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이촌 목동 등...은마에 올라탈 재건축 차기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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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과]
대치 은마아파트 최고 층수 35층 재건축...이번엔 진짜? ㅣ 중랑구 중화동 우성타운 재건축(ft.서울시)
https://conpaper.tistory.com/105808
달리는 은마에 올라탈 재건축 차기주자들
대치 이촌 목동 등
은마 정비계획안 서울시 통과
재건축 투자 유망 단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은마아파트는 오랜 기간 '재건축 규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재건축 사업을 1996년부터 추진했지만 무려 26년 동안 본격적인 절차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은마아파트가 제출한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정비구역 지정이라는 재건축 과정의 첫 관문을 사실상 넘어선 만큼,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덩달아 서울에 있는 다른 노후 아파트 단지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8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장은 총 320곳에 달한다. 이 중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3구에 속한 사업장만 120곳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강남구에 위치한 재건축 사업장이 39곳, 서초구가 57곳, 송파구가 24곳이다. 이들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은마아파트 소식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장 전문가들에게 유망한 투자처를 함께 물었다.
먼저 전문가들은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 통과가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격 상승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란 것이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최근 조정장은 금리가 급격히 오른 데 따른 영향이 크다.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는 부분적인 이슈로 시장에 반전 효과가 나타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원 내외주건 상무도 "수요 심리 위축이 심화되고 있어 은마아파트 이슈가 재건축 시장 전반에 가격 변동을 일으키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재건축 호재가 가격 급락을 방어해줄 수는 있다고 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현재 시장 흐름이 나빠 상승 반전은 어렵지만 하방을 지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도 "이달 초까지만 해도 매매가격이 전년 대비 3억~4억원 떨어졌다"며 "그런데 서울시 심의가 통과된 후에는 하락세가 멈추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가격을 낮춘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 매물은 지난해 11월 28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4월 26억2500만원, 지난달 25억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집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재건축 심의를 통과시켜주는 데 부담이 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은마아파트도 집값 상승기였다면 정비계획안이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서울시가 규제 완화 입장을 보여주고 있으니 인허가 문제에 묶여 있는 다른 재건축 지역들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 원장도 "목동, 여의도 등 재건축 단지의 인허가 속도를 견인하는 자극 효과는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나아가 재건축 사업이 좀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위해선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다수 단지가 빠르게 조합 설립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내년에 조합이 설립되면 인근 다른 단지에 비해 부담금은 적을 것이다. 공시가격이 최고점 수준에서 부동산 시장이 조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부담금은 아파트가 지어진 시점의 가격에서 재건축 시작 시점의 가격을 뺀 금액을 기초로 산정된다. 정부는 부담금 산정 시작 기준을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일에서 조합 설립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작 시점의 공시가격이 높으면 그만큼 부담금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향후 투자가치가 높은 재건축 단지로는 서울 강남과 용산 일대 노후 아파트가 다수 꼽혔다. 김 소장은 은마아파트와 동일한 대치동 권역에 있는 '우·선·미(우성·선경·미도)' 아파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은마아파트가 움직이면 함께 갈 수 있는 데다 강남8학군을 중심으로 유명 학원이 몰린 곳이기 때문이다. 대치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소 사장도 "최근 우성이나 선경아파트 급매물이 나오면 알려 달라는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의 경우 한 번에 큰 폭의 가치 상승을 노려야 하는 상품인 만큼 한강변 입지가 가장 탄탄한 미래가치를 보장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한강 인근인 데다 서울시의 '35층 룰 폐지' 정책으로 지역 대표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단지 규모가 크고 사업성 역시 양호하다"고 말했다. 용적률이 대부분 150~200% 수준이라 대지 지분이 높은 편인 것도 강점이다. 고 원장도 "가구 구성이 중대형 면적 위주로 이뤄졌다"고 귀띔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서빙고동 신동아,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아파트도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다. 이 중 한강맨션과 신동아아파트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란 대형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는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또한 용적률이 150%로 낮고 중대형 평형으로만 이뤄진 잠실 아시아선수촌이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목동 신시가지도 주목할 만한 단지로 언급됐다. 현재 목동6단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단지들은 사업이 대부분 안전진단 단계에서 멈춰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한다면 재건축 사업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높다. 목동은 대치동과 더불어 서울 3대 학군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최 센터장은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한 여의도 단지들을 살펴보라고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다. 이로 인해 다른 단지들보다 사업 속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다만 상당수 재건축 단지가 조합 설립 인가가 나 있는 상태라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매물(10년 보유·5년 거주 등)인지 살피는 게 필요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지도 꼼꼼히 따져 봐야 하는 포인트다. 일례로 압구정, 반포, 잠실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매수 시 2년 이상 실거주 의무가 있다.
[이희수 기자 / 이석희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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