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동물치과병원

펫비즈니스 시장 폭풍 성장, 국내 최초 동물치과병원 

반려동물을 넘어 이제 반려가족이다. 
pet(애완동물)을 family(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족’까지 등장했다.


주인이 ‘길냥이’를 키운 지 4년. 밥먹는 게 시원찮아 치과에 들렀더니 발치 두 개, 신경 치료 한 개,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한국의 펫비즈니스 시장 규모가 최대 5조원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반려동물 시장은 크고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 호텔부터 전용 장례식장까지 인간이 누리는 모든 것을 반려동물들이 누리게 될 것이다. 여기에 인간의 생명 연장 기술과 의학이 반려동물에게도 적용돼 짧았던 반려동물의 삶도 충분히 연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국내 최초의 ‘동물치과병원’이 생겼다. 치아 건강은 인간의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의식주 중 ‘식’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치아가 부실한 사람은 먹는 것이 부실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장수하지 못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건장한 호랑이가 나이 들어 죽는 이유도 치아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치주 질환에 걸린 호랑이가 씹거나 먹지 못해 죽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생명 연장에서 그만큼 치아의 기능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반려자로 생각하는 애완동물을 전문성이 뛰어난 동물병원이나 치과전문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려는 욕구는 충분하다.


동물치과병원은 동물들의 치아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다른 동물병원과 차별화해 치과동물병원 브랜드 마케팅을 시도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비전문적 보조인력은 서서히 전문가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한 대학은 애완동물간호학과를 만들었고, 다친 반려동물을 위한 ‘재활’ 개념까지 자리잡아가고 있다.


치료를 기다리는 강아지가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ㅇ동물치과병원 김춘근 원장이 4시간의 치료를 마친 고양이를 회복실로 옮기고 있다.
치과 치료에 필요한 덴탈 유닛과 전용 방사선 영상진단장치, 별도의 구강외과 수술실 등 관련 설비에만 2억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
동물 치과 치료는 전신마취를 하고 진행한다. 치료 뒤 마취에서 깨어나려면 보통 4시간이 걸린다. 진료실에는 보호자가 치료 과정을 볼 수 있게 유리벽을 설치했다.
동물 치과 진료에도 여러 분야가 있다. 치주 치료와 신경 치료, 보철, 치아 수복, 교정, 악안면 부분의 종양이나 외상에 대한 구강외과 진료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많이 받는 치료는 치주염이나 고양이 구내염, 이가 부러진 동물의 신경 치료 등이다.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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