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공항을 부유식으로 추진한다고?...일본이 추진하다 두번이나 접은 이유를 알아야

더보기

Construction, Science, IT, Energy and all other issues
Search for useful information through the top search bar on  blog!

건설,과학,IT, 에너지 외 국내외 실시간 종합 관심 이슈 발행  
[10만이 넘는 풍부한 데이터베이스]
블로그 맨 위 상단 검색창 통해  유용한 정보를 검색해 보세요!

 

가덕도 신공항을 ‘부유식’으로?

日이 두번 도전하고 접은 이유

 

   부산시가 오는 2029년 가덕도신공항 개항 목표를 맞추기 위해 바다에 뜨는 ‘부유식 공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선거과정에서 “가덕도신공항 조기 건설에 가장 유력한 방안은 부유식, 즉 플로팅(floating) 공항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5월 27일에는 부산 동명대에서 전호환 총장(조선공학 박사) 주재로 ‘부유식 공항’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박형준, “가덕도, 부유식 공항 추진”

한데 부유식 공항은 일본에서 1970년대부터 연구에 착수해 1000m 길이의 실제 활주로까지 바다에 띄우고 비행기 이착륙 실험까지 진행했으나 결국 채택이 불발된 모델이라 상당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자연히 다수의 해상공항을 보유한 일본에서도 채택하지 않은 모델을 국내에 성급하게 들여오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해상매립과 교량 절충형으로 완공된 총연장 2500m의 도쿄 하네다공항 D활주로(사진 아래). 당초 일본조선공업회가 부유식 공항 건설을 주장했으나 채택이 불발됐다. photo 일본토목학회)

 

 

 

일본에서 ‘부유식 공항’ 아이디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오사카 간사이(關西)공항을 오사카만(灣)에 부유식으로 띄우자는 제안이 나오면서부터다. 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까닭에 간사이공항은 1987년부터 기존의 해상매립 방식으로 인공섬 조성에 착수해 1994년 개항했다. 5년 뒤인 1999년, 간사이공항 제2활주로를 건설할 때도 “부유식 활주로를 조성하자”는 아이디어가 재차 등장했지만, 제2활주로 역시 기존의 매립방식으로 조성해 2007년부터 사용해 왔다.

 

크고 작은 섬들이 많아 소형항공 수요가 많은 일본에서는 부유식 공항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계속됐다. 지난 1998년에는 우리 돈으로 1300억원가량을 투입해 도쿄만의 입구인 요코스카(橫須賀)항 앞에 길이 1000m, 폭 60~140m 규모의 부유식 활주로를 띄우고 비행기 이착륙 실험까지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64인승 규모의 소형기 YS-11이 350회가량 부유식 활주로에 뜨고 내렸는데, ‘부유식 공항’의 기초기술은 일본이 이미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도쿄만에서 진행된 부유식 공항 실험 이후에 조성된 일본의 해상공항들 모두 부유식이 아닌 전통적인 매립방식을 택했다. 2005년 개항한 나고야 주부(中部)공항을 비롯해, 고베공항(2006년), 기타큐슈공항(2006년), 도쿄 하네다공항 D활주로(2010년), 오키나와 나하공항 제2활주로(2020년) 등이 모두 매립방식이었다.

 

일본조선공업회가 부유식 활주로를 제안했던 하네다공항 제4활주로도 길이 2500m 활주로 절반 이상을 매립하고, 활주로 일부와 여객터미널과 이어지는 유도로만 교량형으로 절충해 짓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도쿄 다마(多摩)강의 강물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하네다공항 D활주로 건설에 앞서 일본조선공업회는 공기단축과 비용절감, 환경친화성과 지진에 대한 내구성 등을 이유로 부유식 활주로 건설을 건의한 바 있다.

 

일본 주요 신공항에서 부유식 활주로를 채택하지 않은 까닭은 300~400명을 태운 대형 항공기가 뜨고 내릴 때 활주로에 가해지는 충격을 구조물이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아서다. 부산시의 주장처럼, 가덕도에서 미주나 유럽까지 단번에 취항 가능한 항공기가 뜨고 내리려면 적어도 E급(B747 등) 항공기 취항이 가능한 3200m 이상의 활주로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부산 김해공항 서편 활주로와 같은 길이로, 일본에서 실험이 이뤄진 부유식 활주로(1000m)의 3배 이상 길이다.

 

 

 

하지만 대형기 이착륙 시 활주로에 가해지는 충격을 구조물이 견뎌낼 수 있을지 실제 검증은 이뤄진 바 없다. 부산시와 국토부가 검토하는 3500m 길이의 활주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3500m는 우리 국적항공사가 보유한 화물기(B747-400F)의 최대 이륙중량을 감안한 최소 활주거리로, 줄잡아 400명을 태우고 다니는 F급(A380 등) 항공기 이착륙에 필요한 거리다. 현재 국내 공항 중에서도 A380이 뜨고 내릴 수 있는 공항은 각각 4000m와 3600m 활주로를 확보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2곳에 그친다.

 

강한 비바람에 의해 구조물이 전복되거나 떠내려가는 등의 안전상 우려도 발목을 잡았다. 부유식 공항에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일본에서 이뤄진 연구는 해상에 띄운 활주로를 육지나 해저에 있는 구조물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소위 ‘부교(뜬다리) 형태’로 이뤄졌다. 이때 풍랑으로 인해 부유식 활주로가 뒤집히거나 먼 바다로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한 방파제 조성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지진과 태풍의 위험에 상시노출된 일본에서는 태풍이나 쓰나미로부터 공항을 보호하기 위한 방파호안 조성은 필수적이다.

 

이착륙 충격, 태풍 시 전복 우려

반면 가덕도 동남쪽 해상은 여름철 태풍의 길목에 있을뿐더러, 일본에서 부유식 공항을 검토했던 곳들보다 지형 여건이 열악하다는 평가다. 일본에서 부유식 공항이 최초로 검토됐던 오사카만이나 1000m 길이의 실험용 활주로를 띄운 도쿄만은 주위 지형지물이 파도를 막아주는 오목한 내만(內灣)이다. 다른 해상공항인 나고야 주부공항, 고베공항, 기타큐슈공항, 나가사키공항도 모두 내만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와 국토부가 선정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는 가덕도 동남쪽의 외해(外海)에 입지해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본에서 부유식 공항은 연구개발 단계에만 그쳤다. 지난 2000년 도쿄만에서 비행기 이착륙 실험까지 마친 1000m 길이의 부유식 활주로는 분리해체한 뒤 시즈오카(靜岡) 등 인근 항구도시의 페리부두와 해상공원, 바다낚시터 등으로 쓰였다. 지난 2011년 3·11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는 도쿄전력 측의 요청으로 시즈오카 시미즈항에서 바다낚시터로 쓰였던 부유식 활주로 일부가 후쿠시마 앞바다로 이동하기도 했다. 원전 오염수를 분산저장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한때 국내에서도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을 확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주공항 북쪽 해안가에 부유식 활주로를 띄우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결국 논의에만 머물렀다. 제주공항 확장방안이 논의됐을 당시인 2015년, 청와대 제2경제수석을 지낸 신동식 한국해사기술(KOMAC) 회장 등이 제주공항 북쪽 해안에 기존의 동서방향 활주로와 나란하게 부유식 활주로를 건설하자는 주장을 폈지만, 결국 제주공항 확장은 서귀포시 성산읍 육상에 제2공항을 조성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부산시가 부유식 공항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전통적 매립방식으로 2029년이란 개항 목표를 맞추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는 2030년 유치가 목표인 부산엑스포 전에 공항을 개항하려면 적어도 2029년 말까지는 가덕도신공항의 문을 열고 시험가동에 착수해야 한다. 반면 국토부가 사전타당성조사를 통해 밝힌 가덕도신공항 예상 개항시점은 오는 2035년 6월이다. 가덕도신공항 개항과 부산엑스포 개최를 맞추기 위해서는 엑스포 개최시기를 5년가량 뒤로 미루는 방법이 지금으로서는 거의 유일하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유식 공항은 박형준 시장이 공약했던 ‘어반루프(Urban Loop)’와 비슷하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며 “소형항공기가 뜨고 내릴 울릉도나 흑산도공항이면 모를까 부산의 관문이 될 가덕도신공항에 부유식 공항을 적용하는 것은 지나친 모험”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조선일보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발주

 

http://www.busan.com/view/biz/view.php?code=2022070221055723783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