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의 환기는 어떻게 하나...세계 최초 환기설비 방식은

 

전세계 최초 런던 지하철 환기설비 없어 

천장 뚫린 자연 환기 채택

 

​​​​​​​전기동차 도입 후 전기집진기·밀링 방식 선로 관리로 공기질 개선

 

도시 교통은 심각할 정도로 혼잡합니다. 도심지나 업무중심지구와 연결된 도로망은 그야말로 주차장 같은 수준의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하죠. 그렇기에 일정 규모 이상의 대도시들은 교통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촘촘하게 대중교통 노선망을 구축하게 됩니다.

그 중 핵심 교통수단은 단연 ‘지하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버스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과 달리 한 번에 정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막대한 수송력을 자랑하기 때문이죠. 이처럼 다수가 이용하는 핵심 교통시설인 만큼 철저한 시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열차를 타고 내리는 승강장과 지하역사뿐 아니라 역과 역을 이어주는 지하터널에 설치돼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설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연환기 의존하던 초창기 지하철

1863년 영국 런던에서 전세계 최초의 지하철이 등장했습니다. 이때 터널을 달리던 열차는 전철이 아니었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지금 흔히 사용하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이죠.

 

 
영국템스 터널을 통과하는 첫 증기 기관차 BBC edited by kcontents

 

그렇다면 어떻게 지하철이 움직였을까요? 바로 증기기관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터널 안에는 증기기관차가 내뿜는 엄청난 증기와 매연이 가득했답니다.

 

실제로 이 당시 지하철을 이용하고 나면 얼굴에 시커먼 그을음이 가득 묻어났다는 기록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환기설비도 갖춰지지 않았던 터라 이때 당시 런던지하철을 건설한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 회사는 자연환기에 유리한 구조로 지하철 터널을 만들었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인 런던지하철에서는 그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그 중 하나는 천장이 없는 지하철역사이고, 또 하나는 심도가 매우 얕은 터널이 그것입니다.

 

분명 지하로 내려왔지만, 열차가 다니는 선로는 하늘이 뻥 뚫린 구조를 런던의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Railway) 노선 등 초기 노선에서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환기설비가 없던 시절이기에 열차가 이곳을 지나는 동안 증기와 매연을 외부로 내보내기 위한 일종의 특화설계인 셈입니다.

 

 

 
최초의 런던 지하철 노선은 증기 기관차에 환기 때문에 오픈 터널로 운행되었다 quora.com edited by kcontents

 

지하철의 매연 문제는 전기가 발명(1879년)된 이후 1890년 시티&사우스런던철도(City and South London Railway)가 신규 노선을 개통하면서 전기기관차를 도입해 순차적으로 해결됐습니다.

 

그을음 대신 미세먼지 가득 찬 터널

현대의 지하철은 빠르게 운행함에도 불구하고 그을음은 발생하지 않는답니다. 다행이라 여겨질 수 있는 기술 발전이지만, 그을음을 대신하는 미세먼지가 터널에 가득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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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는 쇠바퀴와 쇠로된 레일 위를 지하철이 운행하면서 쇠가 마모돼 발생하는 미세먼지 입자, 열차가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브레이크 페달이 마모돼 발생하는 미세먼지, 열차로 전기를 공급하는 팬타그래프와 전차선이 마찰하면서 발생하는 스파크 방전에 의한 나노입자, 그리고 외부에서 발생해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환경 관련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지하철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이 바로 터널이라고 합니다. 서울시내 지하철 환기구 1곳에서 검출되는 연간 미세먼지 양이 약 251kg인 점에 비춰보면 전국 2250여개의 환풍구에서는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가 쌓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터널 내부에는 쇠가루와 같은 미세분진,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포름알데히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 등과 같은 인체에 유해한 오염물질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열차가 달릴 때마다 이러한 유해물질이 지하철 객실 내부로 유입되면 승객에게도 당연히 안 좋기 때문에 환풍구를 만들어 오염물질을 외부로 배출시키고,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게 된답니다.

 

이곳에는 강력한 송풍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간혹 ‘웅~’하는 소리와 함께 밑에서 바람이 불어 올라오는 곳이 있는데 대체로 이곳이 지하철 환풍구랍니다.

 

 
지하철 환기설비 구조도 에코타임스 edited by kcontents

 

* 지하철 환기구

일반적으로 역사 주변에 하나, 역과 역 사이 선로에 하나씩 둔다. 역사 주변의 환기구에서 나오는 공기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만, 가장 심각한 건 선로 중간에 설치된 환기구다.

 

 
news.kbs.co.kr edited by kcontents

 

집진기로 다양한 미세먼지 빠르게 포집

환풍구에서 유해물질이 무분별하게 배출된다면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겁니다. 도심 곳곳에 미세먼지 굴뚝이 있는 셈이니까요.

 

 

한국대기환경학회는 한 보고서를 통해 ‘전동차 1회 운전 시 열차풍(열차로 인해 발생하는 바람)으로 인해 터널의 초미세먼지가 더 많이 배출된다’고 꼬집은 적 있습니다. 이는 도심 대기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오염물질 저감기술을 적용해 공기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계설비의 한 축인 환기설비가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바로 환풍구에 설치하는 미세먼지 양방향 전기집진기가 그 주인공이죠. 이는 지하 터널 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하나랍니다.

 

전기집진기는 초미세먼지를 전기를 이용해 빠르게 포집, 처리함으로써 공기질을 개선하는 설비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터널 급·배기구를 통해 터널 내로 유입되고 대기로 배출되는 다량의 (초)미세먼지와 유해가스를 전기집진하고 광플라즈마기술을 이용해 먼지를 저감시키게 됩니다.

 

특히 과거 설치한 환풍기의 경우, 필터 유지관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했던 점에 비춰보면, 전기집진기는 필터 교체 없이 손쉽게 세척만 하면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지녔습니다.

 

양방향이라는 말은 급기구와 배기구를 모두 대응할 수 있어 터널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 배출시키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황사 등 미세먼지를 걸러내 터널 내부에 공급한다는 의미입니다. 필터 등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걸러내던 것과 다르게 지하철 터널용 공기질 개선 환기설비가 작동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승강장 등 역사 공기질 관리도

지하역사나 승강장은 터널보다는 상대적으로 미세먼지의 농도가 낮은 곳입니다. 그럼에도 강화된 실내공기질 관리 규제에 따라 다양한 환기설비가 가동되고 있답니다.

 

 

 

최근 지하철역사에서는 실내 공기질 농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된 걸 볼 수 있습니다.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지하역사에 대한 실내공기질 관리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지하역사의 경우, 공기청정기 등을 이용한 공기질 개선이 가장 대표적인 관리기법입니다. 물론 공조설비를 통해 역사 내부 온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기계식 환기가 사용되곤 있지만,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 관리에 집중된 현행 규정에 따라 지하역사 실내공기질 관리는 공기청정기가 책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염원점 관리 강화 통한 공기질 개선

지하철 터널의 경우 아무리 관리를 해도 차륜과 레일의 마찰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이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이에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손상된 레일의 단면을 연마하고 재생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절삭 칩 포집까지 할 수 있는 밀링 방식으로 선로 관리 방법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레일에 생긴 흠을 연마해 매끄럽게 만들고 연마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를 포집해 다른 곳으로 날아가 열차풍에 의해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먼지를 제거하게 됩니다.

 

또 기계설비 기술기준에 따라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미세먼지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하면 이용자의 신뢰가 높아지게 됩니다.

김주영 기자 kjy@kmecnews.co.kr 기계설비신문

 

https://youtu.be/9dXYKfePe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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