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4] HD현대의 3000km 원격조종 무인 건설기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사 현장에서 건설기계 휠로더가 이리저리 움직인다. 조종석에 사람이 없지만, 울퉁불퉁한 길을 매끄럽게 지나며 버킷에 흙을 담아 옮긴다. 이 휠로더는 현장에서 3000㎞ 떨어진 라스베이거스 HD현대 전시관에서 실시간으로 원격조종되고 있다. HD현대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스마트원격제어 기술이다.
HD현대가 CES 2024 개막날인 9일(현지시각)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 인프라 건설의 기술 혁신을 선보였다. 무인 건설기계는 HD현대가 CES에서 제시한 미래 건설현장의 핵심이다. 건설기계 업계에선 인력 부족과 안전에 대한 요구로 무인화, 자동화 기술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HD현대는 올해 CES 주제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정했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무인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육상 혁신 비전이다.
HD현대의 무인화 기술은 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다. HD현대는 2018년 세계 최초로 국가 간 건설기계 5G 원격제어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지형 측량부터 건설기계 운용까지 건설 현장의 모든 작업을 무인·자동화한 종합관제 솔루션 '콘셉트 엑스(Concept-X)' 시연에 성공했다.
관람객은 HD현대 전시관에서 직접 시뮬레이터에서 화면 속 휠로더를 조종할 수 있다. 건설기계 운전에 익숙하지 않아도 기기가 자동으로 메타 데이터를 추출해 최적화된 경로를 알려준다. 관람객들은 화면 속 가이드에 맞춰 돌발상황에 대처하며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체험을 한다.
휠로더 원격 체험 조종관 옆에는 가로 18m, 세로 4.5m 규모 LED 화면에서 무인 건설기계들이 작업하는 모습이 상영됐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토대로 최적의 작업 계획을 수립한다. 4.5m 크기의 무인 굴착기도 전시됐다. 무인 굴착기는 광각 레이더센서와 스마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주변 장애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안전하게 작업한다. 사고 위험이 있는 현장은 작업자를 분리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구 감소와 건설현장 기피로 인해 인력난은 심각해지고 있다"며 "굴착기 면허를 딴 후에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5~10년은 조수 역할을 하며 숙련해야 하지만, AI는 바로 어제 면허를 딴 분이 마치 10년 된 숙련자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오는 2027년을 신제품 상용화 시점으로 밝혔다. 이 대표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3D 머신가이던스와 머신컨트롤 등 자가 기술 개발을 심화하고 있다"며 "2027년에는 현장 실증을 통해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세연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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