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의 완만한 침체는 오히려 주식에 호재": 월스트리트 전문가

 

주목해야할 종목

월스트리트 사모펀드 ‘써미트파트너스’ 권경혁 대표

 

미국 주식시장 3대 키워드

실업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미국 대통령 선거

 

  “올해 미국 주식시장의 3대 키워드는 실업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미국 대통령 선거입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연준의 금리 정책이 주식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완만한 경기 침체 속에 연준이 실업률 지표를 보며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정할 것이기 때문에 실업률 지표가 중요도 1순위입니다.”

 

월스트리트의 사모펀드 ‘써미트파트너스’ 권경혁 대표는 지난 8일 맨해튼 근처 사무실로 전화를 건 기자에게 이런 분석을 내놓으며 “개인 투자자는 경기 침체에 강한 저평가 실적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사모펀드 '써미트파트너스' 권경혁 대표는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경제는 연착륙이나 경착륙이 아닌 완만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므로 경기침체에 강한 저평가 실적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선일보 DB

 

권 대표는 1989~2007 19년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 뉴욕본부에서 채권을 운용하고 리스크 매니지먼트 그룹 COO(운영 책임자)를 지냈다. 이후 삼성증권 전무, 자산 운용사 써미트투자자문 대표를 거쳐 현재 뉴욕에서 나스닥 바이오 전문 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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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주식시장 전망은?

“지난해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린 것과 관련해 올해 미국 경제의 진행 방향에는 3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첫째, 연착륙, 둘째, 완만한 경기 침체, 셋째, 경착륙이다. 미국 경제가 이 3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어떤 쪽으로 움직일지에 따라 주식시장의 향방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어떤 가능성이 가장 높은가?

“연착륙은 경기 침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고, 완만한 경기 침체는 침체 기간이 6개월 이내, 경착륙은 1년 이상 간다는 뜻이다. 나는 완만한 경기 침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연준이 금리를 0%에서 연 5.5%까지 올린 게 12~18개월 후에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나 하반기에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본다. 누적된 금리 인상 여파를 감안하면 연착륙은 확률이 낮아 보인다.”

 

올해 미국 주식시장은 미국 실물경제가 연착륙, 완만한 경기침체, 경착륙 가운데 어떤 길을 가느냐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월 3일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AFP 연합뉴스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 이유는 네 가지다. 첫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에 태도를 돌연 바꿔 경기 침체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겠다고 선언하면서 금융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둘째,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팽창적 재정 정책을 계속 쓰면서 고용을 받쳐주고 있다. 셋째, 코로나 사태로 억압되었던 소비가 지난해 풀렸다. 넷째, 올해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가 확대 재정 정책을 지속하고 연준도 시장 우호적인 금리 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

 

연준의 금리 정책은 어떻게 바뀔까?

“지난해 11~12월 주식시장이 달아 오른 것은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금리를 1~1.5%포인트 정도 내린다는 기대를 담고 있다. 앞으로 연준은 실업률 지표를 주목할 텐데, 완만한 경기 침체가 오면 실업률은 현재 3.7%에서 4.5%까지 서서히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만약 경기가 연착륙하면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발을 우려해 현재 금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거나 내년 중반기부터 순차적으로 0.75%포인트 정도만 낮출 것이다.”

장기물 금리는 상승하고 단기물 금리는 하락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30bp 초반까지 좁혀진 가운데 금리 전망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흐름이다. edited by kcontents

 

완만한 경기 침체는 주가에 악재인가?

“사람들은 대체로 경기가 연착륙하면 주식시장에 호재이고, 경착륙하면 주식시장이 나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완만한 경기 침체나 경착륙이 오면 주가는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겠지만 이후 가파르게 회복된다. 반면에 연착륙으로 가게 되면 주가에 당장 타격은 없지만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완만한 경기 침체가 확인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지고 횟수도 늘어날 것이다. 실물 경기 침체 지표가 나오면 주식시장에 악재이지만, 연준이 신속하게 대응해 금리를 내리면 주식시장에 호재다. 종합적으로 보면 올해 주식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정도에 좌우되며, 연중 등락을 반복하다 연말엔 다시 회복되는 상황이 될 것 같다.”

 

주목할 투자 분야는?

“새해 들어 주가 동향을 보면 자금이 대형 기술주에서 저평가된 전통주로 이동하고 있다. 올해엔 완만한 경기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동안 가격이 많이 오른 대형 기술주보다는 경기 침체에 강하고 그동안 소외된 생활 필수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의료, 필수 소비재, 산업재, 전기-가스 업종 등이다. 은행업, 중소형 규모의 신약 바이오 업체도 주목할 만하다. 대형 기술주는 지수가 조정받는 과정에서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채권 투자는?

“채권 투자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연준의 금리 인하 선언이 이미 채권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5~10년짜리 장기 국채 금리는 이미 많이 떨어졌고(채권 가격은 상승), 앞으로 올라가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 연준이 물가가 안정되어 단기 금리를 내리더라도 장기 금리는 미국의 재정 적자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미국 국채 물량을 사들일 유동성(자금)이 시장에 그리 풍부하지 않다.”

 

주식 투자자가 주의할 점은?

“지금 주식 시장은 어느 정도 상승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가가 빠르게 오른 종목을 무조건 따라 사는 일을 삼가야 한다. 기관투자자들이 이미 높은 수익을 올리고 정리할 시점을 찾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마음의 여유를 갖고 개인적으로 연구 분석을 많이 해서 실적이 좋은 저평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권경혁 써미트파트너스 대표

김기훈 경제전문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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