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매트리스가 꼭 건강에 좋을까?...글쎄!

 

"매트리스 종류·가격, 척추 건강과 상관없어"

수면 습관이 더 중요, 요통 심하다면 베개 활용을…

 

   최근 국내 침대업계 1, 2위를 다투는 에이스와 시몬스가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일이 있었다. 서로의 제품이 비싸다는 이유에서였다. 신경전에 등장한 매트리스 모델의 가격은 500~600만원 선이다. 이중엔 가격이 5년 전보다 80% 가량 인상된 제품도 있었다. 침대업계는 매트리스가 비싼 이유로 기술력을 꼽는다. 대체로 척추의 부드러운 S자 만곡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들이 적용됐다고 한다. 가격은 판매자 마음이지만 비싼 매트리스가 허리 건강에도 좋다는 건 사실일까?

 
비싼 매트리스가 꼭 건강에 좋을까?...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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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매트리스가 척추에 좋다는 객관적 증거 없어

침대가 비싼 데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붙는다. 예컨대 침대계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스웨덴 침대업체 해스텐스의 매트리스인 ‘비비더스’는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목을 고르고 말총을 공정하고 스티치로 마감하는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소재 역시 모두 천연으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매트리스 하나를 제작하는 데 3~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국내 침대업계는 기술력을 이유로 꼽는다. 척추의 S자 만곡을 유지하는 공학적 설계가 원가를 높였다는 것이다. 요즘 유통되는 매트리스의 종류는 세 가지로 나뉜다. ▲스프링 매트리스 ▲라텍스 매트리스 ▲메모리폼 매트리스다. 스프링 매트리스는 스프링 특유의 통통 튀는 느낌을 줄이고 충격을 분산하는 식으로, 라텍스나 메모리폼 매트리스는 특정 소재를 섞어 복원력과 사용 기한을 개선하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침대 매트리스의 종류나 기술이 척추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밝혀낸 객관적인 증거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매트리스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연구는 단단함 정도(Firmness)와 요통의 상관관계와 관련된 것이다. 지난 2003년, 요통을 겪는 31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스페인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학술지 란셋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럽표준화위원회의 기준에 따라 매트리스의 단단함 정도를 0~10으로 나눴다. 낮을수록 단단하다는 뜻이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을 2.3 또는 5.6 정도의 매트리스에 무작위 배정한 다음 90일간 사용하게 했다. 그 결과, 5.6 정도의 매트리스를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유의미한 통증 경감이 보고됐다.

 

 

 

좌식 생활 피하게 해주고 중간 정도로 단단하다면 OK

전문가들은 매트리스의 기술이나 가격은 척추 건강과 큰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강북연세병원 척추클리닉 최일헌 원장은 돌침대든 메모리폼이든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푹신하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말했다. 애초에 의학적 관점에서 매트리스 사용을 권장하는 까닭은 좌식생활이 불러오는 과부하 때문이다. 딱딱한 바닥에서 자는 건 물론, 눕고 일어나는 과정에서 척추에 가해지는 피해는 누적되다가 노년기 척추질환 발병에 영향을 끼친다. 매트리스를 사용하면 비교적 편하게 눕고 일어날 수 있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다.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이자 동탄시티병원 김기택 명예원장은 과거엔 지나치게 푹신한 매트리스가 척추의 S자 만곡을 헤쳤기 때문에 수평을 맞추기 위해 철판 등이 처방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매트리스는 대부분 중간 정도의 단단함이기 때문에 척추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어렵다. 또 비싼 매트리스의 가격은 의학적인 측면보다는 마케팅적인 측면이 고려됐다고 보는 게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매트리스보단 수면 습관 중요 “요통 심하면 베개 활용해야…”

그렇다면 피해야 하는 매트리스는 무엇일까. 이는 사람마다 또 질환마다 다르다. 체중이 무거운 사람일수록 매트리스가 받는 하중이 커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단단한 매트리스가 유리하다. 척추후만증이 있거나 척추가 일자로 펴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반면, 허리가 앞으로 굽은 척추전만증이 있는 사람은 푹신한 매트리스가 좋다. 반듯이 누웠을 때 척추 곡선을 정상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최일헌 원장은 “의학적 효능이 입증된 종류나 기술은 없으므로 매트리스는 취향의 영역으로 보는 게 맞다”며 “구입하기 전에 한 번 사용해보는 걸 추천하고 너무 오래돼서 한 쪽 면이 꺼졌다면 교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척추 건강엔 매트리스의 종류보다 수면 습관이 훨씬 중요하다. 엎드려 자는 자세도 안 좋지만 반듯이 자는 것도 안 좋을 수 있다. 김기택 원장은 “한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 자체가 척추엔 무리를 준다고 보면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우리는 자는 도중 자연스럽게 뒤척인다”며 “만약 요통이 심하다면 반듯이 잘 때는 무릎 아래에, 옆으로 잘 때는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고 자는 게 좋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2/02/20230202019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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