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억대 세금 폭탄, 부동산가 초비상

부동산 신탁등기 등록면허세,

기존 정액제에서 0.48% 정률과세 추진


*등록면허세 제도
등록면허세는 지방세 세목간소화 정책에 따라 등록세를 폐지하고 등록세중 소유권취득과 관련 
없는 등기·등록을 종전 면허세와 통합하여2011년도에 신설한 세목(등록분과 면허분으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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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자치부가 지난 55년간 고수해 온 부동산 신탁등기 등록면허세 체계를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곧 입법예고할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개발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사실상 지방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신규 과세로 보여지는 이 안이 관철될 경우 수 천억원대의 세금폭탄이 발생해 부동산 간접투자시장(189조원 규모)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14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행자부는 그동안 건당 7200원(지방교육세 포함)으로 정액 과세하던 부동산 신탁등기의 등록면허세(지방세)를 부동산가액의 0.24%~0.48%까지 정률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행자부는 이를 위해 올초 산하 한국지방세연구원에 신탁과세 개선안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 최근 '부동산신탁등기 등록면허세를 최대 0.4%(지방교육세 추가 20%시 0.48%)까지 정률과세하는 방안이 타당하다'는 답변을 얻었다.


지방세연구원은 행자부가 기획재정부의 조세재정연구원에 대응해 세제정책과 논리 개발을 위해 설립한 기관으로 224개 지자체가 출연해 운영한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개발 경험이 없는 토지건물주를 대신해 개발사업을 대행해 주거나 담보물·분양관리·부동산처분신탁을 통해 용역 수수료를 받는 금융업이다. 현재 한국토지신탁 등 11개의 전업 부동산 신탁사가 있다.


신탁등기 등록면허세는 토지나 건물소유자(위탁자)가 신탁회사(수탁자)에 자산 신탁을 위해 필요한 소유권 이전을 등기하고 그와 함께 신탁자산임을 확인하시키기 위한 '부기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부과되는 세금으로 수탁자가 부담한다. 


행자부는 그동안 신탁등기에 대한 과세가 미미했고 일본이 현재 소유권 신탁등기에 대해 비슷한 세율로 과세하는 것을 참고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최근 세수감소와 복지수요 증가로 수년새 지방교부금(중앙정부의 지방재정 지원금)이 급감한데 따른 지방재정 확충 목적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행자부 검토안이 관철될 경우 작년 말 기준 189조원 규모인 국내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작년 말 기준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신규설정액은 95조원인데, 0.48%의 세율을 반영하면 등록면허세 과세액이 4560억원에 달한다. 이는 부동산신탁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1536억원의 3배 수준이다. 또 평균수탁금액인 8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과세액이 7200원에서 무려 3840만원(80억원*0.48%)으로 5333배나 늘어난다.


행자부는 "아직 검토단계"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사실상 정률제 전환방침이 굳어졌고 세율을 얼마로 할지가 관건으로 보고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개발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신탁은 말그대로 남의 재산을 맡아서 이익을 낸 뒤 돌려주는 사업인데 원소유주도 아닌 사업자에게 부동산가액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행자부는 고객에게 전가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신탁사업의 수익률이 떨어지면 고객의 투자의욕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도 "신탁수수료가 많아야 0.1%인데 0.48%는 배보다 배꼽이 큰 것"이라며 "과세안이 현실화되면 부동산 개발시장의 핵심역할을 하는 부동산신탁사의 부도는 물론 신탁제도를 활용하는 부동산펀드와 리츠 등 간접투자가 위축돼 건설경기 침체와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경우 부동산신탁 비중이 전체신탁의 0.1%에 못 미치는 반면 우리는 28%에 달할 정도로 높아 단순 세제비교를 통한 접근은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제기했다. 


이번 과세는 관련 기업들의 법인세 세수감소나 건설경기, 투자부진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최근 정부의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과 국공유지 개발신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뉴스테이는 리츠제도를 활용한 임대제도로 신탁제도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행자부는 기획재정부나 국토교통부 등 유관부처와 이렇다할 사전협의를 하지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행자부는 부동산펀드의 등록시점을 문제삼아 지자체로 하여금 자산운용사에 대해 1600억원대 취등록세 감면분을 환수한 바 있다


행자부 고위 관계자는 "정률과세 전환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나 아직 검토단계"라면서도 "입법예고나 추후 법제화 과정에서 관계부처의 의견수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세종=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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