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연구원 개발 '난연 패널', 부적합 판정에도 시중 유통

화재 취약 ‘샌드위치’ 대체
화재시 5분 만에 녹아내려
국토부 사용중단 공문·조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EX패널의 난연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출처:한국건설기술연구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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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연구원 개발 '난연 패널' 사용중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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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등 각종 화재 사고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샌드위치패널을 대체하기 위해 정부 산하기관이 새로 개발한 난연 패널이 건설자재로 쓰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패널은 이미 50억원어치나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화재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0일 세계일보가 단독 입수한 국토교통부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이 개발한 'EX패널(난열발포성패널)'이 화재 시 5분 만에 녹아내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건설연에 패널의 유통과 사용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발송하고, 판매된 패널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건설연이 개발한 EX패널은 표면재(철판)와 심재(스티로폼) 사이에 특수 접착제를 넣어 화재 시 불에 쉽게 타지 않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국토부가 작성한 'EX패널 지적사항 검토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 실험결과 EX패널은 가열된 지 5분 만에 스티로폼이 모두 녹아내려 건설자재로 쓰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건설연은 직접 개발한 EX패널에 대해 자체 성능 검사를 거쳐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 녹색연합 이재혁 대표는 "건설연은 개발, 시험, 감독권까지 모두 가지고 있어 (실험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대구경북 녹색연합은 지난 1월 EX패널이 난연재료와 준불연재료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이처럼 성능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EX패널은 이미 수십억원어치나 유통돼 건축자재로 사용됐다.

건설연은 패널 전문 제조업체인 D사에 기술을 이전했고, 이 업체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4만2400㎡, 약 50억원어치의 EX패널을 제조·판매했다. 건설연은 현재 국내 패널 제조회사인 S사, H사 등 다른 9개 업체와도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건설연은 업체에 기술이전 조건으로 정액기술료 7100만원과 경상기술료로 매출액의 0.2%를 받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기술연구원이 원점에서 안전성을 재검토하고, 중앙건축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난연 성능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현재 EX패널을 사용한 건축물에 대해 허가를 불허하고 있고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일보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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