신 내역 조회가 가능하다. 법원의 허가를 받으면 조회 대상자의 이름·주민등록번호·송수신 전화번호·전자우편 주소 및 로그 기록 자료·이용 기간과 요금 등에 대한 자료를 선관위가 열람할 수 있게 된다.

투쟁본부는 “선관위가 선거무효소송 소송대리인단 변호사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수집했다”며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투쟁본부가 공개한 선관위 내부 이메일을 출력한 문서에서는 지난 4월 28일 김소연 변호사(전 미래통합당 대전 유성을 후보)가 ‘금일 오전 11시 서울대검찰청에 중앙위원장 고발 예정(현재 서울로 이동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메일이 발송된 시간은 오전 9시 47분으로 김 변호사의 이동 내용이 담겼다.

 


선관위 관계자는 “전날인 4월 27일 김 변호사가 작성한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고발 사실이 보도됐고 이를 인지해서 내부에 보고한 것”이라며 ”해당 선관위 직원이 김 변호사 본인과 통화해 ‘서울로 이동 중’이라는 내용을 들었다”고 사찰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통신 내역 조회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혐의가 있을 때 조회를 요청할 수 있다”며 “검찰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사유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원인 미래통합당 권영세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부정선거 소송인 변호사를 동향 파악 명목으로 사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있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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