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일본이 제안하는 ‘가정 환경 노년학’이란

 

 

노년기 집안 배치 12계명

곳곳에 시계·달력 둬라

 

자기 집에서 인생 끝까지 살다가 삶을 마감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노년학 교과서는 말한다. 그러려면 집안 거주 환경이 고령 생활에 적합해야 하고 안전해야 한다.

 

은퇴 후에는 혼자 살거나, 노부부끼리만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은 하루 시간의 80%를 집에서 보낸다. 근력이 떨어지고 인지 기능이 감소하면 자기 집에 살면서도 불편감을 느낀다. 낙상, 화재 사고 우려도 높아진다. 이에 고령사회 선진국 북유럽과 일본에서는 가정 환경 노년학 연구를 통해 집에서 잘 지내는 법을 안내한다.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50~60대부터 그런 집을 만들어 가길 권한다.

 

북유럽·일본이 제안하는 ‘가정 환경 노년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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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 상황을 장악하라.

고령자는 급격한 변화에 대처가 늦기에 집 안 상황을 장악하며 지내야 한다. 거실 쇼파는 현관과 부엌이 다 보이는 곳에 놓는 게 좋다. 그 자리서 TV나 신문 보기를 권한다. 그쪽이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곳이면 최상이다. 시계와 달력도 집안 곳곳에 둬야 한다. 나이 들면 시간 가는 것과 요일 변화를 덜 인지한다. 세월 변화에 둔감하면, 빨리 늙는다. 시간과 요일, 하루 활동 일정을 자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노르웨이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고령자 거주 모델 하우스에는 15평 규모 아파트에 시계가 9개나 있다. 추억을 구체적으로 회상하는 것은 인지 자극에 좋고 우울감을 줄인다. 오래된 가족 사진과 여행 기념품을 눈에 띄는 곳마다 두도록 권한다.

 

고령자는 자다가 깨서 소변보러 가는 일이 잦기 때문에 침실에 화장실이 달려 있는 집에서 지내길 권한다. 이때 침대 머리 맡을 화장실이 보이는 쪽에 둬야 한다. 밤에 자다가 일어났을 때 화장실 가기 편해야 졸린 상태서 일어날 수 있는 낙상 사고가 적다. 밤에는 바닥에 깔리는 은은한 조명 장치를 키거나, 야간에는 화장실에 작은 전구를 켜두는 것이 좋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리모트 콘트롤로 침대가 위 아래로 움직이고, 등을 세울 수 있는 이른바 병원 침대를 쓰는 게 편하다.

 

안전 사고를 예방하라

집 안 내에서 넘어지는 사고는 주로 물기로 미끄러운 화장실과 신발을 벗고 갈아 싣는 현관에서 일어난다. 그곳에 손잡이를 설치해야 한다. 변기 주변 손잡이는 가능한 한 양쪽에 설치하여 왼손이나 오른손 아무 손이나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현관에 간이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서 신발을 신고 벗으면 낙상이 적다.

 

 

집 안 내 계단이 있으면, 항상 환하게 하고, 밤에도 조명을 비춰야 한다. 다리미, 온풍기 등 전기 코드선이 바닥에 널브러진 상태로 노출되지 않게 하고, 여러 전깃줄을 쓸 때는 중간을 묶어서 한 줄로 정리해야 한다.

 

화장실 수건은 욕실 벽 흰색에 겹쳐서 잘 안 보이는 흰색 수건보다는 샤워 후에도 눈에 잘 띄어 쉽게 잡을 수 있는 빨강이나 초록 수건을 권한다. 전화기, 휴지, 물컵, 자동차 키 등 자주 찾아 쓰는 물건은 항상 일정한 곳에 놓아 두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부엌과 거실에는 메모판을 비치하여 항상 뭔가를 적어 놓는 습관도 키워야 한다. 건망증으로 냄비를 태우거나 요리를 망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알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버튼을 한 번 누르면 10분, 20분 후 울리는 간이 알람기가 좋다.

 

나이 들면 고혈압, 당뇨병, 전립선비대증, 골다공증 등 만성 질환이 여러 개 더해져 약 먹는 게 하루 주요 일과다. 약을 제대로 복용하려면, 아침 저녁 시간대별로, 요일별로 구획된 약통 박스를 쓰는 게 좋다. 일본건강장수의료센터가 제시하는 장수 수칙에서는 ‘약속이 없어도 하루 한 번은 집을 나가라’고 권한다. 매일 세상을 접하며, 사람 구경하고, 여러 가게를 둘러보는 것이 인지 기능 유지에 좋기 때문이다. 낮시간 외출은 햇볕 쬐는 양도 늘리고, 멜라토닌 생성을 늘려서, 밤잠을 잘 자게 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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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리포트 Daily Report] Dec.21(Wed) 2022 CON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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