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공사의 BIM 정책 및 추진동향

내년부터 모든 공공발주 BIM 의무화
2020년까지 SOC 20% 이상 도입



도로·철도·교량·고층구조물·터널·공항·항만·도시계획 등 토목 분야의 BIM(빌딩정보모델링) 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 모든 공공공사의 BIM 발주가 의무화되는데다 오는 2020년까지 SOC공사의 20% 이상은 BIM을 적용해야하기 때문이다.

BIM은 시설물의 모든 정보를 가상공간에 3차원으로 모델링하는 기술로, 건설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어 공기단축, 공사비 절감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 클라우드 등 첨단 IT 기술과 결합하면서 언제 어디서든지 자료를 다운받고 공유할 수 있으며, 무한 디지털과 시각화, 3D 프린팅 등이 가능해졌다.

이미 북미에서는 전체 건설사 중 절반 이상이 BIM을 도입했다. 영국도 공공공사에 BIM 적용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500억원 이상의 공공 건설 프로젝트는 반드시 BIM을 적용해야하며,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는 300억원 이상, 내년부터는 모든 공공 공사에 BIM을 적용해야한다. 

SOC사업에도 BIM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에서 구조물 중심으로 시범 도입을 시작했으며, 빌딩스마트 중심으로 토목 분야 BIM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도로공사 등에 시범적용 중인 BIM을 2020년까지 사회기반시설 건설공사 20% 이상에 적용하기 위한 ‘보급시스템 구축’ 등 제반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Revit(美)’,  ‘Allplan(독)’ 등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로 제작된 BIM파일을 공통파일로 변환, 활용하기 위한 BIM파일표준개발, 성과품검사도구 및 보급시스템 구축 등 기반구축사업과 시범사업을 도로·하천으로 구분해 연차별로 추진한다. 

올해는 도로공사에 BIM이 활용될 수 있도록 도로 교량·터널 외에 선형, 옹벽, 배수공 등 주요구조물까지 표준개발이 확대되며, 연말까지 성과품검사도구도 개발될 예정이다. 

주기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ICT융합연구소장은 “현재 토목BIM은 부분적 활용, 기준 및 가이드라인 부족으로 개별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소장은 “토목 분야 BIM은 계획 및 타당성 검토, 사전 시뮬레이션, 3D 설계를 통한 데이터 통합 및 비정형 물량산출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교량, 터널 등 도로시설의 Infra BIM 정보모델 표준을 개발하고 있으며, 공사와 공단은 BIM 적용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기관별 도입전략 및 로드맵을 도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I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건축물 중심에서 토목 분야사회기반시설 건설 공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개최된 ‘2015 토목 엔지니어링 BIM 세미나’ 전경. 
도로분야 BIM 도입방안 연구도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협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 해 4월부터 12월까지 수행했다. 철도분야 역시 2013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세대, 경상대가 ‘철도인프라 생애주기 관리를 위한 차세대 표준 기술 및 운영체계 개발 기획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국방·군사시설 BIM 적용 연구도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경북대, 빌딩스마트협회가 오는 8월 중순까지 연구를 수행한다. 

업계의 관심도 높아졌다. BIM 도입이 속도를 내면서 관련 업계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외 프로젝트에서 이미 BIM 도입을 검토, 적용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건설 중인 도심지하철 등 해외 주요 현장에 BIM을 적용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시간 경과에 따른 공정 진행과 투입 물량 계산이 가능한 5D BIM 설계 방식 도입 등 새로운 설계 기법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심은 토목 엔지니어링 업계로도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유민호 오토데스크 차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BIM은 건축 분야에서 관심이 높았지만, 최근 토목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최근 오토데스크는 토목 엔지니어링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2015 토목 엔지니어링 BIM 세미나’를 개최했다. 당초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석해 토목 BIM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 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창재 평화엔지니어링 도로부 차장은 “저희 회사에서 BIM을 도입한 지 6개월 정도 됐다. 아직까지 토목 분야에서는 실시설계 등은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고사양 시스템 등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도로 분야에서는 선형, 단면을 얹혀서 모델을 길게 만들어야하는데 들어가는 옵션이 많고 범위가 넓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라이브러리가 풍부해야한다. 제대로 BIM을 활용하기까지는 이러한 개선점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해외 프로젝트 타당성 검토 및 제안서 작업에서 시각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아직 토목 분야에서는 도입 단계이지만 한국형 확장팩 개발과 우리나라에 맞는 다양한 템플릿 등이 나오면 좀 더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현재 국토부가 표준을 개발하고 있고, 연구용역을 하고 있어 이러한 정책적 라이브러리가 구성된 후 도로 등 각종 SOC 사업에도 BIM 적용이 제대로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BIM 설계 기반 SW를 제공했던 다쏘시스템즈 역시 올해 건설건축 분야에 BIM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으로 토목분야도 관심을 넓혀가는 분위기다. 

최명주 다쏘시스템 부장은 “3D와 PLM 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다쏘시스템은 건설분야의 기술 및 서비스 제공업체인 게리 테크놀로지의 디지털 프로젝트 솔루션을 다쏘시스템의 포트폴리오에 통합하고 영업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면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루이비통 재단미술관, 서울시청사, 세종시 청사, 여의도 전경련 사옥, GT타워, CJ R&D 타워 등 국내외 BIM 적용 사례들이 있으며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적용 사례도 늘고 있다. 유앤미도시계획기술사무소는 도시계획에 BIM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은평뉴타운 도시계획수립, 홍제지구단위구역, 독산동 지구단위구역 등 주로 서울시 지구단위 용역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오토데스크 인프라스트럭쳐 디자인 스위트(Autodesk Infrastructure Design Suite)를 도입, 서울시 정비계획, 재정비 촉진계획, 지구단위계획 등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수치지도를 기반으로 지형을 구축하고 분석하는 과정, 공간 데이터 분석 등 작업에 AutoCAD Civil 3D, Map 3D 등을 적용해 데이터 정보를 구축,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구현황, 개발계획 변경안 분석 및 검토에도 Autodesk Infraworks를 활용하면서 작업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강승범 유앤미도시계획기술사사무소 대표는 “도시계획 시행 전 후의 모습을 BIM을 통해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추진 중인 금천구 독산동 지구단위계획에 본격적으로 BIM을 적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현재 BIM 관련 소프트웨어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모듈이 많다면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도시계획분야에서 BIM 활용을 제대로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만 해도 도시계획이 대부분 재정비하는 것들인데 데이터 변경 등이 실시간 반영되는 시스템이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그런 부분이 없는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공항 인프라 분야에도 BIM이 적용됐다.(주)유신 공항부는 최근 공항과 관련한 3D 토목 설계를 적용해 지형도 및 측량 데이터를 이용해 3D 지형 모델의 기초 데이터를 작성했다. 이 회사는 인천국제공항 3단계 기본설계에 BIM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공항 분야 BIM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원준 유신 공항부 과장은 “다양한 데이터 및 정보를 확인해 신속한 의사결정은 물론 반복작업을 줄일 수 있다”면서 “공항 분야의 BIM 기반 3D 설계를 확대해 도면 자료들의 일관성 확보와 업무 공유 등에서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토목 분야로까지 BIM이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는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갖춰야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SW 등이 필요하다. 현실에 바로 적용하기까지 교육과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 활용도를 높이는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건축에서와 마찬가지로 토목 분야에서도 BIM 적용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kolee@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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