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없는 연주는 의미없다" - 정원호 퀸즈뮤직

 

출처 http://m.moreunikka.com/a.html?uid=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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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하가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서 한마디 툭 던진 것이 가슴에 꽂혔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감성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죠."

정원호 퀸즈뮤직 대표

이 말은 다섯 살부터 음악을 시작해 음악을 전공하고 음악 교육자로, 사업가로 30여년간 음악에 파묻혀 살아온 나에게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오랜기간 음악을 하면서 이상한 것은 한 번도 싫증이 난다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일도 적잖이 있었지만 음악을 한다는 것은 늘 그 자체로 가슴설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고 싶어 한다. 연인에게, 부모님에게, 자식에게....

하지만 감동은 남한테 받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 아닐까. 문제는 요즘 젊은이들은 감동을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너무 바쁜 세상이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살다보니 감동을 찾거나 추구할 정신적 여유 마저 잃어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음악을 통해 느끼는 감동에 대해 여러분과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클래식 음악을 어렵다고 느끼지만 사실 클래식은 우리 생활에 너무나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TV에서도 영화에서도 심지어 요즘은 스마트폰 만으로도 원하는 음악을 거의 무엇이든 들을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배경음악으로 흘려듣는 음악이 아니라 집중해서 듣는 감동을 주는 음악은 어떻게 다를까. 이런저런 행사나 이벤트는 물론 결혼식, 공연 등에서 많은 연주를 듣곤 한다. 그런데 똑같은 연주자들이 똑같은 곡을 연주해도 각 행사마다 관객들의 반응이나 호응은 전혀 다른다. 우선 음악을 대하는 관객들의 태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음악을 듣는 관객들이 정말 음악을 듣기를 원하고 경청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좀 더 멋지고 감동적인 연주가 나오게 된다. 반면 관객이 집중하지 않으면 연주자들의 솜씨 자랑에 그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주자의 실력도 아니고 외모도 아니다. 바로 관객과의 소통능력이다.

대형 공연장 공연이나 야외 공연보다 병원 로비에서의 공연이나 시민들을 위한 공원에서의 연주회가 오래 기억에 남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그 어느 공연보다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끼는 것은 바로 공감과 소통을 만끽하는 아기자기한 공연인 경우가 많다.

음악을 듣기위해 일부러 아픈 몸을 이끌고 로비까지 나온 환자들이나 음악회를 보기위해 공원까지 나오는 노력을 해서인지 관객들의 호응과 집중도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공연의 수준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나는 연주자들에게 항상 ‘연주는 선물’이라고 강조한다. 관객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일은 그들에게 감동과 기쁨, 추억을 선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선물을 주기도 하지만 관객들로부터 경청과 집중이라는 선물을 받기도 한다. 관객이 없는 연주는 없다. 소통이 없는 연주 역시 죽은 연주일 뿐이다.

기악 악기의 연주보다 가사가 있는 성악곡들의 연주 효과가 훨씬 높다는 점도 흥미롭다. 사람의 심장에서 제일 가까운 악기부터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얘기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성악은 사람의 몸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다. 개인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현악기 중에서 첼로소리가 가장 큰 감동을 준다고 한다. 스마트폰을 통하거나 TV, 라디오 같은 기계를 통해 듣는 음악은 진정한 소통이라고 할수 없다.

우리나라 음악교육에도 문제점이 적지 않다. 교과서로 이론적인 음악만을 배우고, 음악감상도 시험을 위해서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어린시절을 떠올려보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어렸을 때 전혀 들어본적도 없는 음악에 대해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은 사실 무리한 요구일수 있다. 요즘 음악교육 사업을 벌이면서 새로운 사실에 눈뜨게 됐다. 학부모 어머니들을 위한 힐링음악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있어 모 초등학교를 찾았다. 

마침 체육시간인데 눈이 와서 운동장에 못나간 5~6학년 학생들도 자연스레 콘서트에 참여하게 됐다. 놀라운 것은 어머니 눈높이에 맞춘 음악회를 나이어린 학생들이 집중해서 경청했다는 사실이다.

요즘 유행하는 가요를 부른 것도 아니고, 오페라 곡과 가곡 뮤지컬 곡 등을 연주했는데 학생들이 기대이상의 집중과 관심을 보여준 것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학생들만을 위한 무료 콘서트를 열어주겠다는 공약까지얼떨결에 했을 정도다.

클래식이 강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클래식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분명 따로 있기 때문이다. 감동은 감동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더 쉽게 다가간다. 오늘 하루는 기계로 듣는 음악이 아니라 라이브 음악을 들으러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과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보면 어떨까.

정원호 대표이사 <퀸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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