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뜨자 꼬리 감춘 댓글꾼들
‘드루킹 특검’ 뜨자 꼬리 감춘 댓글꾼들
특검법 통과후 ~ 임명때까지
네이버 댓글수 36.5% 줄어
공감여부 클릭도 67.7% 뚝
블로그 카페에도 댓글 사라져
댓글 조작, 대선 이후 개입 정황
총체적 문제점 드러나
‘민주당원 불법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출범 전후와 맞물려 네이버 뉴스 댓글 수가 6월 들어 4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가를 노리고 상습적으로 댓글 여론 조작에 가담해 온 일명 ‘댓글 꾼들’이 특검 수사를 앞두고 일제히 꼬리를 감춘 채 종적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에 임명된 허익범 변호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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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네이버 뉴스 댓글 통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워드미터’에 따르면 특검법안 국회 통과(5월 21일)·허익범 특검 임명(6월 7일) 전후인 6월 1∼8일 네이버 뉴스 댓글 수는 직전 5월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36.5% 감소한 142만1746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활동 ID 수는 33.7% 줄어든 63만407개, 공감(비공감 포함) 클릭 수는 67.7% 급감한 978만7109회를 기록했다. 문제가 돼 온 정치 뉴스만 해도 댓글은 38.6% 줄어든 66만7677건, ID 수는 37.1% 줄어든 32만6900개, 공감 클릭 수는 84.4% 감소한 367만3126회를 기록했다.
댓글 감소 추세는 네이버가 뉴스마다 1개 ID로 댓글을 3개까지만 달도록 하는 등의 남용방지 정책을 올 4월 25일 적용했을 때보다 훨씬 가팔랐다. 5월 한 달 동안 댓글 수는 직전 달보다 15.3%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특검법안 통과 후인 6월 들어서는 6·12 미·북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데도 무려 40% 가까이 증발한 것이다.
기존 댓글 10개 중 최대 4개는 비정상적인 경위로 작성됐을 가능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각 분야에서 댓글 여론 조작을 일삼아 온 관련자들이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가 인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적을 감춘 것 같다”며 “특검 국면이 일단락되면 더 고도화한 기술로 무장한 댓글 꾼들이 다시 활개를 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교수는 또 “뉴스 장사하는 걸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가 그만두는 게 근본적인 대책”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미봉책이나 단기 처방만으론 ‘댓글 부대’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관범·손기은 기자 frog72@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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