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대회 또 연다고?...이거 정신들 나간거 아냐

 

 

   한국이 2년 뒤 잼버리 손님들을 대거 또 초대한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 잼버리가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새만금에서 잼버리 손님 맞이를 다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같은 준비 부족이 반복될 경우 잼버리가 또 ‘예산 빼먹기 잔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잼버리 대회 또 연다고?...이거 정신들 나간거 아냐

 

한국은 5년 전 필리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스카우트총회에서 2025년 아시아 태평양 잼버리(제33회) 개최권을 따냈다. 아태 잼버리도 40여 국에서 약 2만여 명의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들과 지도자들이 참가하는 대형 행사로, 한국은 이번이 6번째 개최다. 당시 총회에서는 한국이 잼버리를 비롯해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2025 아태 잼버리 개최 확정 직후엔 강원도 고성이 개최 도시로 확실시됐다. 하지만 지금은 안갯속이다. 이번에도 새만금이 유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직 한국스카우트연맹 관계자는 “8년 전 이사회에서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유치를 새만금으로 확정하는 대신 2025 아태 잼버리는 강원도 고성에서 열기로 합의가 됐었다”며 “어느 순간부터 합의 사항이 없던 일처럼 됐다”고 했다. 강원도는 고성에서 1991년 세계 잼버리대회와 아태 잼버리대회를 비롯해 도내에서 9차례 잼버리대회를 치렀다.

 

 
잼버리 대회 또 연다고?...이거 정신들 나간거 아냐
잼버리 대회 또 연다고?...이거 정신들 나간거 아냐
그래픽=백형선

 

전라북도 연고 정치인들은 이번 새만금 잼버리 사태 전까지 2025 아태 잼버리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갑)은 개영 직전 인터뷰에서 “2025 아태 잼버리도 새만금에 유치할 것”이라며 “두 대회가 끝나고 나면 새만금은 세계 청소년들의 지속 가능한 환경의 중심지 등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7일 본지와 통화에서 아태 잼버리 유치 의사를 묻는 질문에 “일단 진행 중인 대회에 신경을 쏟고 있다”고 했다. 권익현 부안군수도 “준비 열심히 해서 2025년에 열리는 아태 잼버리도 부안(새만금)에서 열렸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만금 잼버리, 소송 움직임...100% 질 것

https://conpaper.tistory.com/109882

edited by kcontents

 

 

앞서 한국에서 5차례 열린 아태 잼버리는 무더운 8월에 대회를 열고도 별다른 폭염 피해 없이 성황리에 끝났다. 당시엔 대부분 야영장이 산속에 있어 무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암벽 타기와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을 했다고 한다. 1982년 전라북도 무주에서 열린 첫 대회는 덕유산(해발 1614m) 자락에서 치렀고, 강원도에선 설악산 일대(1996·2000·2004)에서 세 차례 진행했다. 가장 최근인 2010년에 아태 잼버리를 개최한 전라남도 순천도 지리산 끝자락에 있는 자연휴양림 지역에 야영장을 세웠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는 예산 1171억여 원을 쓰고도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자 속출과 비위생 화장실, 해충 창궐, 부실 식사, 조직위의 방만 운영 등으로 개영 초기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잼버리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2년 뒤 또 치르는 아태 잼버리도 세금만 왕창 쓰고 망신살만 뻗는 대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소 선정 등에 정치적, 선심성 나눠 주기 요소는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양지혜 기자   조선일보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