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로 빚더미에 앉은 2030대 어쩌나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를 산 매수자 10명 중 4명이 2030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2030 매수자 비중은 2019년 32%에서 2021년 42%로, 2년 새 10%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담보 대출이 가능한 중소형 아파트 밀집 지역에선 2030 비중이 50% 안팎에 달했다. 전국적으로도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로, 이 조사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부동산 투자로 빚더미에 앉은 2030대 어쩌나

 

집값 급등세에 불안해진 2030 청년 세대가 빚까지 끌어다 주택 매입에 나서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부동산 투자’가 통계로도 입증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 이전엔 2030세대가 주택 구입 시장의 최대 매수 세력이 아니었다. 자금 여력이 없으니 전·월세 집에서 살다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대출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미친 집값’ 현상이 벌어지자 ‘집 없으면 벼락 거지 된다’는 불안감이 확산됐고, 그것이 주택 가수요를 일으켰다. 작년에 아파트를 산 2030세대 중에는 당장 들어가 살 집이 아닌데도 전세 끼고 대출 받아 미리 집 사두는 ‘갭 투자’가 유독 많았다.

 

 

청년들은 주택뿐 아니라 주식·가상 화폐 투자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5대 증권사의 신규 계좌 723만 개 중 54%가 2030세대 것이었다. 한 설문조사에선 “직장 일만 해선 자산을 못 불린다는 불안감 때문에 투자에 나섰다”고 응답한 청년 세대가 45%에 달했다. 그 결과 작년 2분기 기준 2030의 금융 부채는 1년 사이 12.8%나 늘어나, 다른 연령층 평균 증가율 7.8%를 크게 웃돌았다. 2030세대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지난해 처음으로 40대 이상 연령층보다 높아졌다. 저축은행에서 신용 대출을 받은 사람의 40% 정도가 2030세대라는 통계도 있다.

 

새해 들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값이 주춤하거나 하락세다. 2030세대가 많이 구입한 지역의 아파트 값이 먼저 떨어지고 있다. 반면 금리는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년 사이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뛰면서 이자 부담도 1인당 평균 64만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금리는 상승하는데 투자한 자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2030세대가 심각한 경제·사회적 타격을 입게 된다. 이는 얼마 안 있어 국가적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폐해가 이토록 크고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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