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건 다 파는 두산그룹, 건설은 매각하기 어려운 까닭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이 3조원대 자구계획안을 마련한 가운데 두산건설은 매각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여러 계열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가운데 두산건설은 특별히 물망에 오르지 않는 분위기다. 건설업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인데다, 현재 두산건설의 평가가치가 그리 높지 않아 매물로 내놓더라도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건설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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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은 2019년 기준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23위다. 대기업 계열 건설사치고는 순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819억원과 810억원, 총자산은 약 2조3295억원이다. 토목과 환경플랜트를 담당하는 토목사업본부와 건축·주택을 담당하는 건축사업본부가 주력이고 대부분 국내 사업이다. 그나마 적자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규모만 놓고 봤을 때는 중견 건설사 수준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두산중공업의 자금 지원을 받았고 한때 순차입금이 1조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지난해에는 흑자로 전환했고 차입금도 상당 부분 상환했다"면서 "영업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실적은 앞으로 더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인수 후보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꾸준히 재무구조를 개선했지만, 기업가치에 반영할 남은 자산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최근 5년 동안 건설용 레미콘회사인 렉스콘과 울산레미콘, 두산분당센터 토지 지분, 두산메카텍, 두산큐벡스와 밸류웍스 지분 등을 줄줄이 매각했다.




두산건설이 그동안 두산그룹의 현금을 빨아들인 구멍이었던 점도 부담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택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문제가 생긴데다 1600억원에 달하는 미분양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던 탓이다. 두산그룹은 유상증자, 주식 교환 등으로 자금을 수혈하는 한편, 지난해 두산건설을 상장폐지해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근 10년 동안 투입된 자금만 모두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이 지분 29%를 보유한 신분당선 운영사인 신분당선주식회사도 아직 적자다. 정부의 호매실선 연장 사업 발주와 경강선 연결 사업 등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광역급행버스 등 대체 수단이 도입된 영향을 받았다. 신분당선의 실제수익이 예상수익의 50%에 미치지 못해 최소수입운영보장제(MRG)도 적용받지 못하는 지경이다. 만 60세 이상 노인 승객 등 무임승차자의 비율이 17%에 달하는 노선이라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두산건설은 수년 전에도 신분당선 지분 매각을 검토했지만, 시공투자자로 참여한 다른 건설사들이나 재무적투자자(FI) 등로부터 동의를 얻는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나마 두산건설의 몸값에 영향을 줄 만한 자산으로 아파트 브랜드 ‘위브’ 정도를 꼽는다. 위브는 부동산114가 산정한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10위권에 드는 브랜드다. 최고 80층짜리 아파트인 ‘해운대 두산위브 더 제니스’는 부산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히고, 지방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춘 편이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 능곡1구역 재개발 사업인 ‘대곡역 두산위브’와 인천 산곡4구역 재개발 사업지인 ‘부평 두산위브 더파크’, 부산 좌천범일통합3지구 재개발 사업 단지인 ‘두산위브 더 제니스 하버시티’ 등을 성공적으로 분양하기도 했다. 다만, 두산건설에 PF 부실 위기를 불러온 경기 고양시 ‘일산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아직까지 대형 면적형 일부가 미분양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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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욱 하나금융투자 부동산·건설 애널리스트는 "올해 연말쯤 정부가 지분 투자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대거 발주할 것이란 기대감에 건설업체들이 유동성을 어느 정도 확보해둔 상황이기 때문에 인수할 자금이 있는 중견 건설사는 여럿 있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여유자금으로 굳이 건설사를 인수할 것인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브랜드는 결국 무형자산인데, 브랜드를 사기 위해 그 회사 전체를 인수할 정도로 가치가 큰 자산인지 평가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부동산·건설 전문가는 "자금력은 뒷받침되지만 아파트 브랜드가 아쉬운 중견 건설사라면 두산건설처럼 인지도 있는 브랜드를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거시경제나 주택건설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는 매각가격이 투자위험을 감수할만큼 낮지 않으면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진행된 대우건설 매각에 참여한 호반건설의 경우, 입찰 과정에서 밝혀진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당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40%는 즉시인수하고, 2년 뒤에 추가로 10.75%를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지분 40%의 인수가격으로 약 1조6200억원을 제안했다. 2017년 말 기준 대우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7668억원과 4290억원, 총자산 평가액은 8조7763억원이었다. 현재 두산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당시 대우건설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두산그룹 채권단인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향방이나 자산 매각 문제는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이 이사회 의결을 논의할 사안"이라면서 "오는 5월 말까지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방안을 실사할 예정이기 때문에 두산그룹 각 계열사의 자산 매각 계획 등은 그 전까지 회사별로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빛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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