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을 금으로 바꾼 물리학자들 ALICE detects the conversion of lead into gold at the LHC
17세기 연금술사들의 꿈 실현 성공
물리학자들이 납을 금으로 바꾸는 17세기 연금술사들의 꿈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연구팀이 거대강입자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에서 납을 금으로 바꾸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물리학 리뷰 저널(Physical Review Journals)'에 발표했다.

ALICE detects the conversion of lead into gold at the LHC
https://www.home.cern/news/news/physics/alice-detects-conversion-lead-gold-l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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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이 프랑스에 설치한 LHC는 입자를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충돌을 일으켜 새로운 입자를 만들어내거나 충돌 시 발생하는 물리 현상을 탐구하는 거대 과학 실험 장치다. '세상에서 가장 큰 실험실'로 불리는 LHC는 지하 100m 아래 둘레가 27km에 달하는 충돌기다. 입자 간 충돌을 일으키려면 매우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에너지를 얻기 위한 긴 가속 경로가 필요하다.
17세기부터 과학자들은 지구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납을 금으로 변환하는 시도를 했다. 문제는 납과 금이 갖고 있는 각각의 양성자 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납은 82개의 양성자, 금은 79개의 양성자를 갖고 있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다.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가 몇 개인지에 따라 원자의 성질이 달라진다.
CERN 연구원들은 LHC에서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납을 향해 광자 빔을 쐈다. 빔에 의해 발생한 이온들은 서로 충돌하기도 하지만 서로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이때 이온 주변에 생기는 강력한 전자기장이 에너지 펄스를 생성함으로써 납 원자핵을 자극하고 3개의 양성자를 방출하도록 했다. 그 순간 납이 금으로 변환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2015년~2018년 LHC에서 발생한 충돌로 860억 개의 금 원자핵(약 29조분의 1g)이 생성됐다고 계산했다. 불안정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금 원자의 대부분은 실험 장치에 충돌하거나 다른 입자로 분해되기 전까지 약 1마이크로초(μs·백만 분의 1초) 동안 짧게 존재했다.
울리아나 드미트리에바 CERN 연구원은 연구결과에 대해 "LHC에서 납을 금으로 바꾸는 과정을 실험적이고 체계적으로 구현한 진행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빔이 원자핵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더 잘 이해하면 LHC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동아사이언스

ALICE detects the conversion of lead into gold at the L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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