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컨설팅] 살면서 서로 다른 생각하는 부부...정상일까?

 

사실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 ‘동상이몽’인 것이 현실

 

 

요즘 비결혼 현실

주변에 이혼하는 사람들 늘어

이혼하는 친구들 힘들어하는 모습 보면

결혼할 마음 없어져

 

그 이유는?

확신 없이 성급하게 결혼했가 때문

(편집자주)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표현을 흔히 한다. 부부는 항상 서로의 마음을 잘 알아서, 각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몸이 편안한지 아픈지 등을 잘 이해한다는 의미다.

 

우리 부부는 그렇지 않다고 해서 이 관계가 잘못됐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실 많은 경우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 ‘동상이몽’인 것이 현실이다.

 

 
[부부 컨설팅] 살면서 서로 다른 생각하는 부부...정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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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살아온 환경,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이루는 관계가 ‘부부 관계’다. 완전히 타인끼리 만나서 한 팀을 이룬 것이다. 필자는 오히려 ‘이심이체’인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원만하지 못한 부부 관계로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부부들을 종종 만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부싸움이 얼마나 사소한 문제로도 시작할 수 있는지를 실감한다. 여성 내담자는 자기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장만하고, 배우자가 맛이 없다고 하면 화를 내곤 한다. 남성 내담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봐야 하는데, 배우자가 드라마를 보자고 하여 싸우기도 한다. 배우자와 자신이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관점에서만 보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부부싸움은 한 가지 문제로 계속 다투며 이어진다. 부부들은 “당신이 바뀌지 않으면” 같이 살 수 없다고 외치며, 각자가 결코 바꿀 수 없는 문제로 평생 싸운다. 언젠가는 배우자가 바뀔 것을 기대하니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것이다. 그런 기대가 애초에 없다면 누가 힘들게 싸우겠는가. 하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 현실은 냉혹하다. 사람이 바뀌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오죽하면 “사람이 바뀌면 곧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겠는가. 나 역시 “부부는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종종 드린다.

 

부부간의 싸움은 대부분 ‘다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연한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면, ‘다름’이 불편함을 넘어 고통이 되고 만다. 더 나아가서는, 대개 자신만 희생했다고 생각하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당신이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 “나는 당신 만나서 고생만 했어.” 사실은 상대방이 자기 환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답답함에 나오는 말들이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원하는 기대치가 클수록, 특히 비합리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기대가 많을수록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 된다. 아무리 부부라도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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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원인은 배우자에게 있지 않다. 공감능력이 부족해, 배우자가 나와 다름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내가 원인이다. 설사 배우자가 달라져도 마음에 안 드는, 바꾸어야 할 부분이 또 보일 것이다. 부부 관계를 개선하려면 내가 배우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공감하는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원만한 부부 사이를 위해선 부부가 서로 이해하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 사실만을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나를 만나러 온 많은 부부가 ‘서로 이해하기 위한 대화’는 진료실에서 처음 해 봤다고 고백하곤 한다. 오래 같이 살았으니 대화를 많이 하고 소통도 잘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소통하는 대화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 서로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걸 같이 해 보려고 노력하길 권한다. 예를 들면 내 배우자의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식이다. 그게 힘들다면 배우자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면 된다.

 

[부부 컨설팅] 살면서 서로 다른 생각하는 부부...정상일까?

 

상담 과정에서 서로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배우자의 마음에 대해 미처 몰랐던 점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진료실을 들어올 때는 이혼 직전의 상태이고 원수지간인데, 나갈 때는 잉꼬부부처럼 나간다.

 

 

부부의 촌수는 ‘무촌’ 이라고들 한다. 남과 남이 만난 부부가 무촌이라는 것은 배우자가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나타내 준다. 그리고 이 말에는 또 다른 깊은 뜻이 숨어 있다. 부부관계가 원만해지지 않으면 언제 부부였느냐는 듯이 남남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남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지우면 님”,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만 찍으면 남”이 된다.

 

진정한 일심동체, 같은 생각 같은 몸을 가진 것처럼 이상적인 부부가 되고 싶으면 자기중심적 사랑에서 벗어나야 한다. 배우자를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 먼저 부부가 이심이체라는 것을 철저하게 인정하고 수용하는 진정한 대화를 나누기 바란다.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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