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열기 급락한 한국...모두 해외로 탈출?

 

 

중고 시장에 골프 제품 쏟아져 나와

같은 돈이면 한국보다 일본 가는게 나아

분위기 모르고 그린피 고수하는 한국 골프장의 패착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국 남여선수들 해외 투어도 부진

(편집자주)

 

   해외 골프와 국내 골프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 골프는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열풍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무기 삼아 순풍에 돛 단 듯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국내 골프는 정체, 나아가 하락세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골프 열기 급락한 한국...모두 해외로 탈출?
최근 제주도 골프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몇몇이 주장하는 ‘위기설’을 넘어, 실체가 뚜렷한 위기로 번지는 모양새다. 출처 : 골프저널 Golf Journal(https://www.golfjournal.co.kr) edited by kcontents

 

큰 폭 하락한 국내골프소비

8월 여가 플랫폼 야놀자의 여행산업 민간 연구센터인 ‘야놀자리서치’는 ‘코로나19, 골프산업의 부상, 그리고 엔데믹 이후의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전국 골프장 방문 수요는 매년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전체 이용객 수는 5,058만 명을 기록하였고, 이는 2018년보다 1,264만 명 증가한 수치다. 골프 인기 증가 및 해외여행의 제한으로 발생한 여가 수요를 국내 골프장이 흡수하였기 때문으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에서 제공하는 신용카드 데이터로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골프 소비 지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6.44%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먼저 전북의 골프 소비지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2% 하락하여 증감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같은 기간 골프 소비지출액이 20.7% 하락하였고, 강원도도 9%가 하락하며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올해 1분기 골프 소비지출액도 전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줄었고, 제주도는 22.7% 줄었다. 전국적인 감소율은 2.7%로 파악됐다. 또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권도 올해 2분기에는 전년 대비 4.3%가 하락하는 등 부진했다.

 

 
골프 열기 급락한 한국...모두 해외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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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골프소비 하락 원인

대체 왜 코로나 호황이 무색하게, 올해 국내 골프장 업계가 하락세를 기록 중일까? 원인으로 꼽히는 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국내 골프장의 지나치게 높은 비용, 또 하나는 해외 골프다.

 

국내 골프장 물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건 두말하면 입이 아픈 소리다. 통계도 이를 증명한다. 2015 ~ 2022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3.5%가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골프장 이용료는 약 22.3% 상승했다. 또 골프 예약 전문 기업 엑스골프(XGOLF)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수도권 평균 그린피는 16만 5,814원이었지만 작년에는 23만 3,276원으로 무려 40.6%나 올랐다.

 

코로나가 한창일 땐 국내 골프장이 이처럼 ‘배짱 장사’를 해도, 이용객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 골프는커녕 해외여행도 거의 불가능한 가운데 국내 골프장이 수많은 여가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을 이용하지 않으려면 스크린골프장을 가거나, 아니면 골프를 포기해야 했다. 이것이 코로나 시대에 국내 골프장이 큰 호황을 누린 이유 중 하나였다. 물론 국내 골프 업계의 코로나 호황, 그리고 MZ 세대가 주도한 골린이 열풍의 이유가 ‘독점 장사’ 뿐만인 건 아니지만,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는 건 분명하다.

 

문제는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고, 해외여행이 다시 자유로워지고 있음에도 한껏 오른 국내 골프장 이용료는 여전하다는 점이다. 물론 국내 골프장의 그린피 상승세는 진정되었고, 나아가 올해 들어 평균 그린피가 조금씩 내리는 추세이긴 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한껏 올린 데 비해, 내리는 건 미미하다. 거기에다 일부 골프장은 주중 그린피는 내리고, 주말 그린피는 더 올리는 등 편법을 동원해 평균 그린피를 유지하거나 혹은 내리는 편법을 쓰는가 하면, 그린피를 내린 만큼 캐디피, 카트비, 기타 부대비용을 높이기도 했다.

 

골프경기는 이제 정점...이제 하락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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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골프여행의 증가 이유

이런 가운데 해외여행 제약이 풀리고, 골퍼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골프산업의 부상, 그리고 엔데믹 이후의 전망’을 발표한 야놀자리서치도 해외여행 및 다른 여가가 가능해진 것이 골프 소비지출액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실제로 현재 여행업계는 해외 골프 이용객들을 겨냥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으며, 반응도 좋다. 교원투어는 작년 3분기 해외 골프여행 상품 수요가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271%나 증가하였고, 인터파크트리플도 올해 1~2월 해외 골프 패키지 상품 수요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240% 급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올해 1분기 겨울 시즌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여,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판다는 평가도 나왔다.

 

 
골프 열기 급락한 한국...모두 해외로 탈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일본의 다카마쓰 골드 cc. 시코쿠의 가가와현에 있다. 한국경제 edited by kcontents

 

이처럼 해외 골프가 인기를 누리는 건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해외여행이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는 점. 그리고 베트남과 태국 등 동남아나 일본 상품은 겨울에도 온화하여 국내 골프장보다 수월하게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점. 일부 지역은 골프는 물론 관광과 휴양까지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물론 한국보다 이용료가 저렴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보다 평균 물가는 더 높은 일본도 대중제 골프장 그린피는 한국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비행기값이나 기타 비용 등을 고려해도 저렴한 비용에 해외여행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를 겸한 해외 골프장이 가격 경쟁력이 우위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해외 운항편이나 현지 숙박 등은 아직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점도 기억해야 한다. 숙박과 운항편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 해외 골프도 더욱 활기를 띨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국내 골프장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골프 기상도는 맑지만, 국내 골프 기상도는 흐리다. 자업자득이다. ‘코로나 호황’ 초기에도 국내 골프장의 지나친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컸고 그 결과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기 무섭게 수많은 골퍼가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가 지금의 업계 기상도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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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내 골프장이 경쟁력을 되찾기도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린피와 기타 비용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하고,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캐디나 노카트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 연구하고 더욱 많은 시설에 이를 도입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GJ 글 김상현 이미지 GettyImages

 

출처 : 골프저널 Golf Journal(golf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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