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공급대란?...그 이유는
내년 서울 입주물량 1.4만… 올해보다 46% 줄어
공사비 갈등 등 건설업계 선별 수주에 착공 60%↓
원자재값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공사비와 분양가가 급등한 가운데 건설업계가 신규수주에서 발을 빼면서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는 2만6254건으로 평년(10년 평균 3만3000여가구)보다 7000여가구 감소한 수준이다. 내년부터 서울의 입주물량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2024년 입주 물량은 1만4094건으로 올해와 비교해 46.3%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만2032가구 규모의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입주가 시작되는 2025년에는 다시 2만가구까지 상승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입주 현장이 다양하지 않다.
최근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과 작년부터 이어온 고금리의 영향으로 건설업계가 자금난을 겪으며 향후 2~3년 공급 물량 전망의 가늠자인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도 크게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주택인허가는 3만6927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4% 줄었다. 전국 착공 실적은 1만3639가구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60.6% 급감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인허가 물량이 2647가구에 그치며 29.4% 감소했고 착공 물량은 1987가구로 61.0%가 감소했다.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필연적으로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조사한 4월 전국 민간아파트 3.3㎡당 분양가격은 1599만원으로 전년 동기(1458만원)과 비교해 9.6% 상승했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 4월(1354)만원과 비교하면 18.1% 상승한 수치다.
최근에는 건설사와 조합 간의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활황기 공격적으로 수주에 나섰던 건설사들이 최근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향후 주택 공급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건설업계, 체감경기 불안감 여전..신규수주 감소 탓
서울의 주택 수요를 대체할 3기 신도시도 2026년 말(인천 계양)부터 입주를 시작해 공급 부족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부동산 시장 침체에 공사비 증가로 '신규수주' 망서린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 계획대로라면 2026년 인천 계양부터 입주를 시작하겠지만 정부가 시장 분위기에 따라 공급 조절을 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더 지연이 될 수도 있다”며 “3기신도시가 어느 정도는 공급 부족에 대한 방어를 해줄 수 있겠지만 서울만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기업 접근성과 인프라 등이 부족한 3기 신도시가 서울 수요를 완벽하게 커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재정비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신규 물량이 공급되는데 정비사업이 7~10년 가까이 걸리는 중장기적인 사업이라고 봤을 때 서울에서는 이제 나올 수 있는 물량들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된다”며 “정비사업이 더딜 경우 과천, 광명과 같은 외곽지역에서 서울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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