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제대로 마시는 법 ㅣ "술 많이 먹는 민족은 망한다"

 

 

너무너무 걱정되는 대한민국

모든 정치 대안이 룸살롱에서 아가씨 끼고 술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술을 충분히 취할 정도로 마시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즉 많은 사람이 스스로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음주량은 자신의 '주량'이라고 표현하며, 그 정도까지 술을 마시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래서 절묘하게도 '개 술(戌)' 자를 쓰는 '술시'는 술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거기에서 꼭지가 더 돌면 돼지(亥時)가 되어 버리는 것이리라.

 

	술, 제대로 마시는 법 ㅣ
술은 반쯤 취했을 때가 좋다 옛사람들은 "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예쁘고, 술도 반쯤 취했을 때가 좋다"라고 했다.ⓒ 이명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술도 처음 배울 때가 중요하다. 잘못 배우면 그 고약한 버릇이 평생을 간다. '음복의 풍습'은 집안의 어른이 자손들에게 술자리 예절과 법도를 가르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마천은 <사기>에 "술에는 성공과 실패가 달려 있으니, 엎어지도록 마시지 마라(酒有成敗而不可泛飮之)"고 경각심을 주었다. 만사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술이 나쁜 것이 아니라 폭음이 나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 술이 나쁜 것이 아니라 술을 지혜롭게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이 어리석다. 세상에 절도를 지키지 못하여 사람을 망치는 것이 어찌 술뿐이겠는가! 사랑과 우정과 배려 등과 같은 좋은 덕목도 너무 지나치면 부작용이 생기고, 돈과 권력과 명예에 대한 지나친 탐닉은 세상까지도 도탄에 빠뜨린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구양수의 호는 '취옹(醉翁)'이다. '술 취한 늙은이'라 자처한 이유가 그의 <취옹정기(醉翁亭記)>에 잘 나타나 있다. 취옹의 뜻은 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술에 기탁하여 산수를 즐기는 데 있다는 것이다. 내면의 수련이 깊은 선비의 풍류가 느껴지는 글이다. 술 앞에서는 늘 사양지심(辭讓之心)을 가져야 가슴을 치며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는다.

 

조선 시대 왕명을 받드는 승정원 관리들은 '갈호배(蝎虎杯)'란 잔으로 술을 마셨다. 갈호는 사막에 사는 도마뱀의 일종인데, 술 냄새만 맡아도 죽는다는 전설이 있다. 일부러 술잔을 갈호 모양으로 만들어 과음을 경계한 것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처럼 입술과 혀를 적시며 천천히 술을 음미하고, 기분 좋게 살짝만 취한 상태에서 담소를 즐기는 것이 지혜롭고 멋진 술꾼이다.

 

[전문]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388096

 


 

금주를 주장한 다산

 

"술 많이 먹는 민족은 망한다"

 

   다산은 <경세유표>의 '각주고'에서 중국의 주세 징수 제도를 나열하면서 "우리나라는 비록 동쪽 변경에 처하여 있으나 삼한 이래로 군주가 술과 초를 팔아서 이익을 취한 예가 없다"고 하면서, 중국인들은 주세를 거두면서 "오히려 중국이라고 자존하니 또한 수치스럽지도 않단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다산은 술이나 식초 같은 백성들이 먹는 음식을 국가가 독점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고 보았다.

 

	술, 제대로 마시는 법 ㅣ
다산 정약용 초상화. ⓒ 이재형

 

다산은 <목민심서> 진황 6조에서 "곡식을 소모하는 데는 술과 단술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술을 금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흉년에 술을 금하는 것은 지금 상례가 되었다. 그러나 아전이나 군교들이 이를 빙자해서 소민(小民)들을 침탈하매, 술은 금하지 못하고 백성만 더욱 견디지 못한다. 또 막걸리(濁酒)는 요기가 되므로, 길 가는 자에게 도움이 되니 반드시 엄금할 것이 없다. 오직 성안의 소주는 아전과 군교들의 음탕과 주정을 부리는 근거가 되는 것이니, 엄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마땅히 소줏고리(酒甑)를 - 속명으로는 고오리(古吾里)라 한다 - 거두어다가 누고(樓庫)에 저장하고 아울러 도기점(陶器店)에 타일러서 소줏고리를 새로 만들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만일 비밀히 술을 빚는 자는 모두 벌금을 징수하여 진자(賑資)로 보충한다. 성 밖의 창촌(倉村)과 시촌(市村)만은 모두 성안의 예를 따르면 도움이 있을 것이다. 서로(西路)와 동래(東萊) 연읍(沿邑)에서 모두 구리고리(銅甑)- 술이 배(倍)나 나온다-를 쓰는 것은 더욱 금하기 쉽다."

 

증류기를 한자로는 주증(酒甑)이라고 했고, 소리말로는 고오리(古吾里)라고 했다는 기록이나, 부산 동래 지방에서는 술을 두 배씩 뽑아내는 구리로 된 고오리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이제와 다시 보니 새롭다.

 

세상은 돌고 돈다. 돌다가 뒤집어지기도 한다. 다산의 시대에는 곡물을 어떻게 하면 아낄까 고민했지만, 지금 세상은 곡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세상이 되었다. 다산이 <목민심서>에서 밝혀둔 말을 뒤집어서 "곡식을 소모하는 데는 술과 단술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술을 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전문]

http://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258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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