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 긴장...한국건설사 해외 수주 사업에 영향 미칠까
미·러 갈등에 불안한 국내 건설업계…이란 악몽 재현될라
이란 경제 제재 후 사업 모두 철수 경험
대형 건설사, 최소한의 안전장치 모두 마련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주한 사업이 있는데.”(대형 건설사 관계자)
우크라이나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에 국내 건설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난해 러시아에서 대형 사업 수주에 성공한 국내 건설업체들은 미‧러 갈등으로 수주한 사업에 차질을 빚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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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npaper.tistory.com/99991
1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주한 금액은 총 17억8450만달러로 집계됐다. 러시아 수주금액은 2020년 1억1859만달러에서 1년 만에 1400% 넘게 증가했다. 국가별 수주금액 순위도 2020년 56위에서 지난해 6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이는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주요 수주처였던 중동‧아시아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국내업체들이 수주처 다변화 전략에 따라 러시아 시장 개척에 노력한 결과다.
지난해 러시아 수주 성공 사례를 보면 DL이앤씨가 1조6000억원 규모의 가스·화학 플랜트 프로젝트 설계와 기자재 조달 사업을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서쪽으로 110㎞ 떨어진 우스트-루가 지역에 단일 생산 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폴리머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러시아에서 국내 건설사 최초로 EPC(설계·구매·시공)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남동쪽 1500km에 위치한 오렌부르그 주 부주룩(Buzuluk) 지역의 유전에서 발생하는 가스의 정제 처리 공장과 유틸리티, 부대 설비를 건설하는 1000억원 규모의 EPC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
해외수주 효자로 떠오른 러시아 시장의 변수는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러시아 경제 제재 엄포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금융, 수출 등 경제 제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대화로 풀어나가기 위해 지난 10일 제네바에서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협상은 종료됐다.
국내업체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격화돼 실제 경제 제재가 내려질 경우 미칠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은 과거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로 이란 사업을 모두 철수한 경험이 있어 상황을 더 주의깊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다만 러시아 사업 수주에 성공한 대형 건설사들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모두 마련해 뒀다. DL이엔씨 관계자는 “폴리머 공장 프로젝트는 러시아에서 공사를 진행하지만 발주사의 국적은 중국이고, 대금 결제는 유로화로 하게된다”며 “경제 제재로 인한 리스크에 일부 대비가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러시아 경제 제재나 정치 리스크 위험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인 만큼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이번주 중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나토 회의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쿠키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식 회담을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실무 만찬을 하며 탐색전을 벌였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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