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딸 북송 막아달라” 주한美대사관 찾아간 탈북 부모...이게 나라냐

中 공안에 체포… 생사-소재 불분명 “외교부, 파악되면 알려주겠다 말뿐”

     중국 선양에서 공안 당국에 지난달 27, 28일경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9세 최모 양을 비롯한 탈북민 7명의 생사와 소재지 파악에 한국 외교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인권단체 등은 탈북자들의 북송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30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7명의 북송을 막아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 양의 부모는 지난달 29일 외교부를 찾아 면담을 했으나 최 양을 비롯한 탈북자의 소재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재가 파악되면 바로 알려드리겠다”는 답변이 전부였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에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자 최 양의 부모는 30일에는 주한 미국대사관을 찾아 “북송을 막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2년 전 탈북해 한국에 거주 중인 최 양의 부모가 (나를) 찾아와 딸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면서 “‘공사님! 제 딸 좀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던 그들의 목소리가 밤새 귀에 쟁쟁히 울려와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적었다.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에서도 북송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국제 협약을 위반하는 중국 당국의 강제 북송은 야만적이며 비인도적”이라면서 “이들이 북한에 송환되면 틀림없이 수감돼 고문을 받고 심지어 처형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올리비아 이노스 연구원은 “탈북민 북송에 관여한 중국 관련자들을 모두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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