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터미널 건설 예타 통과현황 및 사업 동향
중부발전 이어 남부발전도 KDI 예타 통과할까
동서·남동발전도 추진…건설비용 30% 늘었는데
공기업 부채비율 부담…임대사업 경쟁도 커져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중대재해법 적용 등으로 건설단가가 약 30%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 건설 추진이 이어지고 있어 무리한 과잉투자와 국가적 중복투자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말 한국중부발전이 자체 LNG터미널 건설에 대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데 이어 한국남부발전도 오는 17일경 자체 LNG터미널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결과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동서발전과 남동발전도 LNG터미널 건설 타당성 용역을 시행중이다.
중부발전은 지난 3월 30일 KDI(한국개발연구원)로부터 지난해 5월 신청했던 보령화력 부지 내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 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평가에서 발전공기업 중 처음으로 ‘사업추진이 타당하다’는 조사결과를 받았다.
KDI는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해 경제성, 정책성, 수익성 등을 평가해 AHP(계층화 분석기법) 분석결과 0.5 이상이 나오면 사업추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중부발전은 총 7200여억원을 투자해 2026년 12월에 1기의 LNG저장탱크와 기화송출설비, 2027년 12월에 1기의 LNG저장탱크를 각각 준공할 예정이다. 접안시설은 기존 시설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남부발전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LNG터미널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행한데 이어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에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으며, 당초 계획을 일부 수정해 지난 7일 조사결과 중간 보고를 마치고, 오는 17일 최종발표를 앞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남부발전은 하동석탄화력 2~5호기 대체용으로 하동발전본부내 20만㎘급 2기의 저장탱크를 포함한 LNG터미널 건설을 추진키로 하고, 2026년 12월과 2036년 6월 각각 1기의 저장탱크 건설을 목표로 기획재정부에 KDI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었다.
그러나 최근 기존 LNG터미널 계획을 일부 수정해 하동발전본부내 9만 5400㎡에 2027년 12월과 2028년 12월 각각 1기의 저장탱크와 기화시설, 접안부두 등을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비는 약 8000억원 규모다.
동서발전과 남동발전은 LNG터미널 건설 타당성 용역중이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10월 울산발전본부 내 LNG 인수기지 건설을 위한 용역을 발주, 시행 중이다. 울산본부 내 예정지에 20만㎘ 2기+@(1기 또는 개질설비 등)의 LNG저장탱크와 부대설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대상 복합발전은 수소 혼소 LNG복합 330MW급 1기, 한국형 표준 LNG복합 1000MW급 1기, 신울산 LNG복합 1000MW급 1기, 울산 4호 LNG복합 900MW급 1기 등이다.
남동발전도 4월부터 20만㎘급 2기 규모의 LNG저장설비 건설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에 가세했다. 기초입지는 삼천포발전본부 저탄장 또는 용역사 추천 최적부지(안)을 검토하며, 삼천포 3~6호기 대체 발전, 시험연구발전소, 연료전지 등 천연가스 발전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지점별 1.7GW급~2.7GW급의 건설사업 규모와 경제성을 분석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주)한양의 동북아LNG허브터미널과 LNG터미널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묘도에 LNG발전소 부지를 인수,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요동치는 글로벌 가격변화에 위험도 높아져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 건설사업 추진은 LNG직도입과 무관치 않다. 발전공기업들은 기존 LNG발전소에 대해 한국가스공사와 장기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신규 발전소 물량에 대해 LNG 직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가스공사와의 계약 종료 시 LNG물량이 다량 발생하기 때문에 LNG직공급 욕구가 거셀 수밖에 없다.
발전사업자에게는 가스공사로부터 공급받는 것과 LNG직도입의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직도입 가격이 가스공사의 공급가격보다 저렴할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직도입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중부발전은 기존 도입선인 Vitol에 이어 2019년 9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와 2020년부터 향후 5년간 연간 25만톤의 LNG 공급구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50~70만톤규모의 LNG공급선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남부발전은 2023년부터 10년간 48만톤, 2027년부터 7년간 50만톤을 구매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동서발전은 최근 TOTAL과 2024년부터 연간 30만톤 규모의 물량에 대해 계약을 체결했다.
서부발전은 한양의 동북아LNG허브터미널을 이용할 계획으로 올해 30~40만톤 규모의 LNG도입계약을 추진하고 있고, 남동발전도 다양한 도입선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발전공기업들의 LNG직도입 추진은 자체 LNG터미널 보유에 대한 욕구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LNG 직도입의 경우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와 함께 글로벌 LNG시장의 요동치는 가격변화로 장기계약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발전용 개별요금제를 도입해 발전공기업과 민간사의 LNG직도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경제성, 효율성, 경쟁력 등에 대한 셈범이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비용 30% 늘어
발전공기업들의 LNG직도입 욕구가 거세질수록 자체 LNG터미널 소유욕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행법상 자가소비용직수입자의 경우에는 사업개시연도의 천연가스 자가소비계획량의 30일분에 해당하는 양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시설을 갖추거나 임대할 수 있다. 따라서 발전공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LNG터미널을 짓거나 가스공사나 민간 LNG터미널사업자로부터 저장시설을 임대할 수 있다.
자가 LNG소비가 많은 발전공기업으로서는 자체 LNG터미널 건설을 검토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LNG직도입과 별개로 LNG터미널 건설은 경제성 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정책 방향을 잘 따져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발전공기업들이 LNG터미널 건설을 검토하기 시작한 2020~21년과 최근을 비교할 때 LNG터미널 건설비용이 약 30%이상 상승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발전공기업들의 LNG터미널 입지 여건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LNG저장탱크 20만㎘급 2기, 기화시설, 송출설비, 접안부두(항만 및 하역설비) 등을 고려할 때 2020년 설계기준으로 8000~9000억원이 소요됐지만 최근 원자재비 및 인건비가 상승한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시점기준으로 1조 1000~2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시 중부발전은 약 7200억원, 남부발전은 약 8000억원의 예상 투자비를 계획했지만 본격적인 LNG터미널 건설에 들어갈 경우 이보다 30% 이상 상승한 과도한 투자비가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러-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물가인상으로 인해 LNG터미널에 들어가는 시멘트, 철강, 니켈 등 원자재가격은 물론 물류비용이 상승한데다 중대재해법 적용 등으로 공사기간이 예전보다 늘어나고 인건비도 올랐다”라며 “2년전과 비교하면 약 30%이상의 건설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부채비율 관리 ‘투자 제한’ 가능성
여기에 최근 정부가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공공기관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에너지 공공기관 다수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신규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
부채비율 200% 이상이 선정기준이 되면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최소 7곳을 포함해 10여 곳이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될 전망이며, 이중 절반이상이 에너지 공공기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난 기관이 재무위험기관에 포함되면 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재부는 재무개선 정도를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직전 2개년 연속 개선됐는지를 중점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발전공기업이 2021년 부채비율이 2020년보다 늘어났기 때문에 중장기 재무관리를 받을 수 있다.
실제 에너지공기업 부채현황(2020→2021년)을 보면 한국전력 132조 4753억원(187.5%)→145조 7970억원(223.2%), 한국가스공사 28조 1746억원(364.2%)→34조 5506억원(378.9%), 한국석유공사 18조 6449억원(자본잠식)→19조 9630억원(자본잠식), 한국지역난방공사 4조 2694억원(236.7%)→4조 6942억원(257.5%)를 나타냈다.
또한 발전공기업의 경우 한국수력원자력 36조 784억원(137.7%)→38조 8271억원(147.6%), 중부발전 9조 6265억원(253.4%)→10조 2799억원(247.5%), 남동발전 6조 6048억원(135.2%)→7조 3996억원(147.7%), 서부발전 6조 6016억원(176.9%)→7조 1350억원(191.1%), 남부발전 6조 7283억원(157.3%)→7조 4988억원(173.4%), 동서발전 5조 583억원(107.3%)→5조 2423억원(107.6%)으로 전년대비 부채비율이 대체로 증가했다.
이같이 에너지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이 대체로 악화된 상황이어서 정부가 재무개선 실적을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특별관리에 나서고 있어 발전공기업의 LNG터미널 건설 추진에는 제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NG터미널 국가적 ‘중복투자’ 우려 심화
민간사업자들의 LNG터미널 증설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가스공사가 건설중인 당진 LNG터미널 및 기존 LNG기지의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공기업들의 과도한 LNG터미널 건설 추진은 국가적으로도 중복투자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포스코에너지, GS칼텍스, 중부발전 등에 저장탱크를 임대한 경험이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20만㎘급 LNG 저장탱크 10기를 2025~2031년까지 당진에 건설할 계획으로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5기의 LNG 저장탱크(100만㎘)를 임대할 계획이다.
민간에서는 GS와 SK E&S의 합작사인 보령LNG터미널, 포스코에너지의 광양LNG터미널의 증설이 이어지고, 한국석유공사·SK가스·MOLCT가 참여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HDC 현대산업개발과 한화에너지가 합작한 통영에코파워, 임대를 목적으로 상업용 LNG터미널을 운영하는 (주)한양의 동북아LNG허브터미널이 LNG터미널을 건설중이다.
즉 대다수 발전공기업까지 자체 LNG터미널을 건설할 경우 국가 차원의 수요 대비 저장용량이이 포화할 수 있고 효율저하로 결국 국민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NG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새로운 에너지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있어 에너지 믹스 변화에 따라 장기 천연가스 수요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라며 “장기적 계획인 LNG터미널 사업은 경제성 뿐만 아니라 정책성, 효율성,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설비 과잉 및 중복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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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너지신문(http://www.energ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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