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합의 이행" 文지시 다음날 도발한 北...그래도 짝사랑? 고마해라

한국군은 '발사체', 북한군은 '탄도미사일'


"취임 2주년 코앞인데" 靑 당혹

北 잇단 무시, 중재자 입지 축소


靑, NSC 상임위 대신 긴급회의

"합의 취지에 어긋나" 수위 낮춰

도발 의미 축소…대북 저자세


北, 1년 5개월만에 무력도발 

북한이 지난 4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를 시험하자 우리 정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선은 `로키(low key)` 대응으로 기조를 잡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군 지휘부 업무보고에서 `9·19 군사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보고를 받은 뒤 "9·19 군사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해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한 남북 간 신뢰 구축의 토대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국군은 '발사체', 북한군은 '탄도미사일'

김정은 ‘지도’ 아래 쏜 ‘발사체’, 신형 탄도미사일

중국 WS-2와 DF-12 복사판 가능성…국방부 발표, 北선전매체 보도 수준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19/05/05/2019050500007.html

뉴데일리


10일은 문재인정부 출범 2주년이기도 하다. 또 북한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우리 정부가 기념행사에 초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북한의 반복적인 무시가 정부의 `중재자` 입지를 축소시키는 모양새다. 




정부는 우선 북한 도발의 의미를 축소하며 추가 파장을 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미사일 도발이 일어난 뒤인 4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이번 행위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례적인 대북 경고 메시지지만 서면 브리핑으로 대체한 점, `군사 합의 파기`가 아닌 `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표현을 쓴 점, `규탄` 대신 `우려`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 등 수위를 확 낮춘 점이 눈에 띈다. 대통령 지시 후 하루 만에 일어난 군사 도발임에도 이러한 표현을 사용한 점은 `대북 저자세 논란`이 재차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청와대에서는 이와 함께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대신 정부 안보라인 간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회의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여했다. 이 역시 북한의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북한 매체는 미사일 도발에 맞춰 대남·대미 비난에 나서며 한미동맹 `갈라치기`에 나섰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5일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공중훈련 등을 언급하며 "북남 합의와 6·12 조미(북·미)공동성명을 위반하는 노골적인 배신행위"라고 비난했다. 


`메아리`는 4일 `미국의 주제넘은 참견`이라는 글에서 "미국은 부당한 압력과 주제넘은 참견질로 북남 선언들의 이행을 가로막을 것이 아니라 동족끼리 민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북남 간의 노력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장은 "미사일 도발과 대남, 대미 비난을 섞어 사용하며 한미동맹 결속 약화를 도모하는 것이 북한의 의도"라고 지적했다.


야권은 청와대가 북한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미사일이라고 규정하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 돼 북한 봐주려고 청와대가 압력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생겨난 것"이라고 적었다. 하 의원은 "국방부는 왜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말을 바꾼 것인지, 누가 압력을 가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청와대 압력이 아니면 국방부 입장이 바뀔 리가 없다"며 "국민들과 국제사회를 속이려는 거짓 세력이 청와대의 누구인지 이번에 명백히 밝혀라"고 촉구했다.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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