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플랜텍 합병, 칼자루 쥔 권오준의 '고심'

부실기업 떠넘기기 비난 우려 

플랜텍, 그룹 재무구조 악화 주범 

올 상반기 누적순손실 2199억 달해 

포스코건설도 자금운용상황 빡빡 

매각·합병 시급하나 상황 비관적 


출처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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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건설과 포스코플랜텍 합병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권오준 회장이 부실 계열사 정리 차원에서 이달 말 포스코건설을 통해 플랜텍을 인수 합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그룹 경영진의 판단 실수로 사들인 부실기업을 포스코건설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과 인수할 경우 포스코건설에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두 회사의 합병을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중이다. 이미 상당 지분을 포스코건설이 갖고 있고 해양사업 정리 이후 남은 육상사업이 포스코건설과 상당부분 중복되고 있어 이르면 이달 말 포스코가 플랜텍 처분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달 말 포스코플랜텍을 정리하거나 합병하는 안이 검토되는 걸로 안다”며 “이제 결단이 가시화되고 있어 최후에는 합병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스코플랜텍은 그룹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 계열사 가운데 지난해 최대 부실을 기록한 곳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254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만 1478억원의 순손실을 봤고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2199억원에 달했다. 


이는 권 회장이 지난달 포스코 경영정상화를 위해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의 50%, 해외 계열사의 30%를 줄이겠다고 밝히자마자 포스코플랜텍이 최우선 순위로 꼽힌 이유다. 포스코는 올 연말까지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정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6월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다. 최근 그린파워퍼스트유한회사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대출한 400억원대 원리금이 연체되는 등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과의 인수 합병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 중 하나는 성진지오텍이 담당하던 해양플랜트 부문은 이미 정리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고 육상부문은 포스코건설과 상당부분 중복되기 때문이다.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는 “해양사업은 더 이상 신규 수주 없이 정리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당초 매각에 무게를 뒀다. 과거 인수 과정에서 부정 비리가 연루됐던 만큼 처분하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미 부실의 폭이 너무 커져 인수 대상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이미 지분의 상당부분을 갖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인수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포스코(60.83%)와 포스코건설(13.10%)은 포스코플랜텍 지분 73.93%를 보유하고 있어 인수 합병도 용이할 것이란 시각이다.  


특히 6월 채권단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따라 3개월동안 채무가 유예됐지만 이후 외부 자금수혈 없이는 대출금 상환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8월말 포스코플랜텍의 처분이 결정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현재 포스코는 유상증자 등 직접 지원이 아닌 740억원 규모의 광양제철소 공사 일감을 포스코플랜텍에 몰아주는 방안으로 지원하고 있다. 


권 회장이 측근인 조청명 가치경영실장을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로 앉힌 것도 결국은 회사를 품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인수합병이 앞으로 조 대표를 다시 포스코로 복귀시킬 기회가 될 것이란 측면에서다. 


재계 일각에선 정준양 전 회장 등 경영층의 판단 실수를 포스코건설에 떠넘기는 듯한 모습이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포스코건설 역시 최근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 역시 존재한다.

아시아투데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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