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육지책 태양광업계, 美·유럽으로 눈돌린다


“中 믿다간 적자” 美·유럽으로 눈돌리는 태양광업계


     국내 태양광 업계가 미국과 유럽, 호주, 동남아시아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가 부진하자, 시장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올해 중국의 태양광 설치 규모는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연말까지 40기가와트(GW)의 태양광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업계는 실제 설치 규모가 30GW에 그칠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이 2021년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전면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신규 태양광 설비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신규 태양광 설치 부진



이탈리아 대형마트에 설치한 루프탑 / 한화케미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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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태양광 업체들은 중국 외 다른 나라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단가 하락, 신규 태양광 프로젝트 추진 등으로 태양광 수요가 늘어 신규 태양광 설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발전시설 신규 설치량은 누적 기준으로 2009년 25GW에서 올해 663GW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40%를 웃돈다.




미국은 내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신축되는 3층 이하 주택에 대한 태양광 패널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이 시행되면서 성장이 예상된다. 유럽은 지난해 9월 최저수입가격제도(MIP) 폐지 이후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태양광 수요는 감소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의 수요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태양광 수요는 120GW로 기존 예상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의 태양광 시장이 본격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이달 발간한 ‘2019년 3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 개도국의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 미국, 유럽 등 태양광 선진국 8개국의 비중은 2015년 82%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58%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0년에는 동남아, 중동 등 개도국 시장 수요 증가분이 중국 수요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 (18,750원▲ 100 0.54%)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미국, 유럽, 일본, 호주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등에서 루프탑을 비롯한 상업용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미국과 유럽은 내년에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여,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3분기 설비 고도화로 수익성을 높이고 중국 외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를 늘려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한화케미칼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1524억원, 2조4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6%, 5.6%씩 성장했다.


그래픽=정다운 / 조선비즈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어려움을 겪은 OCI (64,300원▼ 1,100 -1.68%)도 내년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OCI는 지난 3분기에 5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OCI는 태양광 중간재인 웨이퍼에 들어가는 폴리실리콘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지난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면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내년 상황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kg당 17달러선이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8월 처음으로 7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폴리실리콘의 손익분기점인 kg당 12~13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10월 폴리실리콘 가격은 8.8달러로 반등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OCI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인도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폴리실리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는 고강도 원가 절감을 통해 폴리실리콘 제조 원가를 20% 이상 낮추겠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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