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있으면 다 월북해야 하나?...정부, 전화 한통 안 줘" 해수부 공무원 친형


피격 공무원 친형 "빚 있으면 다 월북해야 하나?…정부, 전화 한통 안 줘"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뒤 불태워 진 실종 공무원의 친형은 정부와 국방부가 책임을 면하려고 동생을 월북쪽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격분했다.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의 친형인 이모씨(55)는 25일 KBS라디오, CBS라디오 등과의 인터뷰에서 "대기업도 빚지고 사는데 서민들 중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며 "빚 있으면 월북한다는 이런 말은 용납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 웜비어 사망처럼 손해배상 청구해야

국방부도 방임 근무태만로 고발조치해야

(에스앤에스편집잦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5일 오전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 News1 구윤성 기자


친형 "신발 벗어놓은 것을 월북 이유로 삼다니…"

이씨는 "(동생이 월북할) 이유나 계획성 자체가 하나도 없다"며 "월북이라는 용어를 짜맞추기 위한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발이 벗어져 있었다라고 하는데 항상 바닷물이 유입되기 때문에 (배에는) 소금기라고 하는 것이 있어 그렇게 벗어둘 수도 있고 아니면 벗고 활동을 할 수도 있는 곳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사고 선박에 22일 아침 10시에 승선해서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이 선미쪽, 슬리퍼가 있었다는 그곳을 둘러봤다"며 "접안을 했을 때 묶는 줄 밑에 감춰지듯 슬리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생의 키가 180㎝ 정도로 배 난간에 허벅지가 닿기 때문에 약간만 삐끗해도 실족을 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따라서 신발이 가지런히 있는 것을 "반드시 벗어놓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몰고 가면 안된다"고 했다.


친형 "軍, 애초 사망단정해 남쪽만 수색…구명조끼 숫자로 월북 시나리오를"

이씨는 동생이 월북했을리 만무했다고 보는 또 다른 이유로 군의 수색태도와 구명조끼 조사를 들었다.


이씨는 "군이 수색을 엉뚱한 곳에서 했다"며 "실종자 표류 예측, 즉 시신이 표류했을 것을 가정해 조류 등을 감안해 그 지점으로 수색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NLL 남측에서 동생이 20~0시간 정도 표류를 했다고 보는데 그 기간에 군의 관측, 경계태세에서 감지를 못했거나 놓쳤거나 전혀 몰랐던 사실을 숨기거나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월북이라는 용어(를 택했다고 본다)"고 했다.




즉 처음에는 실종 공무원이 숨졌다고 판단, NLL남쪽만 살피다가 북쪽에서 사살된 것을 확인하자 월북 단어를 동원했다는 말이다.


이씨는 "중요한 것은 22일 어떤 군 관계자가 사고 선박의 라이프 재킷을 전수 조사했다"며 "군은 벌써 (동생이 북쪽 해역에 있다) 인지했고 라이프 재킷을 입었으니까 월북했다라는 시나리오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라이프 재킷을 입고 뛰어든 것도 보지 못했고 라이프 재킷이 몇 장 있는지도 모르고 유실됐는지도 모르고, 재킷도 바다에 떠 있는 것을 입을 수도 있다고 추정한다"라는 말로 구명조끼를 이유로 군이 월북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분개했다.  


친형 "군에선 전화 한통 없었다…뉴스 보고 알아"

이씨는 동생의 사망 소식을 "인터넷이나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당시 저는 배에 올라 수색 중이었고 가족들이 이런 사실이 있다고 알려와 바로 검색을 해서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기자들만 찾아 왔지 군에서 전화 한통 없었다"면서 "통보도 받지 않았고 전화를 해도 연락도 잘 안 됐다"고 했다.


‘피격’ 공무원 친형 “월북이란 근거 없어… 실족 가능성”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화장된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이 24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산=권현구 기자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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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빚 있으면 월북해야 하나…이혼 숙려기간이며 인터넷 도박은 금시초문"

이씨는 숨진 동생이 '빚이 있다' '이혼했다' '인터넷 도박에 빠졌다'라는 점을 근거로 월북 추정설이 나도는 것에 대해선 "빚 있으면 월북을 해야 하는 동기가 있는가, 그건 아니다"고 격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수많은 설이 있는데 가족 관계가 이상하다, 채무가 있다. 이것은 뭔가를 덮기 위한 뉘앙스다"며 "빚은 어느 정도 있는 건 알지만 동생이 그 부분에 대해서 완전하게 다 얘기는 해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아직 완전하게 이혼 상태가 아닌 숙려기간이고 그다음에 인터넷도박 이런 것은 저도 금시초문이다"며 "동생은 성격 자체가 모나거나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 여리다, 월북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외쳤다.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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