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수사·재판 통해 文 정권 ‘사법처리’ 해야” 尹 취임사준비위원장
이각범 KAIST 명예교수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35번 ‘자유’를 외쳤다. 이에 대한 평가는 진영에 따라 엇갈린다. 승자와 패자가 0.73%포인트로 갈린 제20대 대선 결과가 여실히 보여 주듯 국론 분열이 심각한 상황 속에 ‘통합’ 메시지가 없었던 점을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새로운 대통령의 시작을 알리는 취임사를 살피면 그가 꿈꾸는 국가 비전을 엿볼 수 있다. 이각범(74)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는 제20대 대통령취임사준비위원회 위원장(이하 취임사준비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를 준비했다.
이각범 교수는 학자이자 정책 혁신가다.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후 독일 콘스탄츠대, 빌레펠트대에서 수학했다. 빌레펠트 대학원에서 사회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 사회개발학과 조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1995년 김영삼 정부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으로 임명돼 한국의 세계화·정보화에 앞장섰다. 1996년 3월 발표한 논문 ‘초고속통신망이 거시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 근거로 삼아 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화기획실을 설치하고 ‘정보화촉진기본법’ 제정 등을 추진했다. 이후 한국정보통신대학교(한국과학기술원과 합병)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초대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장관급)을 지냈다.
서울 여의도에서 이각범 교수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국가 비전과 국정 운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교수는 “취임사엔 현실이 어렵지만 모든 국민이 하나의 마음으로 함께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면서도 “‘협치’란 상대가 잘못한 걸 모두 봐줘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엄중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잘잘못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시대를 一心으로 극복하자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각범 KAIST 명예교수가 취임사준비위원장을 맡아 취임사를 준비했다. [뉴스1]
취임사준비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이 무엇입니까.
“뜻밖의 제안이었습니다. 그전까지 윤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고 선거 캠프에 참여하지도 않았거든요. 다만 지난해 윤 대통령이 출마 선언했을 때부터 그를 지지했습니다.”
왜 윤 대통령을 지지했습니까.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부터 이른바 권력형 비리를 과감하게 수사했습니다. 검찰총장이 돼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윤 대통령이 그와 같은 자세로 국정을 운영하면 한국이 ‘더 상식적인 나라’가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정권교체가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윤석열이 아니고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여겨졌어요.”
이 교수는 정권교체 없이는 한국의 미래가 암담해지리라는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기간 총 10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150조 원을 사용했습니다. 직전 3개 정부가 사용한 액수의 1.7배에 달합니다. 국가부채 증가도 심각하고요.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한국이 그리스나 베네수엘라의 전철을 밟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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