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읽게 하려면 독자가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 <가디언> 존 헨리 기자


<가디언> 존 헨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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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로 하여금 기사를 계속 읽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나.

일단 리드가 중요하다. 취재한 수많은 내용 가운데 어떤 콘텐츠를 선택해 어디에 배치하느냐가 중요하다. 처음부터 독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독자가 실제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야 한다. 또한 구조, 구성, 웃음 포인트, 적절한 인용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교과서처럼 정보를 나열해서는 안 된다. 독자가 실제로 그것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야기가 지루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는 수밖에 없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쓸 때는 어떤 부분을 비디오·오디오·사진 같은 멀티미디어로 처리할지 고심해야 한다. 동영상이 본문에 나온 내용을 반복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텍스트와 영상, 소리, 이미지가 하나로 통합되도록 해야 한다.


인터랙티브 기사의 효과는 명백하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좋은 기사란 무엇인가.

좋은 이야기는 그저 좋은 이야기다. 신문기사든 방송 기사든 좋은 이야기는 통한다. 물론 디지털 시대의 멀티미디어가 좋은 이야기를 찾고 말하는 데 좋은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웃음)


신문 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데 <가디언>은 어떤가.

<가디언> 역시 재정적으로 힘들다. 과거에 비해 광고 수입이 50% 이상 줄었다. 사람들은 신문을 사지 않고, 신문에 광고를 내지 않는다. 대부분의 광고가 인터넷으로 넘어갔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웹사이트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한다. ‘파이어스톰’도 그 일환으로 만든 거다. 웹으로만 운영되는 <가디언> 뉴욕판, 오스트레일리아판을 출범시킨 것 역시 해외 독자들을 끌어들여 광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그밖에 <가디언> 마스터클래스는 강연을 통해 돈을 번다. 서점(Book Shop)도 운영한다. <가디언>은 운이 좋은 편이다. <오토트레이더> 등 장사가 잘됐던 매거진을 매각하면서 자본금을 많이 축적했다. 그 돈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볼 수 있다.


파이어스톰 같은 인터랙티브 기사가 저널리즘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그래야만 한다.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파이어스톰 같은 좋은 피처 스토리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증명됐다. 다만, 더 빨리 더 저렴하게 제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기자들이 인터랙티브 기사를 제작하는 요령을 터득한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들이지 않고도 기사를 제작할 수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은 어쩔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인터랙티브 기사의 효과는 명백하다는 점이다.



정확성·공정성, 저널리즘 전통적 가치 지켜야


기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호기심이다. 기자는 ‘왜’ ‘어떻게’에 관심 있어야 한다. 보이고 들리는 것을 의심하고, 그 뒤에 무언가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고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사물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정확성·공정성 같은 저널리즘의 전통적 가치도 지켜야 한다.


강의에서 “좋은 저널리즘이 중요하다”고 했다. 좋은 저널리즘이 뭔가.

‘나쁜 저널리즘’을 먼저 이야기하는 게 낫겠다. 게으르고 편견 있는 언론은 용서할 수 없다. 무지에서 출발하는 기사들이다. 스스로 객관성을 추구하는 정론지라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많은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사들이 있다. 좋은 저널리즘은 정직하고, 균형을 유지하며, 정확하다. 반드시 ‘객관적’일 필요는 없다. 사실을 전하고 출처를 밝혀주기만 하면 된다.

글·사진 노지원 <한겨레21> 독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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