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장비 최대 시장 중국에서 잘 나가던 한국 건설기계 어쩌나
中 경기 위축 직격탄 중동·북미로 눈길
현대두산인프라·현대건설기계, 작년 2·3분기 中 매출 급감
국내 건설기계 업계가 지난해 주력 시작인 중국 내 건설기계 수요 감소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올해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3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부터 국내 주요 건설기계 기업의 중국 내 굴착기 판매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7,120원 ▲ 40 0.56%)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2분기 3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급감한 데 이어 3분기(1190억원)엔 61.5% 줄어 감소 폭이 커졌다. 현대건설기계(39,900원 ▼ 650 -1.6%)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한 2593억원, 3분기에는 823억원으로 더 줄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건설기계 수요 시장으로, 두 회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2020년 하반기부터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업황이 좋았으나 중국 정부가 작년 2분기부터 경기 부양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현지 2위 규모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됐다.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 굴착기 내수판매대수는 총 1만4014대로,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집중했던 2020년 11월보다 51.4% 감소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8.3%, 76.3%씩 감소했다. 경쟁업체인 중국 현지 기업 사니(SANY)와 미국 캐터필러의 판매량도 각각 30.1%, 57.3% 줄었다.
건설기계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시장의 상황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시 인프라 등에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인프라 투자,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 확대 등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개발에는 건설기계가 필수적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에도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여파와 헝다그룹 사태 등이 야기한 부동산 침체가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은행(WB)은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한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중국 건설·부동산 침체가 올해에도 이어진다면, 한국 수출 품목 중 건설기계 부분이 직격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은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시장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최근 신흥시장에서 활동하는 155명의 해외 딜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글로벌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또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판매실적을 비롯해 경영전략, 인프라 투자 등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간 6000대의 건설 장비 생산 능력을 갖춘 인도 법인은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주력 상품인 미니 굴착기 라인업을 구축하고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는데, 이집트발(發) 굴착기 수주가 늘면서 이집트 건설 기계 시장 점유율 5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건설 장비 대부분은 국가 차원의 토목 공사에 주로 투입되는 만큼 중국 정부의 향후 인프라 투자 정책에 따라 올해 실적이 달려 있다고 본다”면서 “동시에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 시장의 비중을 낮추고 북미·신흥국 등을 공략하면 실적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하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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