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는 술 한잔, 면역력은?

​와인 같은 낮은 알코올 도수 적게 마셔야 해

일단 술자리 시작하면 과음 우려 있어 자제 필요

 

술을 많이 마시면 간 경화나 다양한 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금주는 금연과 함께 신년 다짐의 단골 메뉴다.

 

그러나 낮은 알코올 도수의 술을 가볍게 마시면 면역력이 높아져 바이러스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적당한 음주가 사망률을 줄인다는 기존 학설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캠퍼스 일렘 메소우디 교수팀은 붉은털원숭이 12마리에 천연두 백신을 접종한 뒤 14개월 동안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원숭이에게 에탄올 4%가 포함된 물과 음료 등을 음식과 함께 제공했다. 음주량은 별도의 통제 없이 원숭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났을 때 천연두 백신을 2차 접종했다.

 

14개월 뒤 연구팀은 원숭이들을 평균 혈중 알코올 농도 0.08% 이상의 ‘과음 그룹’과 0.04% 이하의 ‘정상 그룹’으로 분류해 면역력을 측정했다. 우리나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일 때부터 음주운전 관련 처벌을 받는다.

 

그 결과, 과음 그룹의 면역력은 ‘예상대로’ 떨어진 반면 정상 그룹의 면역력은 오히려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메소우디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이용해 백신을 접종해도 효과가 크지 않은 노인층을 상대로 한 새로운 면역력 강화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한두 개의 연구결과만 갖고 맹신하면 안 된다는 것.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는 “적당한 음주의 장점에 대한 연구는 종종 있어 왔지만, 개인에 따라 ‘적당량’에 대한 기준이 다를 수 있어 논란이 많다”며 “일단 술자리를 시작하면 1~2잔에 멈추기 어렵다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음주 자체를 자제하는 편이 여전히 낫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백신' 18일자에 게재됐다.

동아사이언스 전준범 기자 b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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