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5년 해외경쟁력 약화] 악화되고 있는 해외건설 수주...글로벌 침체까지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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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권 해외건설 수주 활동 안해
(편집자주)
또 줄어든 해외건설수주
韓 기업 해외 공장 의존만 커져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 부진이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중동 지역의 발주 감소,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영향이다. 그나마 수주한 사례를 보면 한국 제조사, 특히 같은 그룹 계열사가 발주한 해외 공장·플랜트 공사의 비중이 특히 커진 모습이라 해외 건설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총 120억3972달러였다. 상반기 기준, 2020년(161억4157만달러)부터 3년째 감소세다. 지난해(147억4677만달러)보단 18.4% 줄었다.
“중동 등 주요국 발주량 저조 여전”
국내 기업 해외 공장·플랜트 공사에 더 의존
롯데건설, 계열사 케미칼 공사 맡아 3위로 도약
최대 시장이었던 중동에서 수주 ‘뚝’
중동 지역에서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중동은 2020년 상반기만 해도 수주액 77억6226만달러로 국내 건설사들의 최대 수주처였다. 하지만 지난해 저유가 현상으로 이 지역 석유기업들의 수익성이 감소해 발주 여력도 줄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간 인력 이동이 제한된 영향도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중동 수주액은 41억2754만달러로 전년보다 47% 감소했다.
올해 들어 유가가 오르고 국가 간 이동 제한도 풀리고 있지만, 이 지역의 발주 여력은 아직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중동 수주액은 28억583만달러로 지난해보다도 다시 32% 줄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주요 산유국들이 재정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발주 물량 감소나 지연으로 대형 사업 수주가 저조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중동을 중심으로 수주했던 대형 사업도 줄었다. 통상 수주액 10억달러 이상인 사업을 대형 사업으로 보는데, 삼성엔지니어링이 러시아에서 따낸 발틱 화학플랜트 프로젝트(11억4260만달러)가 상반기에 유일했다. 프로젝트 단위로 보면 롯데건설이 공사 3건 중 2건을 수주한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석화플랜트 사업 ‘라인(LINE) 프로젝트’(2건 합쳐 14억1726만달러)도 있다.
수주액 30%는 韓 기업이 발주… 의존도 전년比 40% 증가
해외 수주가 부진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보장된 국내 제조사, 특히 같은 그룹 계열사의 해외 공장·플랜트 수주 비중은 커졌다. 해외 발주처의 대형 일감이 줄고, 건설사들도 적자 리스크를 안고 새로운 국가·사업 개척에 나서길 꺼린 것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리스크가 있고 수익성도 크게 기대되지 않기 때문에 다들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건설사들이 한국 제조사로부터 수주한 해외 공사 규모는 약 36억7000만달러로 지난해(25억9000만달러)보다 약 40%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수주액 대비 비중은 약 30%로, 2018~2021년 10%대에서 크게 늘었다.
롯데건설이 그룹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공사를 맡은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반기 수주액 기준으로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롯데건설은 이 덕분에 올해 14억2147만달러로 삼성엔지니어링·삼성물산에 이은 3위로 올라섰다.
4위 현대엔지니어링도 전체 수주액(14억427만달러)의 절반 이상을 같은 롯데케미칼 프로젝트의 나머지 공사 1건(7억5947만달러)으로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의 싱가포르 연구거점인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자동차 공장도 주요 수주 내역이다.
포스코건설은 전체 수주액(1억8578만달러)의 절반 이상을 모회사인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배터리 관련 플랜트(1억877달러)에 의존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중국에 삼성전기 천진3공장을 짓는 것이 전체 수주액의 32%(16억9028만달러 중 5억4348만달러)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상황이 풀리고 국내 기업들이 해외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건설사들의 국내 발주처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걸로 보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기업의 발주는 회복이 안 된 반면, 국내 제조사들이 다시 해외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어 건설사들에겐 그나마 기회”라면서 “특히 계열사 사업의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있지만, 그룹 차원의 영업 기밀이나 기술 보안 문제가 걸려 있어서 가능하면 그룹 내 건설 계열사에게 공사를 맡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엔 해외, 특히 중동의 발주 환경도 개선될 걸로 업계 내부에선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맞춰 업체와 정부도 ‘오일머니’ 수주 경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윤수 기자 조선일보
[경쟁력 약화되는 해외건설] 13년 전으로 돌아간 해외건설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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