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파이시티부지, 다음달 공개 매각...중국자본 움직임 보여

복합개발 10년 표류
당초 참여자 STS개발 컨소시엄 인수에 나설 듯
시세 7500억원


옛 화물터미널 부지 양재동 파이시티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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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개발사업이 10년 이상 표류한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가 다음달 공개 매각될 예정이어서 새 주인을 찾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등 파이시티 채권단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이르면 다음달 공개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파이시티 사업은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6000㎡에 3조원을 투입해 업무용 빌딩, 쇼핑몰, 물류시설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사업 초기인 2000년대 초 강남 노른자위 땅에 국내 최대 복합유통단지를 건립한다는 점에서 유망 사업지로 꼽혔다. 하지만 성우종합건설 등 시공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인허가 지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추진이 중단됐다.

게다가 파이시티 시행사가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과도한 차입금으로 2011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3년에는 매각을 추진하면서 신세계백화점, 롯데마트 등이 포함된 STS개발 컨소시엄과 인수합병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사업 인허가가 진행되지 않아 땅 매각 및 사업 추진은 결국 무산됐다.

건설업계에서는 STS개발과 중국 개발업체 등이 부지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시티 부지의 공시지가는 6000억원 수준이며 시세는 7500억원이 될 것으로 채권단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7만9000㎡)보다 넓고 사업 인허가 문제도 아직 풀리지 않은 상태라 파이시티 부지를 매입할 개발자가 쉽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TS개발 컨소시엄이 2년 전 본계약을 체결할 때의 매매가격이 4000억원대여서 시장 가격과 채권단 기대가격의 격차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도 다시 인허가를 받고 사업을 일정 궤도에 올리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대기업 등이 부지 매입 때 투자에 함께 참여하겠다고 확약하는 방식이 아니면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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