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 물꼬튼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한-미,한국의 연구 자율성 확대 합의

한미 양국이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중 하나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건식재처리) 기술에 관한 한국의 연구 자율성 확대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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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사용후 핵연료를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하여 재처리를 할 수 있으며, 이런 방법을 가리켜 건식 재처리 방법(일반적인 재처리에는 유기용매라든가 물같은 용매를 사용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같은 경우엔 용융염이나 용융된 금속을 용매로 사용한다.)이라고 부른다. 파이로프로세싱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1.일단 금속연료를 고온으로 녹인다.
2.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을 정제해내는 방법과 유사한 전해정제(電解精製)를 이용하여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해낸다.

이런 방식은 PUREX와 같은 습식 재처리 방법보다 임계질량이 높아 훨씬 안전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PUREX같은 습식 재처리시설보다 더 규모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한국 원자력연구원에서는 파이로프로세싱을 개발하고 있으나, 대한민국의 입장은 연료를 재활용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파이로프로세싱도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기에 재처리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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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양국이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중 하나인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건식재처리) 기술에 관한 한국의 연구 자율성 확대에 합의했다. 


개정 협정에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부분에 '현존 시설 내 조사후시험(照射後試驗)·전해환원(電解還元) 장기동의 확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미 양국의 파이로프로세싱 공동연구를 이끄는 장윤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와 발열량,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사용후 핵연료를 
대부분 재활용할 수 있는 공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연구시설에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위한 전단계로 사용후핵연료의 변형이나 특성 연구 등 각종 시험을 하고, 파이로프로세싱 전반부 공정의 핵심 과정인 '전해환원'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자로에서 사용된 핵연료를 처리해 미래 원전으로 개발중인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당면과제인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원자로에서 3년간 전기 생산에 사용된 사용후핵연료는 처리에 방대한 시설과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라늄 핵분열로 만들어진 플루토늄(Pu)과 세슘(Cs), 스트론튬(Sr) 등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는 재활용 자원이기도 하다. 


애초 원자로에 장전되는 핵연료는 핵분열을 하는 우라늄-235(U-235) 3.5%와 핵분열을 하지 않는 우라늄-238(U-238) 96.5%로 구성돼 있다. 


이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사용되면서 우라늄 핵분열로 인해 구성성분이 핵분열을 하지 않은 잔여 우라늄을 포함한 안정된 원소 98%와 다양한 방사선 방출량과 반감기를 가진 여러가지 방사성 동위원소로 바뀐다. 


문제는 약 1.2%를 차지하는 플루토늄과 우라늄보다 무겁고 반감기가 수만년에 이르는 넵투늄(Np)과 아메리슘(Am), 퀴륨(Cm) 등 핵물질(0.2%), 방사선 방출은 많지 않지만 반감기가 수십만년인 요오드-129(I-129)와 테크네튬-99(Tc-99, 약 0.1 %), 많은 양의 방사선을 방출해 온도가 매우 높은 세슘과 스트론튬(0.5%)이다.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원자력 협력의 현장인 '아르곤 국립연구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플루토늄은 핵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개별 국가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및 관련 연구를 매우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2%를 차지하는 플루토늄과 다른 핵물질들은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때 매우 골치 아픈 물질들이다. 강력한 방사선과 수만∼수십만년에 이르는 반감기 때문에 지하 500∼1천m에 동굴을 뚫어 영구 저장해야 한다. 


현재 국내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는 심각한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원전마다 임시저장소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고 있으나 일부 원전은 이미 포화상태에 근접해 영구 처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2013년 10월 출범한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5월까지 원전 지역 주민 의견수렴을 마치고 사용후핵연료 처리 권고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협정 개정으로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선택지가 하나 늘게 됐다. 연구단계이긴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을 적용하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양이 수십분의 1로 감소해 처분장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를 질산에 녹여 수용액 상태로 만든 다음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기존 습식 '재처리(reprocessing)'와 달리 500℃ 이상 고온에서 용융염 상태로 만든 다음 전기를 이용해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을 분리하는 건식재처리 기술이다. 


이 기술의 큰 장점은 순수한 플루토늄만을 분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핵무기 제조에 전용될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또 파이로프로세싱으로 회수된 핵물질은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현재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 개발 일정을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의물질로 파이로 일관공정을 실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최대의 시험시설인 '프라이드'(PRIDE)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2012년 완공돼 운영되고 있으며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생산한 재활용 핵연료로 가동하는 SFR 원형로도 2028년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협정 개정에서 양국이 합의한 부분은 한국이 파이로프로세싱을 위한 전단계인 '조사후시험'과 파이로공정 전반부에 해당하는 '전해환원'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후시험은 파이로프로세싱은 핵연료봉에서 사용후핵연료를 꺼내 파이로공정에 투입할 준비를 하는 전처리 과정 연구이고 전해환원은 전기를 이용해 세라믹 형태인 우라늄 등에 결합된 산소를 떼어내 금속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다.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은 전해환원과 환원 금속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분리하는 전해정련·전해제련으로 구성된다. 


이렇게 생산된 핵물질은 SFR의 금속핵연료로 재활용되고, 파이로프로세싱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양은 20분의 1로 줄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처분장 규모는 애초의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 중 핵확산 저항성이 가장 뛰어나고 전체 공정이 간단해 상업화에 성공하면 경제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미원자력협력협정개정지원센터장인 이광석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는 "이번 협정 개정은 우리나라가 미래 원전 기술에서 매우 중요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상당한 범위의 자율권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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