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전자카드제와 건설 기능등급제

 

조원구 건설근로자공제회 대전지사장

 

   최근 신축아파트 천장과 벽면에서 인분이 든 비닐봉지가 발견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인분 아파트' 사건은 건설현장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2021년도 건설현장 인력 동향을 보면, 20~40대 근로자의 '탈건설'로 건설현장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60대 근로자 비중이 40대를 넘어섰다는 내용은 암울하기만 하다.

 

건설근로자 전자카드제와 건설 기능등급제

 

이러한 건설현장의 현실은 최근에서야 드러났을 뿐, 과거에서부터 진행되어 왔다. 대표적 문제점인 임금체 불과 산업재해뿐만 아니라, 화장실과 휴게공간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따른 청년층의 기피와 그로 인한 고령화가 반복되는 굴레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 자리를 외국인력이 대체하면서 건설기술의 대가 끊기지 않을까 건설업의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다행스럽게도 건설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전 수주의 지속 가능성

건설인 아버지

 

특히 2020년 11월부터 공공 100억 원, 민간 300억 원 이상 공사현장에 1단계로 의무 시행된 '건설근로자 전자카드제'는, 올해 7월부터 2단계로 확대 적용돼 공공 50억 원 이상, 민간 100억 원 이상 신규 발주공사에 확대해 정착 중이다.

 

2024년부터 3단계로 공공 1억 원, 민간 50억 원 이상 전국 모든 퇴직공제 건설현장에 의무적용 예정이다.

 

기존에는 사업주가 근로내역을 관리했다면, 전자카드 현장은 근로자가 주인이 되어 본인이 직접 근로 내역을 전자카드 단말기를 통해 신고한다.

 

이를 바탕으로 퇴직공제 적립은 물론 임금까지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투명하고 정확한 경력관리가 가능하며 임금체불 걱정 없는

 

건설현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2021년 말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의 건설근로자 전자카드제 도입 효과 분석에 따르면, 전자카드 현장의 퇴직공제 신고일수와 인원이 비적용 현장 대비 뚜렷하게 증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7월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전자카드 적용현장의 근로일수가 임금직접지급제와 연계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국토부 산하기관의 현장에서 적용되어 효과를 보고 있다.

 

전자카드제 도입 2년이 된 현재, 근로자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정확한 경력관리를 통한 누락 없는 근로내역 신고' 라는 장점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장점에 힘입어 서울시는 2020년 10월 공사계약 특수조건'을 개정해 1억 원 이상의 현장에 전자카드제를 전면 도입했다. 지난 8월 공제회는 현대건설과 업무협약(MOU) 체결해 시공 중인 국내 150개 전체 사업장에 전자카드제를 전격 도입하기로 서로 손을 잡았다.

 

 

 

공공은 물론 민간에서도 전자카드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건설근로자의 고용환경 개선과 더불어 안전관리 강화, 그리고 사업장 현장관리 수준 상향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21년 5월 시행된 건설 기능 등급제는 투명하고 정확하게 관리되는 건설근로자의 근무경력과 자격, 교육을 반영한 종합경력을 산출해 초·중·고·특급 4단계로 등급을 부여, 건설현장의 전문기능인으로 대우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더 이상 노가다 또는 막노동꾼 아닌 당당한 건설현장의 '전문 기능인'을 양성하고 처우 개선 체계마련을 통해 건설근로자가 '노동의 가치가 존중' 받을 수 있는 전문직업인으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안전의 엔데믹(endemic)

"부패는 규제로부터 나온다"

 

AI와 디지털로 대표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건설근로자의 기술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건설현장만큼은 전자카드제 확산과 건설 기능 등급제 정착으로 그 정직한 땀의 가치가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더 나아가 좋은 일자리로 거듭나는 건설현장의 미래진행형을 꿈꿔 본다.

조원구 건설근로자공제회 대전지사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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