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12세 소년 제레미 슐러, 미 코넬대 최연소 입학 앞둬 A 12-year-old is gearing up for his freshman year at an Ivy League college

 

응용물리학과 수학 공부 예정

15개월에 알파벳 깨우쳐

한국인 어머니 정해리씨,

서울대 천문학과, 미 텍사스 오스틴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학위

아버지 앤드류 슐러씨, 

코넬대 기계공학과 출신 록히드마틴사 근무


   한국계 12세 소년 제레미 슐러(제레미 수현 루이스 슐러)가 올 가을 미국 코넬대 입학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2016. 5. 지난 5월 온라인 강좌를 수강한 텍사스테크고등학교(온라인학교) 졸업식에서 아빠, 엄마와 함께 한 컷.  - 정해리 제공


A 12-year-old is gearing up for his freshman year at an Ivy League col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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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는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 대학 중에서도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이다.  코넬대 역사상 최연소 입학생이 될 슐러 군은 응용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10살과 11살에는 대학의 과정을 미리 이수하는 AP 시험에서 7과목(미적분학, 화학, 역학, 전자기학, 통계학, 미시경제, 거시경제) 만점을 받기도 한 그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만으로 진학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어머니 정해리씨는 서울대 천문학과 출신으로 텍사스 오스틴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버지 앤드류 슐러씨도 코넬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현재 록히드마틴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엔지니어다. 미국 달라스의 교외에 살다가 최근 코넬대 근처인 뉴욕주 이타카로 이사 온 슐러 군과 그의 어머니 정해리(45)씨를 단독으로 이메일 인터뷰했다.



2006. 9. 슐러 군은 15개월 즈음 할머니가 사준 책으로 알파벳을 익혔고, 18개월엔 엄마의 도움으로 한글도 읽을 수 있게 됐다. 

사진은 33개월쯤 슐러 군이 직접 쓴 한글과 영어.  - 정해리 제공
 

홈스쿨링의 계기, 다섯 살에 행렬식의 의미를 깨닫다?

천재 소년 슐러 군의 어렸을 때는 어땠을까. 어머니 정해리씨는 18개월인 아들에게 우연히 한글을 알려준 때를 이야기했다. 20분 정도 한글의 자음, 모음, 그리고 글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가르쳤는데 다음 날 인터넷 사이트의 한글을 한 자, 한 자 읽었다는 것.

 

또 다섯 살엔 연립 일차 방정식 문제의 풀이 중 하나로 역행렬을 이용하는 방법을 보여줬는데 “행렬식은 결국 n개의 독립 1차 시스템들의 n-차원 공간에서의 스케일 팩터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고 했을 때 놀랐던 기억도 들려줬다. 고등학교 때 배운 행렬식의 의미를 대학교 때 깨달은 자신보다 아들의 수학적 직관이 상상 이상이라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홈스쿨링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다.

 

슐러 군이 대학진학을 위해 텍사스테크고등학교(Texsas Tech High School)의 온라인 강의 9과목을 들은 것을 제외하고 홈스쿨링에서 선생님은 엄마와 아빠뿐이었다. 어머니 정씨가 교육과정을 짜고 수학, 과학, 특히 물리, 영문법과 역사 등을 가르쳤으며, 아빠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작문, 미술, 수영, 볼링, 테니스 등 체육 활동 등을 함께 했다.

 

홈스쿨링을 했다고 하면 천재 소년의 사회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씨는 “풋볼을 즐기는 거친 남자애들과 잘 놀지는 않았지만 관심사만 같으면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렸다”며 “수학 캠프에서 만난 형이나 누나, 강사들과 잘 지내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2016. 6. 슐러 군은 책 읽는 것도 좋아하고 코딩도 재미있어 하지만 그것만큼 가족과 여행하는 것도 즐긴다고 이야기했다. 

- 정해리 제공


정수론 생각하면 행복한 소년

정씨에게 아들을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를 물었다. “제레미는 고집이 아주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한 아이였는데, 특히 대여섯 살 때는 모든 일에 이유 없이 반대를 했다”며 “특히 아빠에게 무조건 반항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인 저도 한번 결정한 규칙을 절대 번복하지 않는 고집이 필요했다”면서 “아이가 머리로는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걸 이해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충동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성숙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앞으로 다가올 사춘기가 두려운 지 묻자 아들이 “나는 이미 반항을 해 볼대로 다 해봤고 미래에 대한 확신과 내 능력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기 자신에 대한 불확신이 외부에 대한 반항으로 표현되는 그런 사춘기는 겪지 않을 거니 걱정 말라”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슐러 군에게 같은 또래 아이들처럼 학교에 가고 싶지는 않았는지 물었는데 돌아 온 대답은 한마디로 “No!”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집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지낸 시간이 행운이었다고 언급했다.

 

슐러 군은 현재 코넬대 공대에서 응용물리학과 부전공으로 수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혼자서 곰곰이 정수론을 생각할 때가 행복하다는 제레미군은 “대학원에서 물리를 공부하며 정수론과 양자역학의 연결 고리를 찾아보고 싶다”며 “인공 지능에도 관심이 많은데 어떤 분야를 택하던지 대학에서 교육과 연구활동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이야기했다.


항상 남들보다 빠른 성장을 보인 아들을 보며 기대반 걱정반의 심정이었을 슐러 군 부모에게는 자녀 양육의 원칙이 하나 있었다. 문제를 쉽고 완벽하게 풀었을 때보다 결과에 상관없이 시간을 들이고 노력을 한 성과에 더 많은 칭찬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결과보다 중요하다는 걸 가르치고 싶었다는 말이다.

 

그런 엄마와 아빠가 아들에게는 어떤 존재일까. “엄마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고요. 아빠는 항상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저의 바보 같은 공상이나 아이디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분이에요”


아들을 위해 과감히 자신의 진로를 우주공학자에서 홈스쿨링 교사로 전환한 정해리씨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지 묻자 우문 현답이 돌아왔다. “아들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매일 제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안아줍니다. 이게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지만 이 순간들을 즐길 생각입니다.”

장경애 기자 kajang@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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