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 GS건설과 DL이앤씨 이어 삼성물산도 희망퇴직 실시...토목직군 ‘대리’도 대상
설 연휴 직후 퇴직 신청 접수
‘토목사업 정리’라는 의견도
건설업계에 조직 슬림화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GS건설과 DL이앤씨 등에 이어 삼성물산도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 신청 가능 대상에 토목직군이 대거 포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설 연휴 직후인 다음달 3일부터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접수는 약 일주일 동안 진행하며, 결과는 다음달 중순께 통보할 방침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만 55세 이상(1968년 1월 1일 이전 출생자)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대상을 건설부문 내 토목직군을 확대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토목직군은 사실상 거의 다 신청할 수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희망퇴직 대상자로 ‘비(非)토목직군은 만 55세 이상’으로, 토목직군은 ‘선임 9년차 이상 전직원’으로 각각 설정했다. 선임은 주임 또는 대리를 아우르는 직급이다.
삼성물산은 ‘사원ㆍ주임ㆍ대리ㆍ과장ㆍ차장ㆍ부장’으로 돼 있던 직급 체계를 지난 2017년 ‘선임ㆍ책임ㆍ수석’으로 간소화했다. 선임은 대리 이하, 책임은 과장과 차장, 수석은 부장을 각각 대체하는 새 직급이다.
대부분 30대인 토목직군 선임 9년차부터 희망퇴직 대상자라는 점에 건설업계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선임 9년차는 병역의 의무를 마친 남자 기준으로 30대 중후반, 대학 졸업 후 바로 입사한 여성 기준으로 30대 초중반이다.
삼성물산에서 토목직으로 10년 이상을 근무한 한 직원은 “이번 희망퇴직을 두고 많은 말이 생기고 있는데, 왜 토목직군만 대상 기준이 낮은건지 의문”이라며 “이번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 후, 회사가 토목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건설업계는 삼성물산이 최근 토목사업과 결별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내마케팅 TF팀 신설을 바탕으로 토목공사 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동탄∼인덕원 복선전철(1공구) 및 월곶∼판교 복선전철(8공구) 건설사업’ 등 주요 기술형입찰에 도전을 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부지사 폐쇄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충청ㆍ경상ㆍ전라권 공공공사 입찰 동향 파악 및 영업 등을 담당하는 중부지사를 정리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벌어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건설사업’ 수주전에서도 발을 뺐다. 이 사업은 4조원 이상 규모로, 많은 건설사의 관심을 받았던 대형 토목 프로젝트다. 당시 삼성물산은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부담과 낮은 수익성 등을 중도 하차 이유로 제시했다. 이와 다르게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토목사업을 부담스러워한다”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토목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것은 뜬소문”이라며“이번 희망퇴직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국내외 인프라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반영해 관련 조직과 인력을 재정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믹리뷰=최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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