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또 하나의 명물, ‘트롤리버스(Trolly Bus)’

영화나 TV 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전차를 타고 2015년 현재의 서울을 돌아다니는 기분은 어떨까?  


중년의 필자와 필자의 남편은 식목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4일, 1920~30년대 전차의 모습을 재현한 트롤리버스를 타고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간 여행을 해보았다. 탈것 하나 바꿨을 뿐인데, 평상시 보던 서울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트롤리버스를 타고 돌아보는 이색 서울 구경, 같이 한번 떠나보자. 



멕시코 관광객 부부
서울시티투어 버스 정류장 앞에서 만난 멕시코 관광객 부부

트롤리버스가 서울 도심을 달린다는 소식을 접한 우리 부부는 주말을 맞아 4일 오후 서울 시티투어버스 출발지인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로 단숨에 가보았다.  

트롤리버스는 시대극이나 옛날 사진 등에서 볼 수 있는 1920~1930년대 전차 모습처럼 생겼다. 위에 전기선이 있고, 전기선을 따라 레일 위를 달리는 게 전차인데, 레일 대신 타이어가 달린 전차(무궤도전차)가 트롤리버스다. 트롤리버스는 옛 전차를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 세계 유명 도시에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서울시는 서울 도심의 명소를 순환하는 ‘서울시티투어 파노라마노선’에 트롤리버스 3대를 도입했다. 기존에도 2층짜리 서울시티투어 버스가 운행돼왔지만, 트롤리버스 3대를 추가적으로 도입해 운행하기 시작한 건 4월 2일부터다. 

서울시티투어 ‘파노라마노선’은 광화문을 출발해 청계광장, 명동, 남산, 63빌딩, 홍대, 신촌을 돌아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노선이다. 서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기 코스 중 하나로, 지난 한 해에만 3만8,000명이나 이용했다.  
 

  

우리 부부는 파노라마노선 티켓을 두 장(성인 15,000원, 6세~고등학생 10,000원) 구입하고 트롤리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정류장 주위에는 많은 외국인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설레는 듯한 표정으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티투어 매표원은 “원래 시티투어 파노라마코스에는 2층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됐는데 트롤리버스가 도입되면서 30분으로 단축이 됐다. 트롤리버스에 대한 문의도 많이 오고, 오전에도 만석으로 출발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서울 시티투어 파노라마 코스가 차량 두 대로 한 시간마다 운행이 되다보니 이용객들의 증차 요청이 많았다. 증차하게 되면서 명물인 트롤리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롤리버스에는 우리를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 대전에서 올라온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온 사위, 친구와 함께 나들이 온 다양한 사람들이 탑승했다. 아이들이 ‘뽀로로 버스’를 타며 좋아하듯, 우리도 옛날 전차 모습을 한 버스에 타니 신이났다. 멕시코에서 온 루이스씨는 “한국으로 와이프와 함께 3박4일 여행을 왔다. 트롤리버스가 매우 한국적인 모습이라 인상깊다.”고 말했다. 

트롤리버스 내부
트롤리버스 내부

이번에 도입한 트롤리버스 3대는 클래식한 외관에 3대 모두 각각 다른 색으로 돼있다. 내부 벽과 의자는 참나무로 돼있어 고풍스럽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황동으로 만든 기둥, 크고 둥근 천장이 인상적이었다. 앞 차창의 윈도브러시가 3개인 것도 새롭다. 

정거장마다 하차 벨 대신 하얀 줄을 잡아당기면 황동으로 된 종이 크게 땡땡땡 울린다. 마치 옛날 학교종이 땡땡땡 울리듯 말이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각 좌석마다 헤드셋이 설치돼 있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국어로 주변 관광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통역 헤드셋
통역 헤드셋

 
트롤리버스는 광화문을 떠나 명동, 남산 애니메이션센터를 경유하더니 남산 케이블카에서 정차했다. 구경할 관광객들은 내리고, 남산 관광을 끝내고 온 관광객들은 승차했다. 개나리, 벚꽃 등이 활짝 핀 바깥 차창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차 안의 관광객
차 안의 관광객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서울 관광을 하고 있다.

  

버스는 다시 힐튼호텔, 남산도서관을 지나 여의도로 달린다. 여의도 입구의 벚꽃이 우리를 내리라고 유혹한다. 내리려고 하얀 줄을 당기니 황동벨이 댕댕 울린다.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우리를 포함한 여러 명이 내렸다. 활짝 핀 벚꽃 구경하며 산책을 하니 상춘곡이 절로 떠오른다. 시원한 강바람과 이름 모를 철새 떼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시간표를 확인하는 외국인 관광객
여의도에서 하차한 외국인 관광객이 다음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는 모습

   
30분 동안 벚꽃을 감상하고 강변을 산책한 뒤 다시 시티투어버스에 탑승해 홍대 앞으로 갔다. 주말 홍대 앞 풍경은 인산인해라는 말이 딱이었다. 젊음을 느껴보고자 홍대 앞에서 다시 내렸다. 젊음의 거리, 활력의 거리에서 우리 부부 역시 젊었던 그 시절로 돌아갔다. 길거리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뮤지션, 작품을 만들어 나온 작가 등을 만나고, 길거리 만들어 놓은 작품들 앞에서 사진도 찍고, 맘에 드는 옷도 골라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흐린 날씨가 지속되더니 드디어 비가 쏟아진다. 찻집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주말이라 차가 많이 막혀 늦게야 도착한 트롤리버스. 버스 안은 사람이 많아 앉을 곳이 없다. 출발할 때 만난 멋진 제복의 운전기사가 반갑게 말을 걸었다. “아직도 안가셨어요? 오늘 관광객, 시민들 아주 많이 나오셨어요. 주말이라 차가 많이 막혀서 늦었습니다.”

인파
홍대 앞의 수많은 인파

 
출발지점으로 다시 돌아온 4시간여의 즐거운 여행이 끝났다. 시간상으로는 4시간이었지만, 마치 10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되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트롤리버스 안에서 바라본 서울은 평상시와 같은 서울이었겠지만, 느낌만은 사뭇 달랐다. 티켓 한 장으로 하루종일 원하는 장소에 내리고 타고 할 수 있어 좋았다. 오늘 서울 구경 정말 잘했다.

<참고사항> 

트롤리버스의 첫차는 9:30 마지막 차는 17:00이다. 

트롤리버스의 파노라마 관광코스  
광화문 -> 청계광장 -> 명동 -> 애니메이션 센터 -> 남산 케이블카 -> 힐튼호텔 -> 남산 도서관-> 하얏트호텔 -> 63빌딩 한강유람선 -> 여의나루역 -> 홍대 앞 ->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신촌역.이화여대 ->세종문화회관 -> 광화문 

전화번호 02) 777-6090, www.seoulcitybus.com

승차권을 제시하면 남산 서울 타워 10%, 일민미술관 20%, 6.3빌딩 15%, 정동극장 10% 할인이 된다

정책기자단|장성숙jmerri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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