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경기는 이제 정점...이제 하락만 남아

 

"MBK도 파는데"

막 내린 홀당 100억 시대, 골프장 보유 PEF 골머리

 

지난해 6월, 홀당 160억이란 매각가를 기록한 잭니클라우스GC는 한국 골프장 M&A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제와 돌이켜보니 국내 골프 산업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방증이었다.

 

MZ세대, 여성골퍼 등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가 유입하며 끝없이 성장할 것 같았던 골프산업의 '성장세'는 이미 정체했다. 골프장 수는 늘었고, 이용객 수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주요 골프장, 골프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꾸준히 상승했는데 올해 또는 내년 이후를 장담하긴 어렵다. 심지어 신규 골프장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골프경기는 이제 정점...이제 하락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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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과 함께 해외 골프장을 찾는 인구가 늘었다는 표면적인 이유와는 별개로 고금리 시대에 치솟는 물가도 골프산업의 성장을 멈추게하는 요인이 됐다. 가까운 일본, 골프백을 메고 부담 없이 떠날 수 엔저 환율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골프 산업에는 부담 요소다.

 

 

코로나 시대엔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국내 골프장에 몰려들 때 수도권의 골프장 몸 값은 홀 당 100억의 기준가로 M&A 협상이 시작했다. 그린피는 물론 회원권 가격도 치솟았는데, 코로나 팬데믹 직전 7~8억원 선이던 수도권의 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2021년 당시 20억원을 넘나들었다.

 

골프장의 호황을 기회로 여긴 곳들은 바로 대기업과 사모펀드(PEF)다.

 

다시 말하면 기업들은 호황을 틈타 현금화하기 바빴고, PEF들은 사들이기에 분주했단 표현이 정확하다.

 

재무위기를 겪었던 두산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클럽모우CC와 아시아나CC를 가장 먼저 매각했다.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만이 골프장 매각에 나선 것은 아닌데 대우건설은 파가니카CC를, BGF는 사우스스프링스CC를, 호반그룹은 스카이밸리CC를, 한라그룹은 세라지오CC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골든베이CC를, SK네트웍스는 SK핀크스를 팔았다.

 

모두 코로나 시기, 골프장 가격이 정점에 달했을 시점의 거래다. 기업들이 오너들의 놀이터로 여기는 골프장 '팔자'에 나선 기저에는 다시 찾아올지 장담할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이 '절호의 매각 기회'란 인식이 깔려있었다. 내리막길만 남은,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골프장 산업에 탈출구가 마련된 셈이다.

 

 
골프경기는 이제 정점...이제 하락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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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골프장 매물을 대거 받아준 곳이 PEF다.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거는 동안 PEF의 드라이파우더는 차곡차곡 쌓였고 이렇게 쌓인 현금은 골프장, 사실상 부동산 투자에 공격적인 베팅을 가능케 했다.

 

현재도 국내 주요 골프장들 다수는 PEF 포트폴리오에 담겨있다. 사우스스프링스(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 파가니카(스트라이커캐피탈), 더플레이어스(캡스톤자산운용), 아덴힐(멜론자산운용), 세라지오(스톤브릿지), 클럽모우·오너스(칼론인베스트먼트), 골프클럽안성Q(아이젠인베스트먼트), 큐로(큐캐피탈파트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골프장을 사들인 PEF들중에는 일부 투자금회수(엑시트)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현재는 점차 매물이 쌓일 것이란 전망, 그리고 제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PEF 운용사들의 불안감이 크다. 실제로 현재 나와있는 골프장 매물들도 원매자들과 상당한 눈높이 차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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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허리띠를 졸라메고 신사업에 투자할 재원 마련도 바쁜 대기업들이 뛰어들긴 어려운 산업, 그리고 적절하지 않은 시기임에는 분명하다. 매물이 쌓일게 뻔한데 현금을 쌓아둔 중소·중견기업 오너라 한들 급할게 없다. 현재는 투자를 받아서 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려서 골프장을 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시기에 전국에 18개 골프장을 운영하는 최대 사업자 골프존카운티가 매물로 등장하자 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매각자 MBK파트너스와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기업공개(IPO)와 매각을 저울질한다는 계획이다.

 

돈 냄새를 가장 잘 맡는다는 MBK파트너스는 이미 2021년 일본 골프장 프랜차이즈, 아코디아골프그룹의 투자 회수를 마무리했다. 약 8000억원의 투자했는데 4조원대의 회수 기록을 세웠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 등의 전례를 보면 골프장 산업은 프랜차이즈에 성공한 몇몇 기업의 성공 사례만이 남은게 사실이다. 홀당 100억의 기대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국내 골프 산업에 새로운 형태의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지웅 기업금융부 팀장email 인베스트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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