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집에서 조용히 죽음을 준비하라”...고독사(孤獨死) 아닌 재택사(在宅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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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가 뭐 어때서
시설 아닌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라”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혼자 사는 노인이 혼자서 죽는 게 뭐가 나쁜가. 이런 죽음을 고독사(孤獨死)라고 부르기 싫어서 그냥 속 시원하게 ‘재택사(在宅死)’라는 말을 만들어버렸다.”
이 도발적 주장의 주인공은 도쿄대 명예교수 우에노 지즈코(74). 사회학자이자 대표작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2010)로 한국 사회에서도 크게 주목받은 여성학자다. 우에노는 지난해 출간한 이 책에서 “일본은 이미 초고령사회를 넘어서 매년 태어나는 아이보다 삶을 마감하는 노인이 더 많은 다사(多死)사회, 즉 ‘대량 죽음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고령자 가구의 독거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한 이 시점, ‘어디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민감한 문제를 다뤘다.
"진짜 중요한 것은 사후에 빨리 발견되는 게 아니라
살아생전에 고립되지 않는 것”
우에노 지즈코 지음|이주희 옮김|동양북스|216쪽|1만3500원
일본의 독거 고령자 비율은 2007년 15.7%에서 2019년 27%로 급증했다. 아이 없이 부부만 사는 가구의 비율은 33%다. 우에노는 “부부 가구는 예비 1인 가구이니만큼 가까운 미래에는 1인 가구가 총가구의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집에서 혼자 죽는 노인에 대해서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며 가엾어하는 것이 일반적 정서이지만 저자는 시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의 비율은 2000년 49.1%에서 2017년 30.9%로 떨어졌다. 이런 흐름과 함께 혼자 사는 노인에 대한 시선도 ‘불쌍하다’에서 ‘편해 보인다’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사카의 의사 쓰지가와 사토시는 2013년 60세 이상 고령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혼자 사는 고령자의 생활 만족도가 가족과 함께 사는 고령자보다 높다’는 데이터를 얻었다. 최하위계층을 제외하고 중산층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해 대량의 데이터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짚었다. 조사 결과 1인 가구의 생활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부부 가구나 부모 한쪽과 자녀 한 명으로 구성된 2인 가구 만족도가 최저였다. 조사에 응한 60대 여성은 이렇게 답했다. “가족과 함께 살면 아무래도 나를 억누르고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질 수밖에요.”
저자는 생의 마지막은 시설이나 병원에서 보낸다는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시설을 더 늘리다가는 일본은 ‘수용소 열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시설과 병원을 좋아하는 노인은 없다.” 그는 “병원에서도 24시간 사람이 붙어있지 않는다. 의료진과 가족 없이 혼자 세상을 뜨는 ‘병원 내 고독사’도 많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독거 고령자의 이상적인 죽음은 자택에서 홀로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 의료와 식사 등 각종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급 실버타운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굳이 집을 나와 임대주택에서 집단생활을 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내 집에 살면서 방문 간병, 방문 간호, 방문 의료 3종 세트를 추가하면 된다.”
저자가 “홀로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외칠 수 있는 근거는 2000년 일본에 도입된 간병보험 제도다. 국민이 간병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국가에서 일정액을 지원하는 제도로 우리나라의 장기요양보험제도와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이미 70~80% 이상의 노인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간병이 필요로 하다는 인정만 받으면 ‘케어 매니저’가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방문 간병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고독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에노는 타인이 집에 들어오는 걸 꺼리는 일본 정서상 동거 고령자가 오히려 ‘가족이라는 어둠’에 갇혀 돌봄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저자는 “고독사를 두려워하기보다 살아있을 때 고립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익숙한 곳에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과 교류하며, 자유롭게 사느냐의 여부가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자녀 세대에겐 “부모 임종 시 꼭 곁을 지켜야 한다는 ‘임종 입회 콤플렉스’를 갖지 말라”고도 말한다. “작별 인사와 감사의 말은 부모가 아프기 전에, 귀가 들릴 때, 들을 수 있는 곳에서 몇 번이고 하는 게 좋다.”
홀로 사는 고령자가 자신의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확장시켜 연구한 저작. 사회과학 도서로는 이례적으로 일본 아마존 종합 1위에 올랐다. 대상자를 축소하고 본인 부담률을 높이려는 일본 정부의 간병보험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강하게 담았다. 2050년 독거노인 가구가 전체의 약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우리 사회에도 곧 밀어닥칠 고민을 세심하게 살폈다.
곽아람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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