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신정4구역 재건축사업 수주...‘무혈입성’
목동 아스트랄 푸르지오 써밋
국내 정비사업 수주 재시동
지하 3층~지상 23층 아파트 1660가구 규모
사업비 6000억원 육박
대우건설이 서울 양천구 신정동 신정4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면서 올해 국내 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건설경기 한파로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 건설사업으로 눈을 돌린 대우건설이 최근 국내 정비사업장 수주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신정4구역 재건축조합은 총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시공자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정4구역 재건축은 양천구 신정동 1200-1번지 일원의 8만2065㎡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3층 아파트 1660가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단지 명은 ‘목동 아스트랄 푸르지오 써밋’
해외 건설시장으로 눈 돌려 목표 수주액은 이미 달성
대우건설은 조합 측에 하이엔드 주거브랜드인 ‘써밋’을 제안했다. 단지 명은 ‘목동 아스트랄 푸르지오 써밋’이 될 예정이다. 대우건설 측은 해외설계사 저디(JERDE)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고급 주차환경, 소음저감 시스템 등을 적용해 해당 단지를 지역 내 랜드마크로 짓겠다고 밝혔다.
신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5월 19일 시공자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우건설만 단독 입찰해 유찰된 바 있다.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이 인근에 있어 입지가 우수하고, 공사비도 6000억원에 육박해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었다. 실제 GS건설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호반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오르자 건설사들이 사업성이나 조합과의 갈등을 우려해 하나 둘 발을 빼기 시작했다. 특히 입찰이 유력했던 GS건설도 내부 사정으로 인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우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얻어 수의계약으로 신정4구역에 ‘무혈입성’했다.
대우건설은 HDC현대산업개발과 더불어 올해 상반기 국내 정비사업을 단 한 곳도 수주하지 않은 유이한 건설사다. 이는 건설 경기 악화에 대응을 하기 위해 사업지 ‘옥석 가리기’를 진행한 결과다. 신정4구역 이전 대우건설의 마지막 수주는 약 7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3일이었다. 당시 대우건설은 4746억원 규모의 서울 강동구 길동 삼익파크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정비사업 대신 일찌감치 해외 건설시장으로 눈을 돌려, 연간 수주 목표인 1조8000억원을 1분기에 이미 달성한 상황이다. 지난 28일 대우건설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주택부문인 토목과 플랜트의 매출총이익률은 각각 11.5%, 16.5%로, 주택건축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인 8.8%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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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지난 2월 한화 약 7255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를 수주하며 올해 첫 수주를 신고했다. 이후 지난 3월 리비아 패스트트랙발전 공사(1조500억원)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1분기에만 1조8000억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렸다. 하반기에도 대우건설은 거점시장인 나이지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나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수주를 기대하고 있어 올해 누적수주 실적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자, 정비사업 또한 공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서울 구로구 가마산로 231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20층, 675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구로 보광아파트 재건축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서울 서초구 신반포에 지상 최고 49층, 2050가구 규모로 지어질 신반포2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향후 해외 수주는 물론, 국내 정비사업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예정”이라며 “목동, 여의도의 주요 사업지를 대상으로도 입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민석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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