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골재 사용량 줄이기 도전...슬래그와 강건재 등 활용
카타르도 모래 수입한다,
포스코건설 '금 모래' 시대 신기술로 대비
포스코건설이 전통적 건자재인 골재(모래와 자갈) 사용량 줄이기에 도전하고 있다.
급격한 도시화와 첨단산업 발달로 모래의 쓰임새가 늘면서 국내외 골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신기술을 통해 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포스코건설은 슬래그와 강건재 등을 활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해 건설현장에서 골재사용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지난 12월2일 자사 뉴스룸 기사를 통해 강건재 솔루션을 활용해 천연골재 사용량을 줄이고 비용절감 및 생산성 향상이 가능한 공법을 건설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이 이처럼 골재 관련 신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외 골재 가격이 수직상승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경제 차원에서 골재는 바다골재 채취 금지와 운송비 상승 등으로 공급이 어려워진 반면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 골채 채취 실적은 지난 2017년 8700만㎥에서 2021년 6300㎥ 수준으로 27.6% 떨어졌다. 게다가 2022년은 지난 9월부터 12월 현재까지 인천 앞바다에서 골재 채취가 금지돼 올해 골재 공급량은 전년보다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골재가격지수는 2021년 1월 115.47에서 2022년 11월 121.81로 5.5% 올랐다. 골재가격지수는 기준시점을 2015년으로 잡아 해당 연월의 골재가격을 나타내는 지수로 통계청에서 산출한다.
모래와 자갈은 건설현장에서 꼭 필요하지만 무거운 만큼 운임비도 많이 든다.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통계청 도로화물운송서비스지수는 2021년 1월 104.62에서 2022년 11월 122.10 으로 16.7% 증가했다.
골재수요의 꾸준한 증가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골재 소비량이 20년 동안 3배 증가해 연간 500억 톤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세계 골재 가격수준 또한 1982년에 비해 5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2013년 경부터 급격하게 가격이 올랐다.
글로벌 수급 불균형으로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사막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골재를 일부 외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기도 했다. 사막 모래는 굵기 문제 등으로 건설 골재로 쓰기에 부적합한 게 많고 월드컵 시설을 한꺼번에 짓다보니 수요도 몰렸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글로비스가 2015년에 카타르와 1억 달러 규모의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UAE로부터 카타르로 골재를 운송해 주기도 했다.
세계적 골재 가격 상승에는 급격한 도시화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첨단산업의 발달이 모래 수요를 키운 측면도 있다. 반도체와 태양광 등 첨단산업에 모래를 녹인 원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도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골재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졌다. 2021년 포스코건설 사업보고서를 보면 2019년 6만3400원/㎥이던 레미콘 가격이 2020년 6만4800원/㎥, 2021년 6만8천 원/㎥으로 올랐다. 이를 두고 포스코건설은 시멘트 및 골재가격 상승이 레미콘 가격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신기술을 개발해 천연골재 사용량을 줄이려 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찾은 대체 재료는 슬래그와 강건재이다. 슬래그는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분리하고 남은 물질을 말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8년 9월 부산 건설현장에서 모래 대체품으로 개발한 슬래그 활용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포스코건설은 천연 골재와 특성이 비슷한 슬래그 골재를 사용하면 골재 채취에 따른 자연환경파괴를 피하고 에너지 절약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2021년 전체 시멘트 사용량 가운데 24%(20만 톤)를 차지했던 슬래그 활용 시멘트를 2022년 30만 톤, 2023년에는 45만 톤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2022년 슬래그가 들어간 시멘트인 포스멘트 사용량이 36만 톤으로 올해 목표량을 20% 초과달성했다"며 "골재 단가가 계속 오르면 운송비가 적은 부산, 경남권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건설현장에 슬래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슬래그로 골재를 대체한 포스멘트는 일반 골재가 들어간 시멘트보다 10~15% 가량 가격이 저렴하다"며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센토피아 더샵과 아메리칸타운더샵 건설에 포스멘트를 사용해 원가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포스코건설이 개발하고 있는 강건재는 강철로 된 건설자재를 뜻한다. 이미 건물 지하에서 물을 모으는 공간인 강재집수정을 강건재로 짓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기존 철근 콘크리트 구조 대신 포스코건설이 특허를 낸 PosMac이라는 강재로 집수정을 만들어서 기존 공법대비 50%까지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2021년 3월 포스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저원가 고효율 생산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강건재 등 미래 성장시장의 수요 선점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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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리포트 Daily Report] Dec.28(Wed) 2022 CON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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