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대기업 채용 '올스톱'..."속타는 취준생들"


코로나 사태에 대기업 채용 '올스톱'... 취준생들 속탄다


일부 대기업 "상황따라 채용 늦추거나 취소"

대학 개강 연기에 채용 일정도 2주 이상 미뤄져

채용 설명회·상담 등 모두 취소…"온라인 설명회로 대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파로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10대 기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규모를 줄이고 나섰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인다는 이유로 채용 설명회조차 열리지 않아 취업 준비생들의 답답함은 가중되고 있다.


상반기 기업 공채는 통상 3월 초 서류 전형을 시작으로 4월 공채 필기시험, 합숙 면접 등을 진행한 뒤 5~6월 임원 면접을 끝으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하지만 올해는 우한 폐렴 전염 우려에 따라 한 장소에 모여서 보는 필기시험과 면접 등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청년 구직자들이 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조선DB




삼성전자는 매년 4월쯤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진행해왔으나 올해는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치를지 여부를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또 공채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역량테스트는 당초 15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우한 폐렴 여파로 대학교 개강이 연기되는 것을 고려해 예년보다 공채 일정을 2주일 늦춰 3월 중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학교에서 진행하던 채용 설명회와 상담 등은 취소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당초 4월 말쯤 지원자 4000~5000명 정도가 모여 공채 필기시험을 봤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이를 대체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공개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GS는 계열사마다 상반기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예정이다. GS관계자는 "작년 12월까지는 신입 채용을 예정대로 진행했으나, 올해 상반기의 경우 신종 코로나 여파로 계열사별 채용 계획을 재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또한 상반기 채용 일정을 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전파하는 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는 것이 포스코 측 설명이다. 계열사 별로 채용 일정이 다른 한화그룹 또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학교마다 개강이 미뤄지면서 학사 일정이 변동된 경우가 많아 이에 따라 유동적으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현재까지는 당초 예정대로 3월 중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이 역시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계열사별로 면접관이 대학교를 직접 찾아 교내에서 채용 면접을 보는 캠퍼스 리크루팅 제도와 관련한 일정은 여전히 미확정이다. 개강을 연기한 대학으로부터 아직까지 채용 일정 관련 확답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오프라인 접촉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면접을 실시할 경우 열체온을 측정하는 등의 조치까지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모이는 상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그룹 계열사별 채용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는 잡카페 제도와 채용 설명회 또한 올해는 진행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채용 설명회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기업 채용 설명회 모습. /조선DB


LG그룹도 3월 중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코로나 확산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G그룹 관계자는 "원서 접수의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3월 중 채용 공고는 변동없이 나갈 방침이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LG그룹은 이달 초로 예정된 계열사 신입사원 합동 교육을 잠정 연기했다.




기업 실무자들을 직접 만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용 설명회까지 모두 취소되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사람인과 알바몬 등 채용 전문 사이트에서 여러 기업을 한꺼번에 모아 진행하는 채용설명회 일정 또한 무기한 연기됐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지원 예정자들이 많이 몰리는 설명회에 매년 참가해왔지만 올해는 플랫폼 자체가 취소됐기 때문에 설명회 개최와 관련한 의사결정 또한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채용과 직무 관련 정보를 제


공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선회했다. 대표적으로 롯데그룹과 SK그룹은 채용 설명회를 취소하는 대신, 계열사별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그룹 유튜브 채널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 공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채용담당자는 "대면 접촉을 자제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설명회와 취업 상담 등에서 언급될만한 정보에 대해 계열사별로 따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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