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도 안 피우는 여성이 폐암에 걸리는 이유
폐암 여성 90%가 비흡연자
'요리 매연'이 주요 원인
여성 폐암 환자를 '흡연자'나 '골초'로 낙인을 찍는 경우가 많다. 폐암 원인의 70~80%가 흡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 폐암 환자의 대다수는 비흡연자이다. 전체 폐암의 30%가 비흡연 폐암인데, 비흡연 폐암 환자는 거의 여성이라고 보면 된다.
음식 탈 때 발생 연기가 폐암 유발
유방암 등 암진단 경험 있어도 위험
40·66세에 저선량 CT검사 권장
그동안 폐암 예방과 조기 진단을 위해 흡연자에게만 관심을 뒀다면, 최근 학계에서는 비흡연 여성 폐암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폐암학회에서는 '비흡연 여성 폐암'을 주제로 잡고 발생 원인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성의 폐암 발생률은 2014년 기준 10만명 당 15.3명으로 전체 암 중 4위이지만(갑상선암 제외), 암 사망률은 1위로 치명적인 암이다.
여성 폐암 환자 90%가 비흡연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03~2015년 폐암으로 수술을 한 여성 환자 957명을 분석한 결과, 92.7%(887명)가 비흡연자였다. 10명 중 9명이 흡연이 아닌 다른 원인 때문에 폐암이 발생한 것이다. 대한폐암학회 이계영 이사장(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한국·일본·중국 같은 동양 여성에게서 특히 비흡연 폐암 환자가 많다"며 "유전적 요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본·중국 등의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는 40~50%에서 EGFR이라는 종양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견이 되는데, 미국·유럽 등 서양의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에게서는 10~15%만 발견이 된다. EGFR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흡연 여부와 상관없이 폐암의 원인이 된다.
"요리 시 발생 연기가 폐암 일으켜"
폐암 전문가들은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를 비흡연 여성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어류·육류 등 모든 단백질 식품은 탈 때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같은 발암물질이 발생하고, 식용유가 탈 때 역시 벤조피렌 같은 발암 가능 물질이 발생한다. 이들 발암물질이 섞인 연기나 그을음이 폐에 침투해 폐암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대한폐암학회 김승준 연구위원장(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가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폐암 전문가들의 보편적인 견해"라며 "튀김요리를 즐겨 먹는 대만·중국에도 비흡연 폐암이 많아, 대만에서는 튀김 요리와 폐암 발생에 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한폐암학회가 전국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 226명과 비환자군(대조군) 76명을 대상으로 주방환경, 간접흡연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폐암 환자군이 대조군에 비해 요리를 할 때 주방 내 연기가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았고, 요리 시 식용유를 4일 이상 사용한 경우도 더 많았다.
대한폐암학회 장승훈 총무이사(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나온 연구를 종합해보면 조리 시 연기로 인한 폐암 위험은 1.6~3.3배가 된다"며 "조리 시 꼭 레인지 후드 같은 환기 장치를 켜고 창문을 열어놓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폐암 환자군에서 간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도 많았는데, 간접흡연의 경우도 폐암 위험을 약 2배로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흡연 여성, 생애전환기에 검진을
학회는 2003~2004년 국가 건강검진에 참여한 비흡연 여성 600만683명을 대상으로 2015년까지 추적 검사를 했다. 그 사이에 폐암 진단을 받은 4만5880명을 대상으로 연령, 음주, 운동, 식이 등 일반적인 특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폐암 발생 위험요인은 고연령, 주 2~3회 이상의 음주, 주 3~4회 미만의 운동, 육식 위주의 식이, 암 진단 경험, 낮은 체질량지수로 나타났다.〈그래픽〉
현재 30%가 넘는 비흡연 폐암 환자를 진단하기 위한 검진 가이드라인은 없으며, 조기 진단에서 소외된 상황이다. 이계영 이사장은 "폐암이 남녀 공히 암 사망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폐암 환자의 50%가 4기에 늦게 진단되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서는 주방에서 요리를 많이 한 여성이나,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 등 암을 앓은 여성은 40세나 66세에 생애전환기에 저선량 CT검사를 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1/2017110100242.html
주방 환기 대책
주방 환기 안되면 폐암 위험 49% 증가
홍콩에서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 여성이 조리 과정에서 기름 연기에 노출되는 빈도와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7만여 명의 여성을 13년 동안 추적 조사한 한 연구에서는 주방의 환기 상태가 나쁘거나 조리에 식용유를 자주 사용할수록 폐암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방 환기 상태가 나쁜 것만으로도 폐암 발생 위험이 49%나 높아진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주방 조리 과정에서 이러한 유해물질에 노출될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조리 전후에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후드를 틀어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집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후드는 주기적으로 필터를 세척하고 내부에 쌓인 기름때를 청소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도 후드 성능이 계속 떨어지면 후드를 교체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LPG나 LNG보다는 전기를 사용하는 조리기구가 유해물질을 상대적으로 적게 배츨한다.
조리 과정에서 음식이 타거나 연기가 많이 날 경우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 발생이 증가하므로 음식을 태우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 또 식용유를 사용하는 요리 빈도를 줄이는 것 역시 유해물질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9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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